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회복을 위해 국제통화 문제의 효과적인 관리가 꼭 필요한 시점에 새로운 주요 통화의 출현, 즉 중국 위안화(RMB)의 국제화는 세계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변혁적 사건이다. 이 책은 RMB 국제화의 동인, 과정, 앞으로의 궤적을 분석한다. 또한 RMB의 출현이 세계 금융 시스템, 국제 비즈니스, 그리고 이들을 뒷받침하는 금융 서비스와 상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살핀다. 우리는 위협보다는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본다. 

우리는 세계적 문제에 대한 아시아의 견해를 제공하는 펑글로벌인스티튜트의 임무에 맞추어 중국 경제의 내막과 변화하는 니즈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중국이 투자와 수출 중심 제조보다는 내수와 서비스에 집중하는 성장 모델로 이행해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니즈들이 RMB 국제화를 구심점으로 하는 중국내의 금융 개혁을 통해 필연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RMB가 세계무대에 이르게 된 이러한 중국내 배경을 심층적으로 조사한다.

중국내 개혁의 사례로 들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중국의 채권시장이다. 우리는 중국이 채권시장을 어떻게 통합해야 하는지, 채권시장을 어떻게 확장해야 하는지, 점진적으로 세계에 개방할 방법은 무엇인지, 이러한 국내적 과제가 통화의 국제화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또한 홍콩을 RMB 거래 역외 센터의 디딤돌로 삼아 확장되고 있는 중국의 세계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진단한다. 

우리는 시야를 넓혀 역사적인 배경에서도 RMB의 부상을 조망한다. 1세기 전, 미국 달러는 10년이 조금 넘는 대단히 짧은 시간 안에 파운드화를 앞질러 선두적인 국제통화가 되었다. 앞으로 수년 동안은 달러가 전 세계에 걸쳐 주된 준비통화의 자리를 유지하겠지만 달러가 걸어온 역사적 여정 자체가 통화가 얼마나 빨리 부상(하고 몰락)하는지를 상기시켜 준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RMB가 10여 년 안에 세계 2대 준비통화라는 유로화의 역할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위안화는 무역 결제 통화에 있어서 이미 유로화를 뛰어넘었다.

이러한 순위의 재배열 속도를 대단히 놀랍게, 심지어는 불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기업들은 국제화된 RMB를 이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이윤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발 빠르게 수용했다. 중국 정부가 하드 인프라와 소프트 인프라 마련에 공을 들인 덕분에 RMB 국제화의 길이 열렸다. RMB가 이 길을 성공적으로 걷게 만드는 것은 기업 이윤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RMB의 부상이 기업에 수익을 늘릴 기회를 제공한 실제 사례들도 실려 있다.

그렇긴 해도 중국이 국내 경제 변혁과 RMB 국제화를 얼마나 빠르게 밀고 나갈 수 있을지는 확실한 답을 내놓을 수 없는 문제다. 이를 고려해서 우리는 다양한 결과의 윤곽을 보여주는 대안적 정책 시나리오들을 제공한다.

RMB의 국제화가 움직이는 목표물인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 책을 진행 중인 미완성의 작업으로 본다. 우리는 이 책이 금융 서비스와 업계 전반에 있는 전문가들과 경제학자들의 논쟁을 자극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