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건강 상태는 그 어느 때보다 나빠지고 있다. 독소의 바다에 빠진 현대인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 온갖 질병으로부터 우리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해독’이다. 『동의보감 디톡스』 저자 방성혜는 “독이 빠지면 다이어트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독이 빠지면 내 몸을 괴롭히는 질병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동의보감 디톡스』는 동의보감을 기반으로 사람을 질병에 걸리게 하고, 미병(未病)의 상태에 놓이게 만드는 독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독소를 제거하는 ‘해독’의 구체적인 과정을 알 수 있다. 디톡스를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은 물론, 몸에 맞는 건강차나 해로운 음식의 즉석 해독법도 안내하고 있어 ‘생활 속 소소한 해독법’이 궁금한 사람에게도 친절한 정보가 가득하다. 질병을 미병으로 개선시키고, 미병을 건강으로 개선하고 싶은 독자라면, 방성혜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통증의 원인, 습관에 있다
최근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서 가장 흔한 질병은 무엇인가요?
한의원이 빌딩 숲 속에 있기 때문에, 환자 분들은 주로 직장인들이에요. 그 분들이 제일 많이 호소하는 질병은 통증입니다. 두통, 견비통, 요통, 복통, 생리통 등등이요. 이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다친 것도 아닌데 왜 아픈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참 이상하죠? 다치지도 않았는데, 왜 아플까요? 이는 통증의 원인이 외상이 아니라, 습관에 있다는 뜻입니다. 나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나쁜 습관 때문에 통증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해도 그냥 한 귀로 흘려 듣는 분들이 많아요. 습관은 나중에 고치고 지금은 아픈 것이 더 급하니까 통증만 빨리 나으면 된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환자의 증상을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면 통증에 더하여 늘 피곤하다, 잠을 깊이 못 잔다, 짜증이 잘 난다, 소화가 안 된다, 몸이 잘 붓는다, 피부가 나빠졌다 등등 몸의 불편한 증상들을 한두 가지씩 가지고 있다는 거에요. 결국 통증이라는 건, 밭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 길다란 감자 넝쿨 중에서 밭 위로 올라와 그 존재를 드러난 한 알의 감자일 뿐이죠. 그래서 몸이 안 좋아지면 통증도 더 자주 생긴다고들 하십니다. 그래서 환자 분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죠. 습관을 고치면 몸이 좋아지고 몸이 좋아지면 통증도 사라진다고요. 통증은 한의원에서 치료받으시더라도 습관은 본인이 고쳐야 한다고요. 이 습관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먹는 습관, 생활하는 습관, 그리고 생각하는 습관 등등이요. 한의원을 찾는 환자 분들의 통증을 치료해 주면서 그 아래 숨어 있는 감자 넝쿨의 상한 감자알을 찾아주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독소를 빼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막힌 하수구를 뚫어주는 것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우리 몸에서 제거해야 할 병의 원인으로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담음, 어혈 그리고 식적이란 것인데요. 이런 것이 바로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독소에요. 하수구에 찌꺼기가 쌓여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파이프 라인의 흐름을 막아버리고 아래로 빠져야 할 더러운 물이 위로 역류하겠죠?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도 독소가 쌓여 있다면 경락의 흐름을 막아 버리고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여 역류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화에 문제가 생기자 피부가 나빠졌다는 거죠. 이런 독소는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쌓여가기에 당장 느끼지는 못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고 피로를 쉽게 느끼며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어나고 짜증도 잘 나기 시작한다면, 몸에 독소가 많이 쌓인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담음으로 인해, 질병을 갖게 된 경우가 많은데요.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요?
