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니체에 관한 저술들은 수없이 출간되었다. 최근에는 독일어권에서보다도 오히려 영미권에서 니체 관련 저술들이 더 많이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니체 철학에 대한 관심은 비단 유럽이나 영미권에 그치지 않고 세계 전역에서 해가 거듭될수록 그 열기가 더 해 가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니체 사상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니체에게는 다양한 얼굴이 있는 만큼, 거의 모든 철학사 조나 정치사조가 니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했기 때문에 니체에 대해서는 그 어떤 철학자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면서 도 서로 모순되는 해석들이 있다. 루카치 같은 마르크스주의자 들은 니체를 파시즘을 준비한 극우 반동사상가로 비난한 반면 에, 오늘날 프랑스의 니체 해석가들은 다양성과 창조성을 주창 한 가장 진보적인 사상가로 니체를 평가한다.

그 동안 니체에 대해서 제기된 무수한 해석을 모두 살펴볼 수는 없기에 이 책에서는 니체 해석사에서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고 생각되거나 니체 사상의 특성이나 문제점을 이해하는 데 큰 중요성 을 갖는다고 여겨지는 해석을 중점적으로 고찰할 것이다.

니체에 대한 여러 해석을 다루기 전에 니체 사상에 대해 문외한일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서 1장에서는 먼저 니체의 핵심사상 을 살펴본다. 그 다음 2장에서는 니체가 그리스인들의 통찰과 부르크하르트와 같은 학자들의 통찰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한 편 쇼펜하우어나 바그너, 다윈 등과 대결하면서 어떤 식으로 자 신의 사상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 부분은 니체의 핵심사상을 해설하는 1장보다 난이도가 약간 높지만 니체의 핵심사상을 충분히 이해한 독자들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니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다루고 있는 3장도 앞의 두 장을 충실하게 읽은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 을 것이다. 이 책으로 말미암아 독자들이 니체 사상을 보다 종합 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책의 저술에는 2011년 1학기에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 에서 했던 수업 <형이상학 연구>가 큰 도움이 되었음을 밝혀둔 다. 당시 수업에서 활발하게 발표하고 토론했던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또한 이 책이 나올 수 있도록 기본 아이디어를 주셨던 아카넷 출판사의 김일수 선생님과 여느 때처럼 아름답게 책을 만들어 주신 편집부 여러분 그리고 김정호 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5년 11월
박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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