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는 게 있다. “중간에 그만둔 행동은 끝까지 마친 것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조직이론 용어다. TV 드라마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방송을 끝내면서 이 효과를 이용한다. 결국 그 다음이 궁금해진 시청자는 다음 주에도 본방을 사수하게 된다. 장기 프로젝트가 피곤하고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기 때문에 감정의 뇌인 림비는 계속해서 해야 하는 일을 자꾸 떠올리고 금세 지쳐버린다.
이제 겨우 한 단계를 마무리했을 뿐이고 끝내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식의 자기 비난으로 림비를 괴롭혀서는 안 된다. 오히려 반대로 비록 일부분이지만 끝마친 부분에 대해 기뻐하는 게 좋다. 그렇게 하면 림비가 아직 뭔가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 긴 업무는 짧게 끊어서 완수할 때마다 림비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보자. 그러면 2단계와 그 다음 단계에 몰입하게 하는 힘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머릿속 ‘감정’의 뇌를 의인화한 캐릭터 ‘림비’
그리고 림비는 자신만의 쳇바퀴에서 달리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에는 놀라울 정도로 끈기와 인내심을 보이며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 림비의 동료인 ‘이성’의 뇌 대뇌피질에 의해 과제와 목표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기한과 시행 규정이 더해지면, 즐거움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연기처럼 단번에 사라져버리고 만다. 여러분이 자신만의 쳇바퀴에 발전기를 설치하는 순간 무한대로 달리려는 림비의 의욕과 열정을 잔혹하게 꺾어버리는 방해 공작이 시작된다.
일이 잘되지 않을 때는 림비를 잠시 ‘공회전’ 모드로 놔두는 게 좋다. 림비가 멍때리면서 좀 쉬게 해주라는 얘기다.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다. 의식적으로 생각과 관심을 잠시 접어둔 채 편안하고 조용한 곳으로 가서 외부의 방해 요소를 없앤다. 그러면 림비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보답할 것이다.
또한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한 번에 여러 일을 하는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림비에게는 무척이나 힘들고 피곤한 일이다. 림비는 한 번에 딱 한 가지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걱정일랑 전혀 떠올리지 않고 지나간 과거의 일로 끙끙 앓지 않는 그런 순간을 가져보자. 걱정, 일, 생각을 모두 잠시 다른 접시에 담아 바닥에 놓아두고 그 순간 하고 있는 일이 끝날 때까지 잠시 놔두는 것이다. 림비에게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그렇게 매일 림비의 순간을 가지면 과도한 업무로 인해 여러 사람을 급습한 번아웃 신드롬으로부터 여러분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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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몇 마디 수식어로는 모자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개신교 목사이자 베스트셀러 저술가, 강연가, 일러스트레이터, 칼럼니스트다. 최근에는 TV 및 라디오 MC 그리고 배우로도 외연을 넓히면서 대중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동안 《단순하게 살아라》《단순하게 사랑하라》《다섯 손가락의 행복》《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100가지 이야기》 등 수십여 권의 책을 펴내면서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글쓰기와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로 전세계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해왔다. 2009년에는 독일 강사협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단순하게 살아라》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40개 국 언어로 번역·출간돼 국내에서만 50만 부, 전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이 책 《림비(LIMBI)》를 통해서 “단순한 삶이 곧 행복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심화하는 동시에 과학적 사실과 결합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행복 공식’을 완성시켰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탄생시킨 캐릭터 ‘림비’를 통해 책의 내용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전달함으로써, 지금껏 자기계발 분야에서 그 누구도 보이지 못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