담음이란, 내 몸을 병들게 만드는 끈끈한 물을 말합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우리 몸에는 몸을 채우고 있는 체액이 있습니다. 원래는 이 체액이 깨끗했는데 어떤 이유로 인해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고 한 곳에서 정체되면 탁하고 끈끈한 체액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것을 동의보감에서는 담음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담음이 늘어나게 되면 이런저런 질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담음 두통, 담음 견비통, 담음 복통, 담음 요통과 같은 것들이죠. 몸에 담음이 쌓이게 되면 나타나는 신호가 있습니다. 머리가 자주 아프거나 어지럽고 신물이 잘 올라오거나 속이 메스거리고 가래가 늘어나고 여기저기 몸이 돌아가면서 잘 아프고 손발이 차거나 저리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잘 나거나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기는 등의 증세가 나타납니다. 만약 나에게 이런 증세가 보인다면 혹시 담음이 많이 쌓인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동의보감 디톡스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환자의 케이스가 궁금합니다.
30대 여성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심한 변비가 있었고 동시에 안면홍조도 함께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얼음장처럼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이 있었죠. 머리는 서늘하고 손발은 따뜻해야 하는데 이 분은 정반대로 얼굴은 화끈거리고 손발은 차가웠어요. 그래서 해독을 시작했죠. 물론 이 분은 건강을 개선하는 것 외에도 뱃살을 빼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진찰 결과, 어혈의 문제를 가지고 있더군요. 동의보감 처방 중에서 대변을 소통시켜주면서 어혈을 풀어주는 약을 해독 기간 동안 처방했습니다. 대변으로 어혈을 풀어주면서, 얼굴은 뜨겁고 손발은 차가운 불균형을 풀어주는 약을 처방했죠. 그 결과 뱃살도 빠지면서 안면홍조도 좋아졌어요. 동의보감 맞춤 처방과 해독법이 합쳐지자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성 고혈압인 환자들에게 좋은 음식과 생활 관리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고혈압약을 드시고 계신 부모님들이 정말 많죠. 그런데 요즘에는 고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는 연령대가 더 젊어지고 있습니다. 사십 대에 벌써 고혈압약을 먹는 분들도 주위에서 볼 수 있어요.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받는 약이 바로 고혈압약이죠. 그렇다면 고혈압의 상태에 있는 분들은 어떻게 생활 관리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체중을 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일부 유전적인 소인으로 고혈압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과체중이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디톡스를 해보시기를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또한 살을 빼는 것 외에도 뒷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뒷목과 어깨의 근육이 단단하게 뭉칠수록 심장은 더욱 세게 펌프질을 해서 머리로 혈액을 올려줘야 하므로 혈압이 올라가게 됩니다. 평소 이 부위에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 외에도 꾸준히 침 치료를 받아도 정말 좋습니다. 또한 메밀차를 늘 옆에 두고 드시기를 추천합니다. 메밀차의 루틴 성분이 혈압을 내리는데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 ‘동의보감식 자연해독을 반드시 해야 하는 사람들’ 리스트가 소개 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반드시 디톡스를 실천해야 할 사람들은 어떤 경우인가요?
만성 소화 장애가 있는 분들은 해독을 꼭 해보는 게 좋아요. 달리기를 하다가 발목을 다치면 발목을 쉬게 해주고 무거운 것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했다면 허리를 쉬게 해주잖아요. 마찬가지로 적절하지 못한 음식을 계속 소화시키느라 그만 만성 소화 장애에 놓여있는 분이라면, 소화기를 푹 쉬게 해주는 디톡스를 꼭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또 한 가지는 만성 두드러기가 있는 분들에게도 디톡스를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부분의 두드러기는 음식을 잘못 먹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만성이 되면 어느 음식이 두드러기를 일으키는지 원인을 찾아내기도 힘들어지죠. 이럴 때 인스턴트 음식을 차단하고 자연식과 절식을 하는 디톡스를 해보시면 체중을 빼는 것 외에도 두드러기를 고치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임산부도 디톡스를 할 수 있나요? 임산부가 특히 피해야 할 음식과 많이 먹을수록 좋은 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임신한 상태에서는 디톡스를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갓 출산한 산모 역시 디톡스를 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디톡스를 하고 싶다면 모유 수유가 완전히 끝난 후에 하시면 되겠습니다. 혹은 아이를 임신하기 전에 디톡스를 해도 좋습니다. 디톡스를 통해 예비 엄마의 몸을 더욱 건강하게 만든 후에 임신을 한다면 좋겠죠.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는 임부와 갓 출산하여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산모는 각각 탯줄과 모유로 엄마의 기운을 아이와 공유합니다. 만약 엄마가 좋은 음식을 먹으면 아이도 좋은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고요, 엄마가 나쁜 음식을 먹는다면 아이도 나쁜 음식을 함께 먹는 것입니다. 엄마가 기뻐하면 아이도 기뻐하는 것이고 엄마가 슬퍼하면 아이도 슬퍼하는 것입니다.
