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필요한 건 작은 성공
작은 목표 수립과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칭찬’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자율적인 목표수립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글ㆍ사진 김연정 정인아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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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수학 단원평가 90점 이상 받기’로 세팅했었다. 이 경우 본인이 설정한 목표에서 10점이 더 해진 ‘100점’이라는 점수를 얻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아이의 기분이 어떨까?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니 당연히 기분이 좋고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 경우 아이와 반드시 대화를 해야 한다. 엄마가 설령 늦게 퇴근하더라도 자기 전이나 출근 전에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한다. 왜? 자신감이 생겼을 때 이를 꼭꼭 다져줘야 그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목표수립 없이 그냥 공부를 한 후 100점을 받은 경우와, 목표를 구체적이고도 심도 있게 세팅한 후 100점을 받은 경우의 차이는 뭘까. 해답은 목표를 바라보는 엄마와 아이의 태도에 있다. ‘무조건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는 점에 집중하지 말고, 작은 성공경험들을 통해 아이가 얻게 될 자신감과 내적동기에 집중해보자. 성적이 다른 시각으로 보일 것이다. 점수가 숫자로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목표는 이와 같이 매우 구체적이어야 하며 단기, 중기, 장기로 작성하되 작은 성공의 경험을 위해 잘게 쪼개서 작성해야 한다.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목표를 설정하는 이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스스로 알고 행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 행동들이 쌓여서 목표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목표설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목표를 설정하게끔 엄마가 대화를 통해 확인하고, 가이드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받아쓰기 100점은 쉽지만, 수학경시대회에서 100점은 받기가 어렵다. 아이의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은 절대 효과적이지 않다. 목표 달성 후 자신감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좌절감만이 쌓이게 된다. 아이가 무리한 목표를 설정할 때엔 오히려 엄마가 현실적인 목표로 수정해준 다음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해주자.


그리고 그 작은 목표를 달성한 후 작은 성공의 경험이 하나 더 쌓였을 때 무한칭찬을 퍼부어주자. 이때 엄마는 그 과정에 대한 칭찬을 빠뜨리면 절대 안 된다. 그렇다고 ‘이번에 100점 받았으니 다음에도 꼭 100점 받자’와 같은 부담을 주어서도 안 된다. 그건 다음 목표를 세울 때 해도 되는 말이다. 또한 ‘똑똑해서 100점을 맞았네’와 같은 칭찬은 하지 말자. 과정이 생략된 결과 중심의 칭찬은 오히려 독이 된다. 막연한 칭찬의 역효과는 이미 많은 TV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 바 있어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겠다. 이론적으로 알고 있다면, 칭찬을 구체적으로 하는 방법을 실습해보자.


일단 목표에 도달했을 때엔 “우리 ○○이, 이번에 실수 없이 시험보겠다고 다짐하더니, 결국 해냈네. 꼼꼼히 풀고 연습하니까 되는구나. 목표로 세운 90점보다 더 잘했네” 하며 과정을 과도하게 칭찬해준다. 이때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마구 상승한다.


그리고 작은 성공의 벽돌이 한 칸 올라간다. 작은 성공의 건수는 자신감과 비례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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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공’의 벽돌 쌓기 ? 작은 성공과 자신감의 비례식


아이가 노력과 과정에 대해 칭찬을 받다 보면, 아이는 다시 또 다른 작은 성공을 경험하기 위해 다른 목표를 스스로 세우게 된다. “엄마, 이번에는 국어시험에서 100점 받아보고 싶어” 하며 백지에 스스로 목표와 실행플랜을 써내려 갈지도 모른다.


이 방법을 시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작은 목표 수립과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칭찬’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자율적인 목표수립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두 번 해본 뒤에 우리 아이에겐 안 통한다며 포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방법을 제시하면 몇 번 해보다가 포기하고는 방법이 잘못되었다거나 아이가 잘 따라오지 않는다는 식으로 핑계를 대는 엄마들이 있다. 최소 3~6개월 이상 시도해 본 후 그래도 안 된다면 그때 포기해도 늦지 않다.


결과에 대해 조금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저학년 때 목표수립 습관을 잘 들여놓으면, 고학년이 되었을 때는 이미 스스로 하는 아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엄마들에겐 스스로 하는 아이가 진정 효자, 효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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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육아를 회사에서 배웠다김연정,정인아 공저 | 매일경제신문사
이 책은 워킹맘의 시각으로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업맘들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자녀의 나이대로 볼 때 4~10세 사이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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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정인아 #김연정
8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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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heeys

2015.02.27

작은 성공을 위해서 한껏 격려해야할 것 같아요
이 책 읽고 싶어지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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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햇살

2015.02.26

이 책..사야겠는데요..
궁금하고 공감되는 이야기가 듬뿍 담겨져있는 보따리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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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

2015.02.26

작은 성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밖에 안 되냐고 채근하는 엄마라 늘 자격 미달이란 생각이 듭니다. 말하지 않고 지켜보려고 했는데 자꾸만 간섭하게 되네요. 소소한 일에 칭찬을 연습하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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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정 정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