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으로 많은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이애경 저자가 ‘숲’을 테마로 한 에세이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았다. 사랑과 이별을 숲에 빗댄 단상들을, 숲길을 거니는 듯한 여정으로 차례차례 풀어 나간다. 어느 날 누군가를 마음에 들이고(Part 1 너를 마음에 심다), 산책하듯 그를 알아 가며 사랑을 겪는다(Part 2 숲을 걷는 시간). 그러다 마음의 방향을 잃거나 괴로워하고(Part 3 길을 잃다, Part 4 나를 흔드는 바람) 헤어짐의 아픔도 곱씹게 되지만(Part 5 이별후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사랑이라는 것을 하기로 한다(Part 6 그래도 숲에 머물다).
작사가답게 섬세한 감수성을 짤막하고도 진하게 담아낸 이애경 저자의 글귀가 곳곳에서 마음 깊숙이 뿌리를 내린다. 여기에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제주도 등지에서 꾸준히 작업해 온 포토그래퍼 이수진의 사진이 어우러져, 서정적인 분위기는 물론 의미까지 더한다.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이후 약 2년 만에 신간 『너라는 숲』으로 돌아오셨는데요. 정통 사랑 에세이를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사랑은, 제 인생에 처음부터 주어진 숙제인 것 같아요. 제 이름에도 사랑 ‘애’가 들어가서 그런지 늘 ‘사랑’에 대한 질문을 품고 다녔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하는데 그 ‘사랑’을 잘 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잖아요. 아기가 태어나면서 제일 처음 접하는 것이 ‘가족’이라는 관계고 성인이 되어 또 다른 ‘가족’을 만들게 되죠. 이 모든 것에 ‘사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렇게 사랑이 우리의 삶에 필수인데도 우리는 사랑에 늘 초보처럼 반응을 하죠.
사랑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솟아나는데 대부분 감정에 휘둘리다가 길을 잃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어요. 미로 속에 들어가면 길이 보이지 않지만,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서는 출구가 보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책을 써봐야겠다, 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이 시작되기 전부터 사랑을 하게 되고, 또 이별을 경험하고, 또 다른 사랑을 만나기 전까지 내 안에서 무수히 만들어지는 감정과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읽으면서 사랑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자기 자신의 사랑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사랑에 대한 141편의 아포리즘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요?
밤하늘의 별이 우리에게 빛으로 보이는 것처럼, 우리의 삶과 삶의 궤적도 외부에서 보면 어떤 빛으로 보일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 각자가 만들어내는 빛깔이 있겠죠. 시리도록 푸른 빛, 노랗고 따뜻한 빛, 탁한 빛….. 사랑은 그 빛을 가장 아름답고 빛나게 만들어주는데 필요한 제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빛에 덧칠하기 보다는 무언가 탁하고 불순한 것들을 빼기 시작하면 사랑이 가장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사랑은 그렇게 계속해서 내 삶의 불순물들을 빼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라는 숲』이라는 제목이 참 좋습니다. 사랑이 피어나고 지는 과정을 숲을 거니는 여정으로 표현하신 것이 참 시적(詩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가사를 쓰시거나 책을 쓰실 때, 어디서 이런 영감을 얻으시는지요? 작가님의 창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떤 순간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산책할 때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새벽과 마주하고 있을 때. 많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그 생각들을 메모해서 적어두고, 나중에 차분하게 앉아서 글을 정리해서 쓰는 편입니다. 마감이 급한 원고가 있을 때는 다른 방식으로 글을 쓰는데요. 원고의 성격에 따라 음악을 선곡해 틀어놓고, 예를 들어 감성적인 글을 써야 한다면 멜랑콜리한 음악을 틀어놓고, 그 음악을 작곡가가 어떤 마음으로 썼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일종의 감정이입이라고 할까요?
얼마 전 AOA 민아 씨가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을 손 글씨로 써서 SNS 상에서 화제가 됐었죠. 이처럼 작가님의 문장은 오래오래 사랑 받는데요. 그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길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문장도 짧게 만들어 긴 호흡을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 문장의 호흡을 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여백이 많은 수묵화에 여운이 있듯이, 제 글이 독자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많은 여운을 드리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누군가 ‘이애경 작가는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써주는 사람’이라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딱히 뭐라고 정의할 수 없던 생각을 누군가 명확하게 정리해서 이야기해주면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직접 한 문장 골라주실 수 있나요? 책에서 이 부분은 꼭 읽어봤으면 한다, 하고 독자 분들에게 직접 추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숲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서로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처럼
늘 살아가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사랑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 것
사랑에게 대가를 바라지 말 것
늘 최선을 다할 것.
요즘 작가님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얼마 전에 시골로 이사를 갔는데요. 지금 온통 제 머리 속을 차지하고 있는 생각은 ‘벌레 퇴치’에 관한 생각입니다. 서울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벌레들과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어요. ^^ 시골에 살려면 익숙해져야 한다고 하는데, 이제 벌레 출몰에 놀라지는 않는 걸 보면 조금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해요. 현재 소설을 하나 쓰고 있는데 올해나 내년 정도에 발간하는 것이 목표에요.
마지막으로 『너라는 숲』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독자 한분 한분과 만나 소통하기는 어렵지만, 인터넷을 통해 책을 읽으신 분들의 후기나 서평을 꼼꼼히 읽고 있습니다. 제 책을 사랑해주셔서, 또 글을 남기며 저를 격려해주시고 애정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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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숲이애경 저 | 허밍버드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으로 많은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저자가 ‘숲’을 테마로 한 에세이로 우리 곁을 다시 찾았다. 사랑과 이별을 숲에 빗댄 단상들을, 숲길을 거니는 듯한 여정으로 차례차례 풀어 나간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