임산부가 꼭 먹어야 할 음식은 아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생기(生氣)가 가득 찬 음식이 되겠습니다. 갓 채취한 신선한 음식, 천연 재료로 만든 음식, 제철에 난 재료로 만든 음식에는 사람을 살려주는 생기(生氣)가 가득합니다. 반대로 음식의 생기(生氣)가 사라져버린 음식은 임산부가 특히 피해야 할 음식이에요. 채취한 지 오래된 음식, 깡통에 넣어서 이미 생기(生氣)가 사라져 버린 음식, 온갖 첨가물로 범벅이 된 음식에는 생기(生氣)가 아닌 살기(殺氣)가 담겨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음식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임산부가 당연히 피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에게 맞는 건강식품인지, 먼저 따져볼 것
현대인들이 잘못된 정보로 섭취하는 건강식품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에 좋다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보양식 문화가 발달하기도 했고요, 또 뭐에 뭐가 좋다는 식의 건강식품이 최근 유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비만에는 뭐가 좋다, 여드름에는 뭐가 좋다, 갱년기에는 뭐가 좋다, 관절에는 뭐가 좋다는 식이죠. 그냥 몸에 좋다는 이야기만 듣고 너무 쉽게 섭취를 결정했다가 아무 효과가 없거나 혹은 부작용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식품을 섭취할 때에는 두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첫째는 이 제품이 나와 잘 맞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유명한 홍삼만 하더라도 제대로 쓰면 좋은 건강식품이 되지만 잘못 섭취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제는 잘 알려진 사실이죠. 둘째는 이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졌나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수오입니다. 요즘 갱년기에 좋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적하수오의 효능을 따서 광고하지만 실제 사용한 것은 적하수오가 아니라 이엽우피소라는 엉뚱한 것이죠.
재료 자체를 효능과 무관한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광고에 속는 것이죠. 따라서 저는 건강식품과 관련하여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어요. 나에게 맞는 건강식품인지를 잘 따져 보라는 것, 그리고 정직하게 만들어진 제품인지 잘 따져 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얘기도 꼭 전해 드리고 싶네요. ‘몸에 좋다는 것’으로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 ‘내 몸에 쌓여 있는 나쁜 것’을 비우는 작업을 먼저 해보라고요. 현대인들은 이미 너무 많이 먹고 있거든요. 먹을 거리가 넘치는 시대이다 보니 이미 현대인의 몸은 먹을 거리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니 또 다른 무엇으로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요, 내 몸에 쌓여 있는 나쁜 것을 비우는 것을 먼저 해보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지난해 ‘간헐적 단식법’이 화제였습니다. 한의학적으로도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이 될 수 있나요?
간헐적 단식법은 일주일에 2번 시행하는 24시간 단식법과 일주일에 3~5번 시행하는 16시간 단식법이 있습니다. 이러한 간헐적 단식법은 주로 다이어트의 목적으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동의보감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몸이 건강하지 않을 때에는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크고 작은 병에 걸렸다가 회복될 때에는 고열량식을 먹기 보다는 오히려 죽을 아주 약간만 먹어서 배가 고픈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식사의 양을 극도로 줄여서 질병에서 온전히 회복되어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한 거죠. 간헐적 단식법은 여기서 조금 더 나간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비만이라는 것이 딱히 질병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건강한 상태도 아닌 미병(未病)의 단계로 볼 수 있죠. 이럴 때 단식을 통해서 소화기에 휴식을 준다면 면역계와 해독계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얻어서 몸이 더욱 깨끗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24시간 단식법과 16시간 단식법이라는 구체적인 시간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데이터가 쌓여서 더욱 검증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거꾸로 식사법’도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를 먼저 먹고, 밥과 반찬을 나중에 먹어서 포만감을 일찍 갖게 하여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인데요. 동의보감에 기초를 본다면, 좋은 식사법이 될 수 있나요?
