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COOK 방송, 진짜 요즘 방송의 대세는 요리죠. 채널 전쟁이 사라질 정도로 이곳저곳, 모두 쿡방, 먹방이 대세입니다. 북한 TV에서도 쿡방이 등장했을 정도라는데요. 북한의 냉면 전문 셰프가 등장해 요리법까지 상세히 공개했다고 하네요. 음, 생각해보면, 전 어린 시절부터 쿡방에 익숙해 있었던 것 같아요. 방학이면 아침에 빼 놓지 않고 봤던 쿡방이 탤런트 김영란씨와 이종임 요리연구가가 나왔던 <오늘의 요리>였고요. AFKN에 할아버지 셰프가 등장한 요리 방송에 열광했었죠. 알아듣진 못했지만, 뭐, 요리야 대강 눈으로 보면서 즐기면 되니까요.
쿡방, 먹방에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이렇게 쿡방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에 대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이런 열풍 뒤에는 장기 경제 침체로 한국인들에 널리 깔려있는 불안감과 불행이 있다는 거죠. 우아하게 식사할 시간이 없는 한국인들이 ‘먹방’과 ‘쿡방’을 보면서 눈요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분석한 신문도 등장했고요. 시각적 자극을 극대화해 음식 먹는 것을 탐욕스럽게 훔쳐본다는 점에서 ‘푸드 포르노그래피’란 말도 나왔더라고요. 어찌됐든, 제겐 다이어트 열풍보다는 이 쿡방&먹방 열풍이 훨씬 더 자극적이긴 합니다.
자, 오늘은 쿡방 따라 하기, 며칠 전 TV에서 본 오야꼬동과 수박 스파클링 사와, 그리고 요즘 아이돌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는 셰프계의 강자, 백선생의 조림간장을 이용한 두부감자조림을 만들어 볼까합니다.
# 오야꼬동 & 수박스파클링사와 & 두부감자조림
오야꼬동 재료: 다시마표고육수, 치킨스톡, 닭, 양파 1/2개, 달걀 2개, 밥, 맛술, 간장, 설탕, 조미료 약간씩
수박스파클링사와 재료: 수박, 일본소주(집에 있는 소주로 대체 가능), 토닉워터, 얼음
1. 일단 육수를 내 줘야하는데요. 다시마, 멸치, 표고버섯을 1시간 정도
찬물에 우려낸 뒤 15분 끓여 건더기를 빼고 가쓰오부시를 넣어 맛을 더해주면 됩니다.
2. 닭은 가슴살과 다리 살을 적당히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고
양파도 얇게 채 썰어주세요.
3. 달걀 2개는 완전히 풀지 말고 적당히 풀어놓고
4. 우려 놓은 육수에 닭 육수를 1:1로 섞어야 하는데요.
닭 육수는 내기 어려운 관계로 치킨 스톡을 약간만 넣어주세요
5. 다시마 육수와 닭 육수에 맛술, 간장, 설탕을 넣어 섞고, 조미료를 약간만 넣어주세요.
(간과 단 정도는 적당히 자신의 기호에 맞게 넣으시면 됩니다.)
6. 육수에 양파, 닭을 넣고 뚜껑을 덮어 익혀주세요.
중간에 닭이 익을 수 있도록 한 번 뒤집어 주세요.
7. 닭이 다 익으면 풀어놓은 계란을 반 정도만 익을 정도까지 두고
밥 위에 올리면 완성됩니다.
방송에서는 참나물을 올렸는데, 전 참나물이 없었던 관계로 베란다에서 자라고 있는 바질 잎 두 장 똑 뜯어 올려봤네요. 한결 예쁘죠? 약간 간을 짭조름하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반숙된 달걀의 부드러움과 닭살의 야들야들함이 어우러지면서 입안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네요.
# 자, 이제 오야꼬동과 잘 어울리는 수박 스파클링 사와를 만들어볼까요?
1. 수박 스파클링 사와는 정말 만들기 쉽더라고요.
수박은 얼음과 함께 일단 갈아주세요.
2. 여기에 일본 소주를 넣고(전 그냥 소주로 대체했네요.),
탄산수와 기호에 따라 탄산수를 넣어주면 완성되는데요.
전 탄산수 대신 토닉워터를 넣었는데, 맛이 정말 굿이네요.
만들기도 쉽고, 수박 외에 다른 과일로 대체해도 좋아요. 수박의 향긋함에 톡 쏘는 스파클링함이 술을 부르네요.
쿡방 따라하기의 마지막은 백선생 조림간장으로 만든 두부감자조림이에요.
# 두부감자조림
재료: 백선생 조림간장, 두부, 감자, 파, 고춧가루, 마늘, 설탕, 물, 참기름
1. 전 고급지게 백선생 만능간장은 1:1 비율로 만들었어요. 고기 듬뿍, 일단 감자를 먼저 좀 익혀야겠죠. 감자를 깔고 만능간장:물을 1:2 비율로 넣고 조려주세요.
2. 감자가 다 익었다 싶으면 두부를 깔고 만들어 놓은 양념장(만능간장 1국자, 물 2국자, 파, 마늘, 참기름, 설탕, 고춧가루)을 끼얹어 조려주면 완성됩니다.
만능간장만 있으면 정말 조림 요리는 그냥 뚝딱 완성되네요. 맛도 그만이고요.
“돼지 피떡이 없었다 뿐이지 식탁에는 이탈리아 산 포도주에 담갔다가 꺼내어서 만든 비둘기 스튜, 토끼 구이, 금식일에 먹는 음식인, 쌀가루와 편도로 만든 성 키아라 빵, 유리지치 파이, 절인 감람, 구운 건락, 후추 국물을 곁들인 양고기, 볶은 콩, 푸짐한 고급 음료, 성 베르나르 과자, 성 니콜로 파이, 성 루치아 경단, 포도주,,,, 심지어는 취한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약술까지 올라왔다.” -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중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속에 등장하는 수도원의 만찬입니다. 수도원의 먹방도 만만치 않네요. 에코는 소설 주인공에게 음식을 많이 먹이는 편이라고 하죠. 독자에게 수백 년 전 사라진 세상을 보여주려면 주인공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생각해보면 음식만큼 우리 시대를 여실히 드러내는 문화도 없지 않나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쿡방 시대 집에 있는 일상의 재료로 15분 만에 뚝딱 만들어 내는 음식도 좋지만, 깊고 진한 우리의 장 맛 같은 여유와 느긋함을 담을 수 있는 음식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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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라
요리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하고,잡다한 것에 손을 뻗어가며, 매일매일 가열!!!차게 살아가고 있는 프리랜서 잡가(?)
감귤
201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