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작은 나라 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왕은 작은 것들의 왕이었습니다. 새, 개미, 땅콩, 피클, 주사위 같이 아주 작은 것들 말이에요.큰 것을 다스리고 싶어하는 큰 나라의 왕들과는 달랐습니다. 그 중에서도 노머스라는 왕은 욕심도 커서 군대를 모아 다른 나라들을 차례 차례 정복했습니다. 노머스 왕이 승리에 도취되어 온 세상을 지배했다고 자만해 있자 한 신하가 말했습니다.
전하! 아직 정복하지 못한 나라가 있습니다. 작은 왕이 돌보는 작은 나라입니다.
노머스 왕은 화가 나서 작은 나라와 전쟁을 하기 위해 떠납니다. 하지만 작은 진드기들은 큰 나라의 병사들을 괴롭히고, 작은 물방울들은 큰 나라의 무기를 녹슬게 합니다. 화가 난 큰 나라 왕은 작은 나라 왕을 감옥에 가두려고 하지만 작은 열쇠는 말을 듣지 않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동굴로 데려가 큰 바위로 입구를 막아 버립니다. 이번에도 역시 작은 벌들, 나비들은 작은 틈으로 먹을 것들을 가져와 작은 나라 왕을 도왔습니다. 작은 나라 왕은 이 작은 친구들에게 자신을 도와달라는 편지를 썼습니다.
그러자 온 세상의 작은 나라 백성들은 모두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연필은 파르르 떨리고, 문은 꽝 닫히고, 문고리는 잠기고, 쿠키는 부스러지고 작은 나라 백성들은 세상 모든 곳에서 자기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들은 화가 나서 노머스 왕의 성으로 몰려가 항의 했습니다. 군인들도 모두 달아나 버려서 왕은 힘이 없었어요. 결국 작은 나라 왕은 자유를 찾았고 가족과 백성들과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 이야기는 거짓말쟁이 대회에서 여러 번 상을 받았다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익숙하고 친근하면서도 재치있는 입담으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내용을 풀어갑니다. 고풍스럽고 익살맞은 수채화 그림은 이야기에 상상과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작은 백성들도 힘을 모으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교훈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지만 어른이 되어 바라보는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교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그림책에서 희망을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 철이 덜 들은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시국으로 요즘 세상에 희망을 찾는 일이 너무 힘든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우리 순수한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노머스 왕 같은 어른들과는 다른 마음가짐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작고 약한 존재라고 해도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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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 왕 빌 렙 글/데이비드 웬젤 그림/김선희 역 | 같이보는책
이 책은 이런 작고 평범한 것들을 다스리는 작은 나라 왕과 그것마저 빼앗으려는 큰 나라 왕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의 작은 것들을 다스리며 즐겁게 살던 작은 나라 왕! 새에게 모이를 주고, 벌을 위해 꽃을 심는 작은 나라 왕과 왕비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우리 곁의 작은 존재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다시금 깨닫게 될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하찮게 생각했던 작은 것들 하나에도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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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영(외국도서 MD)
어릴적 아버지가 헌책방에 다녀오시면 책을 한아름 사가지고 오셨습니다. 보통은 그림책이나 동화책이었는데 몇 권이 됐든 하루 이틀이면 다 읽어버리곤 했습니다. 다 읽은 책들은 읽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요, 어른이 된 지금은 책 한 권 끝까지 읽는 일이 너무도 어렵습니다. 침대 옆 책상위에는 항상 읽고 싶은 책들을 몇 권 씩 쌓아 놓지만 그저 쌓여 있기만 합니다. 가끔 가슴 뛰는 책을 만나면 몇 줄 씩 읽고는 멈추고 곱씹고, 다 읽고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서 일부러 아껴 읽습니다.
앙ㅋ
2014.09.27
저얼대 아닙니다. 어른들도 그림책을 보며 행복할수 있어요.
눈부신햇살
2014.09.10
yundleie
201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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