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인, 시팔이 하상욱이 『서울 시』에 이어 사랑시 『시밤』으로 돌아왔습니다. 출간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서울 시』에 이어 이번에는 또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기대가 되는데요, 달달하고 쓸쓸하고 씁쓸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은 짧은 시들 속에서 긴 여운의 늪에 빠지고 마는 그의 사랑 시, 『시 밤』을 오늘 만나봅니다. 하상욱 시인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Q 하상욱 시인만이 쓸 수 있는 144편의 사랑 시와 감성 가득한 사진들, 그리고 캘리그라피를 별책부록처럼 싣고 있는데, 내가 쓴 시어들이 사진과 캘리그라피로 표현된 것들을 객관적인, 혹은 전지적인 시점에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어떤 느낌이셨어요?
A. 굉장히 좋았습니다. 보자마자 너무 좋았어요. 사진의 경우에는 평소에 굉장히 사진을 잘 찍는 분을 알고 있었어요. 책을 내기 전부터 그분의 사진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책에 꼭 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다행히 저의 글이나 사진이나 새벽 감성에 잘 어울려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Q “괴로움을 피해서/외로움을 찾는게/이별인 것 같더라” “사랑은 묘약/이별은 명약” “잘 지내?/전송을 누르고 싶지만/마음을 눌러야 하겠지” “잘해줬던 시간들이/억울한게 아니더라/잘해줘도 억울하지/않던때가 그립더라” 촌철살인 이라고 하죠. 이 짧은 시들을 짧게 읽고 지나갈 수가 없더군요. 사랑과 이별... 이별없이 사랑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요?
A.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이별 없는 사랑만을 평생 가지고 있는 분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사랑 이야기보다 이별 이야기를 더 가슴 깊이 공감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Q 제 경우... 이별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 손을 잡고 걸어가는 커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던 기억...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잡고 걷던 순간들이 미치도록 그리운 느낌... “그리운 건/그대일까/그때일까”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잠시 넋 놓게 되는 시가 아닐까 싶은데요, 역시 시인의 경험담들이겠죠?
A.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감정 이입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느꼈던 감정만 담으려고 노력을 했어요. 저도 계속해서 글을 쓰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경험을 나눌때보다 감정을 나눌때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경험보다는 감정에 집중하려고 노력해봤어요.
Q 『시 밤』을 읽으면서 저는 사랑보다는 이별에 자꾸 초점이 맞춰지더군요. 그래서 이 시집 중에서 딱 한편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이 시를 꼽고 싶어요. “그대를 그리워하는 나는/누구도 만날 수 없었네/그때를 그리워하는 나는/누군가 만나야만 했네” 시인 하상욱은 『시 밤』에서 어떤 시를 꼽을지 궁금하구요, 또 『시 밤』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A.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은 '그리운건 / 그대일까 / 그때일까'를 가장 좋아해요. 제가 담으려고 했던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 있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이 책을 좀 사주세요." 입니다. 그 다음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랑이라는 건 사랑하고 있을때도 중요하지만 이별한 후에도 아름답다라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사랑은 정말 많은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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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밤 : 시 밤하상욱 저 | 예담
『서울 시』에서는 기발하고 재치 있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다면, 『시 읽는 밤 : 시 밤』에서는 여전히 재치 넘치면서도 조금은 진지한 하상욱 시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하상욱 시인만이 쓸 수 있는 144편의 사랑시, 여기에 감성 가득한 사진들과 캘리그라피를 함께 실어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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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감귤
201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