식욕이 워낙 왕성해서 쉽게 식사량 줄이기가 잘 안 되는 분들에게 추천되는 식사법인데요. 요즘 음식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이 정말 많죠. 이를 조금 더 구분해 보자면 음식의 질 자체가 떨어지는 경우와 음식의 양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거꾸로 식사법은 음식의 양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지나치게 음식을 많이 먹어서 몸이 상한 경우에는 마땅히 음식의 양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식상즉의손기곡(食傷則宜損其穀)’이라고 했죠. 음식에 몸이 상하였으면 곡식의 양을 줄이는 것이 마땅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식탐이 많은 분들은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실천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거꾸로 식사법이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흔히들 밥과 반찬을 실컷 먹은 후에 과일을 나중에 먹게 되면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 또 과일을 먹게 되죠. 이 순서를 바꾸어서 과일과 채소를 먼저 충분히 먹은 후에 밥과 반찬을 먹게 되면 힘들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식사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이 거꾸로 식사법을 디톡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에 준비기나 회복기에 응용해도 좋습니다. 식탐이 많은 분들이 식사량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저자님께서 건강을 위해, 반드시 실천하는 생활습관은 무엇인가요?
너무 거창한 습관을 목표로 세우면 자칫 지키지 못할 염려가 생기죠. 저는 지킬 수 있는 가장 소박한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백세 무병 장수를 위해 꼭 지켜야 할, 그리고 그럭저럭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저의 세 가지 생활 습관이 있어요. 실은 동의보감에서 끄집어낸 것이기도 합니다.
첫째는 생활의 규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기거유상(起居有常)이라고 했습니다. 활동하고(起) 휴식함(居)에 항상됨(常)을 지키라는 뜻이죠. 잘 때 자고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면 백세 무병하리라고 동의보감에 적혀 있습니다. 둘째는 음식을 담백하게 먹는 것입니다. 이를 일러 오미담박(五味淡薄)이라고 했습니다. 여러 음식(五味)을 담백하게(淡薄) 먹으라는 거죠.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 첨가물이 뒤섞인 음식, 화려한 음식보다는 소박한 음식, 시골 음식, 천연 음식을 먹으면 몸과 마음을 밝게 해줄 수 있습니다.
셋째는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기뻐하는 마음을 가지면 몸이 이완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희즉기완(喜則氣緩)이라고 하였습니다. 살다 보면 속상하고 화나는 일도 생깁니다. 또한 환자들에게서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 보면 저런 상황이면 정말 병이 날 만 하겠구나 싶은 경우도 접하게 됩니다.
직접 혹은 간접 경험을 얻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 밤 평화로운 잠자리에 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가!’ 하는 것이죠. ‘오늘 아침 평화롭게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상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감사한 마음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조금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화내지 말고 오히려 거기서도 유익한 점을 찾아내어서 인생의 지혜를 얻었다고 생각하자고 마음을 다스립니다. 실은 앞의 두 가지는 그럭저럭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요. 마지막 세 번째가 정말 지키기 힘든 것 같아요. 아무리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늘 기쁜 마음으로 생활한다는 것, 이것이 성인의 경지가 아닐까 싶네요.
- 동의보감 디톡스 방성혜 저 | 리더스북
웰빙, 힐링 등의 트렌드의 영향으로 해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이 책은 ‘비우고 없애는’ 동의보감의 해독의 원리를 현대적 관점에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일체의 화학적 약물 없이 오로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내 몸 안의 독을 없애는, 이른바 ‘동의보감식 자연 해독’이다. 이러한 동의보감식 자연 해독법으로 비만을 비롯한 온갖 고질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수백 명이 가볍고 건강한 몸을 되찾았다. 책에 소개된 해독 여행에 동참하는 동안,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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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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