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는 대중문화 속에서 경제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법률을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으로 풀어낸 “대중문화 속 인문학 시리즈” 첫 번째 책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법률편에 이어 두 번째로 경제편이 나왔다.
이 책은 《인어공주》,《신데렐라》,《흥부와 놀부》,《개미와 베짱이》 등 오랜 기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고전 작품 속에서 또는 <타짜>, <설국열차>, <어벤져스>, <해리 포터> 등 친숙하게 여겼던 영화와 만화 속에서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경제학의 원리를 깨닫게 해준다. 보통 사람들은 경제학이 어렵고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오타쿠의 시선으로 독자에게 유쾌하고 황당한 질문을 마구 던진다.
“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인어공주는 정말 목소리를 버렸을까? 왕자는 왜 유리 구두로 신데렐라를 찾았을까? 토르와 헐크는 왜 힘을 합쳐야 할까? 로보캅은 왜 가난한 사람을 지킬 수 없을까? 마법사의 돌이 모든 것을 금으로 만들면 해리 포터는 왜 가난해질까? 우리는 첫사랑을 잊을 수 있을까?”
독자는 무심코 지나쳤던 대중문화의 의미 있는 ‘한 장면’을 다시 떠올리며 그 속에 숨겨진 경제 상식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기존의 딱딱한 경제 용어로만 가득한 경제 서적과 달리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책, 드라마 등의 다양한 소재로 재미있게 진행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경제에 대한 기초 체력을 단단하게 기르게 된다.
경제부 기자로 오랫동안 일하고 계신데요. 기사를 쓰실 때, 가장 중점을 두시는 건 무엇인가요?
두가지예요. 하나는 개인에게 얼마나 유용한가입니다. 특히 일반서민들에게 도움되는 기사에 가중치를 많이 둡니다. 경제학이란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렇다면 경제란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최대의 성과를 얻는 일’로 정의할 수 있겠죠.
그러니 경제주체들에 따라 경제의 의미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기업입장에서 임금은 지출이지만 개인에게는 소득이 됩니다. 기업은 가능한한 적게 임금을 주려 할 테고, 개인은 가능한한 임금을 많이 받으려 할 것입니다. 부자의 경제학과 서민의 경제학도 다릅니다. 부자라면 한 푼이라도 세금을 적게 내려 할 것이고, 일반서민이라면 조금이라도 복지를 더 받으려 할 것입니다.
기사도 여기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저는 개인, 서민의 경제를 지지합니다. 좋은 경제란 일반서민들이 잘사는 사는 경제가 아닐까요?
두 번째는 기사가 한국경제를 얼마나 잘 통찰하고 있느냐 입니다. 인구감소, 저성장,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는 한국경제에 대해 각기 다른 전망과 분석들이 나옵니다. 잘못 통찰한 기사는 독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습니다. 50년쯤 지나서 누군가 제 기사를 볼 때 “그것 참 잘 분석했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그것은 기자로서의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보통 경제는 어렵다, 딱딱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대중문화를 통해서 경제를 설명해 주시니 생각보다 술술 읽힙니다. 대중에게 경제를 쉽게 알려 줄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찾게 되셨나요?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습니다. 경제는 저에게도 낯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경제부기자가 되고 경제부처를 맡았으니 그 고생이 오죽했겠습니까. 경제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에게 경제기사나 경제책은 너무 불친절했습니다. 경제부 기자생활 6년이 넘어가면서 조금씩 경제가 보이기 시작했고, 독자들에게 설명할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경제는 설명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쓴 약을 쉽게 먹는 방법이 뭘까요? 달달한 당과로 약을 감싸면 쉽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누구에나 익숙한 동화나 소설, 영화 등 대중문화로 경제를 설명한다면 이해하기가 한층 편해지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됐고, 둘을 접목시켜 본 겁니다. 마셜은 ‘경제학이란 일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했습니다. 일상이 바로 소설이고 영화고, 드라마고, 연극이고 동화죠. 그러니 영화와 드라마와 연극, 혹은 동화에서 경제학을 찾는 것은 근본으로 돌아가는 행위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는 어떤 책인가요?
토니 스타크의 집을 보면서 ‘정말 부자구나’라고 생각을 해보신 적이 없었나요? 아이언맨 수트, 저거 하나 만들려면 돈이 많이 들 텐데, 도대체 얼마나 돈을 갖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나요? 저는 그것을 경제학으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의 판단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학문이 경제학이기 때문입니다. 둘리가 왜 빙하를 타고 왔는지, 인어공주는 왜 목소리를 버렸는지, 왕자는 왜 하필 유리구두로 신데렐라를 찾았는지도 경제학으로 설명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게으름의 대명사, 베짱이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지금도 정당한 것인지, 해리포터는 진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볼드모트와 싸웠는지, 의구심을 품어볼만 합니다. 사람이란 누구나 이기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죠.
