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이 사랑하고 호주인이 추천하는 선샤인코스트
가끔 길을 걷다 우뚝 서 버릴 때가 있다. 무표정한 사람들이 나를 무심히 지나쳐가고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이 공포로 엄습해올 때, 사람들은 얘기한다.
글ㆍ사진 앨리스 리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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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길을 걷다 우뚝 서 버릴 때가 있다. 무표정한 사람들이 나를 무심히 지나쳐가고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이 공포로 엄습해올 때, 사람들은 얘기한다. 


“숨을, 쉴 수가 없어.”


이유 없는 두통과 먹먹해진 가슴은 약을 먹고 쿵쿵 쳐봐도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데 뭘 해도 안 되던 뭉친 몸과 마음을 툭 풀어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바다’다. 


바다는 광활하다. 바다와 하늘이 닿은 수평선을 멍하게 보기만 해도 볶아쳤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을 느끼게 된다. 거기에 일정한 주기로 들려오는 철썩이는 파도 소리는 묘하게 나른해서 마음은 파도의 박동에 따라 천천히 평화로워진다. 거기에 따뜻하게 등을 데워주는 햇살과 귀밑머리를 살랑 흔드는 부드러운 바람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이다. 


퀸즐랜드주의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는 단언컨대, 위의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해변이다. 특히 2~3월에 서핑 대회가 개최될 때면 각국의 서퍼들이 몰려들어 더욱 장관을 이룬다.

 

선샤인코스트의 시작인 칼룬드라Caloundra는 가족 휴양지로 유명하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물루라바Mooloolaba를 만날 수 있다. 선샤인코스트의 북쪽 끝에 있는 누사Noosa는 코알라로 유명한 누사 국립공원Noosa National Park과 고급스러운 부티크와 쇼핑몰, 유명 셰프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멋진 해변까지 갖추고 있다. 


1년 내내 기후가 따뜻하고 일조량이 많아서 어린이나 노인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선샤인코스트를 떠올리면 항상 엄마가 생각난다. 


딸은 엄마를 닮는다. 어렸을 때는 수십 번도 더 얼굴이 바뀌기 때문에 어느 해는 아빠를, 또 다른 해는 할머니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라지만 결국, 어른이 된 얼굴은 엄마의 젊은 시절을 빼다 박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렇다. 오죽하면 외할머니 댁에서 찾은 엄마의 옛 사진을 본 남동생이 닮아도 너무 닮았다며 쌍둥이 같다고 호들갑을 떨었을까.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불행하게 늙기를 바라는 자식도 없을 것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엄마가 자식을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엄마는 지금도 자식이 셋이나 살고 있는 호주 대신 한국에서 혼자 우리를 그리워하고 계신다. 함께 살자고 설득해도 말 통하고 친구 있는 한국에서 살겠다고 고개를 저으신다. 자주 오시라고 해도 상황이 안된다며 자꾸 나중만 기약하곤 하신다. 


나는 엄마가 건강하고, 비행기 타기 편할 때, 이곳으로 오셨으면 좋겠다. 특히 겨울이라면 질색을 하시는 엄마이니 자식들과 함께 살진 않더라도 1년 내내 낮 평균기온이 20도가 넘고 일조량이 많아 햇빛과 함께 따뜻한 나날들을 보낼 수 있는 선샤인코스트에 자리를 마련하셨으면 좋겠다. 일찍 일어나는 날이면 누사의 선샤인비치Sunshine Beach에서 아침 산책을 즐기고 그 후엔 가까운 거리의 누사로 나가 향 좋은 커피와 맛있는 브런치를 먹으며 사람 구경을 하며 사셔도 좋을 것 같다. 워낙 등산을 좋아하시니 언제든 누사 국립공원에 가서 젊은이 못지않은 실력으로 국립공원의 트레킹 코스를 달리다, 지루할 때면 자식들을 불러 글래스하우스 산맥Glass House Mountains으로  2박 3일쯤 등반을 떠나도 괜찮을 것이다. 


크지 않은 지역이지만 산과 바다, 강을 모두 만날 수 있어 지루하지 않은 나날들을 보내실 수 있는 곳. 많은 호주 사람들이 사랑하는, 또 반은 호주 사람이 된 큰딸이 추천하는 선샤인코스트에서 엄마의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엄마와 나란히 선샤인코스트에 누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엄마가 내 엄마여서 참 좋다고. 그러니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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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Sunshine Coast 


선샤인코스트는 퀸즐랜드주 동부해안에 56km에 걸쳐 있는 휴양지이다. 브리즈번에서 약 96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5개의 국립공원이 모여 있어 다양한 액티비티를 하거나 휴양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는 앞서 소개한 누사 국립공원, 칼룬드라, 물루라바뿐만 아니라 더 많은 보석이 숨어 있다. 그중 하나가 몽트빌Montville이다. 블랙올 산맥Blackall Range 해발 4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마치 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아기자기한 마을에 있는 가게에서는 수준 높은 아트 갤러리와 예술품, 다양한 수공예품, 인테리어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곳곳에 숨겨진 전망대에서 드넓게 펼쳐지는 블랙올 산맥을 감상하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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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앨리스 리(이은아) 저 | 홍익출판사
책의 서두를 여는 [1년만 안식년을 갖는다면]에서는 간절히 바라던 치유의 시간을 보내기 좋은 도시들을, [내 인생의 명장면]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사진 한 컷 남길 수 있는 곳을, [로맨스가 필요해]에서는 달콤한 추억 쌓기에 좋은 곳을 소개하며 저자 앨리스 리가 다년간 겪어온 일상과 여행담을 생생하게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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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사인 코스트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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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5.01.31

휴양지에서 수준 높은 아트 갤러리와 예술품, 다양한 수공예품, 인테리어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니 독특한 눈요기거리가 많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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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우산

2015.01.31

가족과 함께하는 휴양지 좋네요.~남반구의
따뜻함을 이국적인 명소와 더불어 느끼기에
적합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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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em

2015.01.30

문득 그럴 때가 있지요. 가족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이라면 션사인코스트가 정말로 괜찮은 곳이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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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리

저자 앨리스 리는 부산에서 태어나 화려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운명처럼 떠나온 호주 시드니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캔버라대학교(University of Canberra)에서 경영·마케팅을 전공하며 틈틈이 여행사 아르바이트를 통해 여행 감각을 익혔다. 이후 앨라 트래블 센터를 열어 본격적으로 여행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빠르게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에 맞춰 개별여행자들(FIT)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호주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가 있으며, 현재는 사랑하는 남편, 소중한 아들 에이든과 함께 시드니에서 거주 중이다. 이번 책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에서는 10년 넘게 호주에서 살며 또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경험들을 생생하게 풀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