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캘리그래피가 만났다
먼저 잘 써야겠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려야 할 것 같아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글씨에 고스란히 담아보세요. 마음 가는 대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마음을 담아서. 그것이 시작의 첫 마음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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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국민이 사랑하는 시 <풀꽃.1>의 시인 나태주의 감성과 우아한 아름다움이 담긴 수묵 담채화가 만났다. “그림이 참 예쁘다”고들 한다. 시를 읽으려 책을 펼쳐든 독자들은 시에 반하고 멋진 그림에 한 번 더 반했다. 날이 차갑지만 예쁜 시집을 품에 안으니 귀갓길이 따뜻하다 했다.

 

한아롱 일러스트레이터는 독특한 매력을 품은 한국화와 캘리그라피로 유명하다. 광고계와 디자인 소품 회사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작가다. 특히 캘리그라피 분야에서는 캘리그라피가 지금처럼 대유행을 타기 이전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손에 붓을 든지 올해로 10년을 맞은 베테랑이다. 그런 작가가 처음으로 야심차게, 책 한 권을 그림으로 가득 채우는 작업을 했다. 시집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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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를 시작하신지 올해로 10년째입니다. 이번 새해를 맞는 기분이 남다르시겠어요. 
 
글씨에 대한 관심은 어렸을 때부터 있었어요. 글씨 쓰는 게 좋기도 하고,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해서 학창시절에 서기를 맡아했었는데, 그런 식의 글씨에 대한 관심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온 것 같아요. 대학을 다닐 때 벽에 붙어있던 대자보며 플랜카드에 쓰인 글씨를 관심 있게 보았고, 학생회에서 선전 부장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누군가에게 ‘잘 쓴 글씨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연습을 많이 하게 됐어요. 졸업 후에는 직접 명함을 만들어 홍보를 하면서 글씨 써주는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지요.

 

그러다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건 여행이었어요. 일본 길거리의 간판, 패키지, 광고판들의 글씨를 보는데 가슴이 막 뛰기 시작하는 거예요. 슈퍼마켓에 있는 글씨도 다 기억해놓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가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왔었어요.

 

여행 이후에 캘리그라피에 대한 전문 수업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학원을 등록해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지요. 2004년에 배우기 시작해 2006년부터 조금씩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작업을 이어온 지 어느새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글씨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시집에 담긴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삽화를 넘어서 마치 작품집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데요, 한국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우연히 캘리그라피와 어울리는 먹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처음 그린 그림이 좋은 반응을 얻으니 기뻤지요. 제가 활동할 당시에는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많지 않았고, 캘리와 그림을 함께 작업하는 작가들은 더 드물었어요. 그래서 그림과 글씨를 함께 작업하는 일들을 맡으며 두 가지를 다 다루는 작가로 바쁘게 활동했던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가끔씩 활동했던 사진들을 다시 살펴보며 참 열심히 살았다고 스스로를 독려해주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게 도와주신 스승님을 비롯해 감사한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시집의 그림 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독자가 시와 그림을 보면서 어떤 마음을 느꼈으면 하시는지요? 
 
수묵화가 올드하고 무겁다는 선입견을 없애고 싶었어요. 기법이나 재료에 대해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없는 편이라, 동양화 재료로 서양화 기법을 응용한 저만의 새로운 동양의 느낌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이번 책에서는 묵향이 느껴지는 다양한 표현 기법을 담아냈습니다. 글씨와 그림에 구분을 짓기보다는 글씨도 하나의 그림이 될 수 있고, 이미지로서 보여지고 읽히는 두 가지의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시를 읽고 떠오르는 상상들을 자유롭게 표현했습니다. 제가 가장 그리고 싶은 가장 편한 그림을 담아내고 싶었고, 그래서 부담 없이 아주 편하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시를 읽고 그림을 보았을 때 그 감동이나 여운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면 좋겠어요. 자유롭게 담아낸 저만의 표현들이 독자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편하게 전달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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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작업은 주로 어디에서 하시는 편인가요? 특별히 작업이 잘 되는 작가님만의 장소나 시간대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결혼 전부터 사용했던 친정집이자 제 방인 작업실에서 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제게 있어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장소예요. 일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홍대 작업실을 접고 친정집으로 다시 들어온 이유도 집중 때문이었어요. 가장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주로 아이가 잠든 밤에 음악을 들으면서 집중해 그림을 그립니다.
 

시집에 담긴 작품 중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무엇인가요? 
 
