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덕, 낯선 듯 친근한 음악
리메이크 앨범이지만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음악은 없다. 한 곡 한 곡에 기존과 다른 옷을 입혀 새로운 느낌을 주는 전제덕의 이번 음반은 신선하다.
글ㆍ사진 이즘
20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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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앨범이지만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음악은 없다. 한 곡 한 곡에 기존과 다른 옷을 입혀 새로운 느낌을 주는 전제덕의 이번 음반은 신선하다. 하모니카 소리가 주는 목가적이고 고즈넉한 분위기는 물론 때론 격정적으로 물결치기도 하고, 때론 흥겹고 밝은 리듬으로 고개를 흔들게도 만든다. 다양한 수록곡에 덧입혀진 전제덕의 팔색조 연주는 익숙히 알려진 곡들을 낯선 듯 친근한 음악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는 선곡의 승리다. 브라질 작곡가 헤이터 빌라 로보스의 모던 클래식 「Bachianas brasileiras No.5」와 허비 행콕, 스티비 원더의 합작품 「Chan’s song」 그리고 빌리 조엘이 1989년에 공개한 「And so it goes」를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우리나라에서 사랑받은 음악이다. 다른 악기에 비해 자주 접할 수 없는 하모니카 연주에 대한 해법으로 익숙하고 편한 음악을 앨범의 수록곡으로 채웠다. 전제덕의 친대중적 의지가 드러난 부분이다.

 

바비 워맥의 원곡으로 우리에겐 조지 밴슨의 기타 연주로 사랑받은 「Breezin「「은 상큼하게, 실의 넘버원 「Kiss from a rose」는 블루스의 접근법으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Why worry」와 「And so it goes」, 「Chan’s song」은 따스하고 여유롭게, 퓨전 재즈의 내음이 물씬한 엘튼 존의 「Daniel」, 러시아의 민요를 리메이크한 아리랑 싱어스의 「Dark eyes」는 집시 풍의 현대음악 스타일로 편곡하는 등 전제덕은 이번 음반을 통해 다시 한 번 광범위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드러낸다. 쿠바 작곡가 오스발도 파레스의 오리지널이지만 냇 킹 콜의 버전으로 더 유명한 「Quizas quizas quizas」는 흡사 산타나의 「Oye como va」를 떠올리는 인트로로 시작해 친근감을 강조했다. 후반부에 휘몰아치는 라틴의 흥겨움에 이어지는 차분한 마무리는 덤의 즐거움이다.

 

가요를 커버한 2008년도 앨범 에 이은 두 번째 리메이크 프로젝트 는 전제덕의 음악 깊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작품이다.

 

 

소승근(gicsuc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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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