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팔로워 11만 명에 달하는 SNS 스타 주아현. 그녀는 관광지를 탐방하는 여행보다 동네의 골목골목을 산책하며 노래 듣는 걸 더 좋아하는 여행자다. 소소한 것들을 사랑하고 그 모든 것을 사진이나 글로 기록한다. 때문에 교토라는 도시와 사랑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관광지도 있지만 어떤 동네는 아주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온 듯 한적하다. 또 어떤 곳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 예스럽고, 어떨 때는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저자 주아현은 『하루하루 교토』 를 통해 아날로그한 교토의 감성적 매력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책 이야기에 앞서 작가님에 대해 먼저 여쭤볼게요. 작가님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1만 명이 넘는 SNS 스타입니다. 작가님의 여행, 사진, 패션 등을 많은 분들이 따라 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요. 작가님만의 인스타그램 운영 철학이 있나요?
스타라는 말이 부끄럽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다는 게 지금도 참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사실 인스타그램은 그저 제 일기장 같은 공간이라서 어떤 콘텐츠를 올릴지 고민하거나, 철학에 대해 생각하면서 사진을 올리지는 않아요. 저는 오래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저의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내가 그때 무슨 생각을 했고, 무슨 일을 했고, 누구와 뭘 먹었고 등을 알 수 있다는 게 참 좋거든요. 인스타그램에도 자연스러운 저의 일상을 담고 있어요. 사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제가 화려하고 멋진 삶을 살아서가 아니라 제 평범한 일상 속에 담긴 감성들을 친근하게 느끼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본격적으로 『하루하루 교토』 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우선 첫 책을 출간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루하루 교토』 는 어떤 책인지 독자분들께 직접 설명해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출간하자마자 여행 에세이 분야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고 얼떨떨합니다. 『하루하루 교토』 는 제가 4월 한 달간 교토에서 살듯이 여행하며, 매일매일 기록한 일기를 담은 책이에요. 많은 것을 보려고 애쓰기보다는 우리 동네라고 생각하며 그곳을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매일매일 마주하려고 했어요. 좋아하는 공간들을 몇 번이고 찾아가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산책하기도 하고, 동네 카페에 앉아 일본어 공부도 했어요. 계절의 변화를 지켜보거나 교토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배워보기도 했고요.
사실 ‘한 달의 시간 동안 교토를 살아본다’는 거창한 타이틀을 걸고 있지만, 멋지고 화려한 여행이 아니라 일상처럼 사소한 여행의 행복이 담겨 있는 책이에요. 많은 정보를 빨리 얻고 싶을 때보다는,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어질 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교토와 나라 지역의 명소, 카페를 여러 군데 소개해주셨어요. 이 중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명소와 카페를 한 군데씩 골라주세요!
교토의 중심을 가로지는 강인 ‘가모가와’ 주변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예요. 매일매일 이곳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을 만큼요. 책 표지 속 장소이기도 하구요. 가모가와는 구간에 따라 분위기가 참 다른데, ‘가와라마치’나 ‘기온’ 쪽은 사람이 많아서 생기가 도는 분위기라 해질녘, 사람들 속에 어울려 맥주 한 잔 하고 싶을 때는 그곳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어요. 반대로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는 중심지를 벗어나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니며 풍경을 감상하기도 했어요. 교토에 가시면 가모가와에서 꼭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추천하고 싶은 카페는 ‘branche’에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흔히 말해 ‘인생 카페’에요. 사장님 부부도 정말 다정하고,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들도 전부 따뜻한 느낌이에요. 가정식도 정말 맛있고요. 카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책에 쓰여있답니다.
교토에서의 한 달 살이 여행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살아보기 여행을 꿈꾸는 분들께 팁을 주세요.
저는 교토 여행을 위한 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일 년 동안 꾸준히 저축을 했어요. 최종적으로 항공비, 숙소, 용돈을 다 합하면 500만 원 정도가 들었어요. 벚꽃 시즌에 교토에서 머물고 싶다면 숙소는 미리미리 예약하는 게 좋고, 숙박비도 다른 시즌보다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해요. 비싼 숙박비와 항공비가 부담이 됐지만, 저는 아름다운 교토를 꼭 보고 싶어서 벚꽃 시즌의 여행을 결정했어요.
그리고 저는 매일매일의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두기보다는, 가고 싶은 곳의 리스트를 쭉 써두고 매일 아침마다 그 날의 날씨나 기분에 따라 가고 싶은 곳을 정했어요. 계획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이 조금은 덜 하다는 게 살아보는 여행의 장점인 것 같아요.
교토에서의 한 달 살이 여행 중 모든 순간이 즐겁지는 않았다고, 따분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하셨어요. 언제가 가장 힘드셨나요? 그리고 그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여행의 중후반쯤이 가장 힘들었어요. 몸이 안 좋았던 때가 있었는데, 혼자 있으니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더라고요. 한국에서 혼자 있는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 혼자니까요. 그러다 보니 돌아다니기도 힘들었고, 여행도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쉽게 말해 여행의 설렘과 흥미가 떨어졌던 거죠. 하지만 다행히도 그 생각은 아주 잠깐이었어요. 멀리 가기도 귀찮았던 날에 게스트 하우스 근처에 좋아하던 카페 ‘kitone’에 가서 커피를 마셨어요. 차분한 노래를 들으며 가만히 생각에 잠겼는데, 갑자기 울컥하더라고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공간 자체가 저를 위로해주고 안아주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때 저는 공간의 힘을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매일이 새롭지는 않아도, 좋아하는 공간을 몇 번이고 다시 찾을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느끼고 힘이 났어요.
사진에서 감성이 느껴져서 참 예뻐요. 사진을 잘 찍는 작가님만의 노하우와 꿀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를 확실하게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오래 전부터 따뜻한 분위기와 빛의 느낌이 담긴 사진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주로 빛이 들어오는 방향을 이용해 사진을 찍고, 보정도 따뜻한 느낌으로 하다 보니 늘 한결같은 분위기의 사진이 나오는 것 같아요.
교토 여행을 준비하는 분부터 작가님의 팬까지 다양한 분들이 읽으실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 좋을지 알려 주신다면요?
책의 프롤로그에 썼듯, 이 책은 교토라는 도시를 빠르게 돌아보고 싶은 사람보다는 천천히 음미하고 싶은 분들과 잘 어울릴 거에요. 관광 여행보다는 저처럼 일상적인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 그저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 잠시나마 여유를 느끼고 싶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저는 이 책에 담은 공간들을 그저 ‘맛집’이나 ‘관광지’의 개념이 아니라 정말 애정 하는 마음을 가지고 한 곳 한 곳을 소개했어요. 만약 이 책을 읽고 그 공간들을 방문하신다면, 저처럼 공간에 대한 애정을 느끼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카페 주인분들께서 소중하게 만들고 지켜온 곳인 만큼 그저 밥 먹고, 커피 마시기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켜야 하는 것들을 지키며 서로 배려하고, 그곳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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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교토주아현 저 | 상상출판
누군가의 기록을 통해 여행에 대한 꿈을 갖게 된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여행에 대한 작은 동경으로 남았으면 한다. 무거운 머리를 내려놓고, 짧은 시간이나마 쉬어가는 페이지가 되기를 바란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