나태주 선생님의 <좋다>와 <풀꽃.1>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어요. <좋다>의 ‘좋아요/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를 읽는데, 그 순간 글씨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 작품의 캘리는 망설임 없이 즉흥적으로 그 느낌을 표현해내 쓴 경우입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항상 좋은 작품은 <풀꽃.1>인데요, 읽고 바로 떠올린 형상에 표현 기법뿐 아니라 이미지도 함께 완성된 상태로 담겨있었던 시입니다.
 
책표지 캘리그라피, 광고 디자인,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 활동에 대해 얘기해주신다면요?
 
디자인 소품 만드는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에요. 일본에 처음 방문했을 때 다양하고 재미있는 팬시 문구들에 자극을 받았어요. 그때 소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의 여행에서 만난 디자인 문구 대표님께 제가 만들고 싶은 다이어리를 보여드렸더니 바로 상품화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후 캘린더, 스케줄러, 카드, 현금 봉투 등을 출시했고 핸드폰케이스 업체와도 콜라보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씨와 그림 전각을 응용한 자유로운 드로잉들이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친근하게 스며드는 작품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작은 개인전도 한 번 더 열어보고 싶어요. 첫 번째 개인전이 부족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나다운 것을 찾아가며 색깔 있는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묵향이 그윽한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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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가 계속 인기입니다. 요새 들어 직접 배워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요, 캘리그라피를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먼저 잘 써야겠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려야 할 것 같아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글씨에 고스란히 담아보세요. 마음 가는 대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마음을 담아서. 그것이 시작의 첫 마음입니다. 마침 새해니까, 다들 새해 소망을 담아서 써보면 어떨까요? 캘리그라피라는 것은 결국 언어가 주는 힘인데 문구를 생각해서 쓰다보면 그것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게 자기 자신한테 하는 다짐일수도 있고 목표일수도 있고 간절한 바람일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캘리그라피 한 점씩 예쁘게 그려보세요. 그게 오래 볼수록 예쁜, 자신만의 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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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편/한아롱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이 책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작품을 보아오고 써내려온 나태주 시인이 깊은 통찰로 고르고 고른 시 문장을 소개한다. 시 중에서도 특히 더 ‘사람을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문장들’ 120편을 꼽았다. 독자는 단비 같은 시 문장들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시어를 찾는 시간을 통해, 바뀔 것 같지 않던 힘든 마음까지 어느새 예쁜 시어를 닮아가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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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한아롱 #켈리그래피 #일러스트레이터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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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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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1945년 충청남도 서천군 시초면 초현리 111번지 그의 외가에서 출생하여 공주사범학교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2007년 공주 장기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4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뒤, 공주문화원장을 거쳐 현재는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1971년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등단 이후 끊임없는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수천 편에 이르는 시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쉽고 간결한 시어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의 감성을 담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흙의문학상, 충남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향토문학상, 편운문학상, 황조근정훈장,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공초문학상, 유심작품상, 김삿갓문학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1973년에는 첫 시집 『대숲 아래서』 펴냈고, 이후 1981년 산문집 『대숲에 어리는 별빛』, 1988년 선시집 『빈손의 노래』, 1999년 시화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2001년 이성선, 송수권과의 3인 시집 『별 아래 잠든 시인』, 2004년 동화집 『외톨이』, 2006년 『나태주 시선집』, 『울지 마라 아내여』, 『지상에서의 며칠』를 비롯하여 『누님의 가을』, 『막동리 소묘』, 『산촌엽서』, 『눈부신 속살』,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마음이 살짝 기운다』, 『어리신 어머니』, 『풀꽃과 놀다』, 『혼자서도 꽃인 너에게』,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문학작품을 출간하였다. 1972년 「새여울시동인회」 동인, 1995년엔 「금강시마을」 회원,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충남문인협회 회장,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공주문인협회 회장, 2001년부터 2002년까지 공주녹색연합 대표 등을 역임하였으며, 공주문화원 원장, 계간 「불교문예」 편집주간, 격월간 시잡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주간, 지역문학인회 공동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부회장)을 지냈다. 주로 집에서 글을 쓰고 초청해 주는 곳이 있으면 찾아가 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꿈은 첫째가 시인이 되는 것, 둘째가 예쁜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것, 셋째가 공주에서 사는 것이었는데 오늘에 이르러 그 꿈을 모두 이루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공주에서 살면서 공주풀꽃문학관을 건립, 운영하고 있으며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문학상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고, 현재 공주문화원장과 충남문화원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풀꽃문학관에서,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전국 방방곡곡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게 요즘의 일상이다. 가깝고 조그마한, 손 뻗으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