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모두 읽고 보고 듣지는 않았지만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이 나왔다고 알고 있다. 곳곳에서, 자기 자리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세월호 작품을 일일이 찾아 접할 마음의 여유는 없다. 슬픔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일처럼 힘들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만든 다큐멘터리와 김탁환 작가의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를 함께 이야기하는 곳을 찾아갔다.
세월호 참사 전체를 느낄 수는 없었음에도 찍을 수밖에 없었던 사진들이 몇 장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런 저런 곳에 쓰였다. 살아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학생들이 쓰던 방을 찍는 프로젝트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수십 명 사진 찍는 이들이 힘을 보탰다. 기록을 위한 일이었지만 참사 1주기에 광화문 광장에서 ‘빈 방’이란 이름으로 전시를 했다. 이 일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김탁환 작가의 책에 「찾고 있어요」라는 제목의 소설로 들어가 있다고 했다.
잠수사, 생존자, 남은 사람을 다룬 세 편의 영화를 본 뒤 가진 대화의 자리에서 「찾고 있어요」만 따로 이야기되지는 않았다. 굳이 질문을 하지도 않았다. 세월호 글을 쓰면서 느낀 슬픔과 고통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충분했다. 사진을 찍으며 느꼈던 감정과 비교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충분했다. 그런 감정은 길게 말하면 모호해지기 마련인데 ‘참혹한 뒤엉킴’이었다고 정리하는 작가의 말은 그래서 다가온다. 뭍에 올라온 세월호의 모습도 지난 3년의 과정도 참혹한 뒤엉킴이다.
정택용(사진가)
대학에서 언어학을 배운 뒤 불성실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관뒀다. 사진이 가장 쉽겠거니 지레짐작하고 덤볐다가 여태껏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개인 사진집으로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 1,895일 헌정사진집 《너희는 고립되었다》와 고공농성과 한뎃잠을 찍은 《외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