<건축학 개론>에서 승민은 서연을 “쌍년”이라고 기억합니다. 서연에 대한 비난, 타당합니까? 세가 훨씬 강했던 조조는 왜 모든 것을 걸고 적벽에서 하찮은 유비와 맞붙었을까요? 그렇게 합리적이라는 조조로서는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이기심을 연구하는 학문’ 경제학으로 이들의 선택을 풀어봤습니다.
책에 나오는 황당한 질문이 참 재미있고 인상적입니다. “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인어공주는 정말 목소리를 버렸을까? 왕자는 왜 유리 구두로 신데렐라를 찾았을까? 토르와 헐크는 왜 힘을 합쳐야 할까? 로보캅은 왜 가난한 사람을 지킬 수 없을까? 마법사의 돌이 모든 것을 금으로 만들면 해리 포터는 왜 가난해질까? 우리는 첫사랑을 잊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말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나요?
개인의 행동은 의사결정의 결과입니다. 그 의사결정은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쪽’으로 내려집니다. 그것이 곧 경제학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모든 선택의 과정이 바로 경제학이고, 그래서 결코 경제학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죠. 이 책을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독자들은 고민합니다. 그러다 “읽는 편이 나에게 도움이 되겠다”라고 생각하면 책을 집어들 것이고 “그냥 잠을 자든가 영화보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하면 책을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충분히’ 경제적입니다. 경제학은 어려운 용어와 숫자로 일반인들의 기를 질리게 합니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용어는 사람의 행동을 정의한 것에 불과합니다. 숫자도 일반인들의 행동을 계량화한 것이니까 그리 낯설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경제학은 바로 내 옆에 있다는 것, 이미 나는 경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이 책을 통해서 그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경제 상황을 바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려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지식을 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대표적인 경제 지식은 무엇인가요?
경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경제를 잘 몰라’하면서 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여러분은 충분히 경제적입니다. 경제학이란 ‘(나에게)주어진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학문’이라는 것만 기억하세요. 경제학은 하나가 아닙니다. ‘낙수효과’(고소득층이 돈을 쓰면 저소득층으로 흘러들어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것)도 있지만 ‘분수효과’(다수의 저소득층이 돈을 쓰야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리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경제학은 자연과학과 달리 가정에 따라 똑같은 상황에 수십 가지의 이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은 대부분 인문학부에 설치가 돼 있지요. 딱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나에게 도움이 되느냐 도움이 되지 않느냐. 이게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근거라는 것을요. 나에게 도움이 되면 ‘경제적’인 것이고, ‘합리적인’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경제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입니다.
요즘 부동산은 끝없이 오르고, 금리는 낮고, 물가는 높아만 가고... 경제 상황이 굉장히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더 이상 우리가 모델로 삼을 경제가 없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동안 한국경제는 다른 나라가 이룬 경제적 성과를 보며 잘 달려왔습니다. 특히 일본 산업구조와 미국식 경제체제를 적절히 도입했습니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정치경제적 성과를 거둔 나라도 많지 않지요. 문제는 더 이상은 우리가 모델로 삼을 나라가 없다는 점입니다. 인구 5000만, 한반도 규모, 남북분단, 수출모델, 300만 농민, 세계 10대 경제국, 낮은 정부부채 등은 매우 독특한 한국적 상황입니다. 예컨대 고등학교까지는 주어진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를 해왔는데, 이제는 성인이 되어 밖으로 나갈 때가 된 것입니다. 더 이상 교육과정은 없고 나 스스로 해쳐나가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은 겁니다. 일정기간 동안 한국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데, 과연 우리가 시행착오를 겪을 준비가 됐는지, 또 그런 시행착오를 감내할 체력이 되는지 에 따라 한국경제의 미래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경제학만큼 독자들의 요구가 폭넓은 장르도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떤 독자는 너무 어렵다고 말하고, 어떤 독자는 너무 유치하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가장 쉽게 쓴 책입니다. 하지만 경제학 원리는 제대로 전달해야 하겠기에 군데군데 어려운 내용들이 있습니다. 더 쉽게 풀지 못한 것은 저자의 한계이겠지요. 그럼에도 경제학을 처음 입문하겠다고 하시는 분들께는 어느 정도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을 경제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 책을 읽으신 다음 경제학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더 어려운 책을 집게 되신다면 저자로서의 역할은 다한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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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박병률 저 | 애플북스
무심코 지나쳤던 대중문화의 의미 있는 ‘한 장면’을 떠올리며 그 속에 숨겨진 경제 상식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딱딱한 경제 용어로만 가득한 경제 서적과 달리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다양한 소재로 재미있게 진행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경제에 대한 기초 체력을 기르게 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