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배워야겠다’는 생각부터 떠올리게 된다. 프레젠테이션, 설득, 협상, 엑셀 작업, 보고서 편집, 컴퓨터 조립, 기타 코드 잡기, 하다못해 화장실 전구 교체하는 것도 그 즉시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바꿔 말하면 배울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배울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림비가 함께하지 않으면 아무리 배워도 학습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무조건인 주입에도 반응하게 설계돼 있긴 하지만, 그렇게 입력된 지식은 휘발성이 강해 이내 사라진다. 학창 시절 무턱대고 외웠던 내용 중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몇이나 되는지 생각해보자. 별로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림비와 협력해 효과적인 학습을 할 수 있을까?
기억 보관소 ‘해마’를 포함하고 있는 림비는 마음에 드는 정보는 아무런 문제없이 즉각적으로 받아들인다.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스킬 단축기나 국가대표 축구 선수 이름처럼 굳이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외워지는 정보들은 림비가 그냥 알아서 해마에 저장한다. 그러나 특정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거기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루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림비의 마음은 바로 식어버린다. 재미가 없어서다. 림비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우겠다’는 감정 말이다.
머릿속 ‘감정’의 뇌를 의인화한 캐릭터 ‘림비’
뇌는 근육이 아니므로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해서 더 잘 돌아가는 게 아니라, 기분 좋고 흥미가 있어야 뇌세포를 연결하는 신경망이 활성화돼서 능력이 쌓인다. 진심을 다해 배우고 그 내용이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으로 작용할 때 림비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런데 살다보면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도 림비의 머릿속으로 넣어야 하는 일이 생긴다. 그럴 땐 림비에게 ‘떡밥’을 던져 매수하면 된다. 배우면 얻게 되는 보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보수가 아주 높은 공인회계사가 되고 싶은 림비는 베개보다 두꺼운 관련 규정 법규를 머릿속에 쏙쏙 담으면서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다. 고소득 직종인 의사를 꿈꾸는 림비는 듣기만 해도 어지러운 라틴어 의학 용어를 밤새도록 외운다. 배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림비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저장한다. 돈 많이 벌면 할 수 있는 것들(림비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으니까.
만약 돈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들을 배워야 한다고 해도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돈 말고도 얻고 싶은 유무형의 것들이 널리고 널렸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림비를 매수할 요소는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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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몇 마디 수식어로는 모자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개신교 목사이자 베스트셀러 저술가, 강연가, 일러스트레이터, 칼럼니스트다. 최근에는 TV 및 라디오 MC 그리고 배우로도 외연을 넓히면서 대중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동안 《단순하게 살아라》《단순하게 사랑하라》《다섯 손가락의 행복》《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100가지 이야기》 등 수십여 권의 책을 펴내면서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글쓰기와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로 전세계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해왔다. 2009년에는 독일 강사협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단순하게 살아라》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40개 국 언어로 번역·출간돼 국내에서만 50만 부, 전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이 책 《림비(LIMBI)》를 통해서 “단순한 삶이 곧 행복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심화하는 동시에 과학적 사실과 결합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행복 공식’을 완성시켰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탄생시킨 캐릭터 ‘림비’를 통해 책의 내용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전달함으로써, 지금껏 자기계발 분야에서 그 누구도 보이지 못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감귤
201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