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퍼즐 조각, 단 하나의 진실 - 뮤지컬 <인터뷰>
두 사람의 팽팽한 심리전이 벌어지고 그 속에서 숨겨져 있던 비극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글ㆍ사진 임수빈
201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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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연사진_박건형,김재범(1)_제공 더블케이 필름앤씨어터.jpg

 

그는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

 

지난 2015년 MBC 드라마 <킬미,힐미>에서 배우 지성은 다중인격장애로 불리는 해리성 인격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마치 다른 사람이라 착각할 만큼 듯 놀라운 지성의 뛰어난 연기력에 많은 이들이 감탄했고, 지성은 그 해 연기대상을 받았다. 뮤지컬 <인터뷰> 역시 해리성 인격장애를 가진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인터뷰>의 배우 역시 그 어렵고 힘든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낸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두 눈으로 직접 보며 느끼는 감동은 브라운관 보다 배로 뛰어나고 배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인터뷰>는 10년 전 살인을 저지른 한 소년이 죄책감에 시달리며 다시 또 살인을 시작하게 되면서 벌어진 얘기를 다룬다. 추리소설 작가인 유진 킴의 작업실에 보조작가를 희망하는 싱클레어 고든이라는 청년이 찾아오고, 두 사람은 유진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간다.  이야기가 순조롭게 이어지던 도중, 싱클레어는 돌연 유진이 쓴 소설 속 살인사건의 실제 살인범이 유진이 아니냐고 그를 다그치고, 10년 전 벌어진 한 살인사건을 끄집어 내며 그를 압박한다.

 

진실은 단 하나, 누군가는 거짓을 말하는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의 팽팽한 심리전이 벌어지고 그 속에서 숨겨져 있던 비극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사실 <인터뷰>의 주인공인 싱클레어 고든은 무려 5개의 인격을 가진 해리상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이다. 어릴 적 받은 학대의 트라우마로 생긴 이 인격들은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각기 다른 상처를 안고 있다. 고든의 몸에 사는 5개의 인격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두 사람은 살인사건의 진실에 점점 가까워진다. 무섭게 다그치던 고든과 맥 없이 당하던 유진의 관계는 뒤바뀌고 뒤엉키면서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는 전개로 치닫는다.

 

[인터뷰] 공연사진_박건형(2)_제공 더블케이 필름앤씨어터.jpg

 

<인터뷰>는 2016년 국내에서 초연된 창작 뮤지컬로, 이후 교토, 도쿄, 뉴욕 등 해외까지 진출하며 그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초연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감각적인 연출이 삼박자를 이루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두루 받았다. 새로 수정된 버전으로 찾아온 이번 공연 역시 수준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작품의 연출은 맡은 추정화 연출가는 이 작품으로 2017년 제 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 연출상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는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가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그 잔혹한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지 무대 위에서 자신들만의 어법으로 풀어나간다. 살인사건이라는 끔찍한 행동을 저지른 싱클레어를 용서할 수는 없으나, <인터뷰>는 왜 그가 그렇게까지 되었는지를 충분히 설득력있게, 충분히 똑똑하게 그려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관객들은 그의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마주하게 되고 이 비극적인 이야기에 함께 가슴 아파하게 된다.

 

때론 아름답고 차분한, 또 때론 음울하고 무거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이어지는 이 슬픈 잔혹동화는 그 누구를 탓할 수도, 그 누구를 손가락질 할 수도 없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인터뷰>는 오는 8월 20일까지 대학로 TOM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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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