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지하 1, 2층에 300석 규모의 공연장 '세종S씨어터'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Special, Space, Story'의 의미를 담은 세종S씨어터는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다양한 예술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든 첫 블랙박스형 공연장으로, 연출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다. 관객이 무대 정면만 바라보는 기본적인 프로시니엄 공연은 물론이고, 객석을 뒤로 접어서 중앙에 무대를 만들 수 있고, 사면의 공연도 진행할 수 있다. 또 소극장인데도 오케스트라 피트가 있어서 오페라나 뮤지컬 등을 공연할 수 있다. 세종S씨어터 개관을 기념해 연말까지 다양한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콘서트, 연극, 무용,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이색 공연이 새 극장을 달굴 예정이다.
뮤지컬 음악감독 프로젝트 <이색락주(二色樂奏)>)
세종S씨어터에서 열린 첫 공연은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이색락주>였다. 오케스트라 피트에 있는 음악가들을 무대로 올려놓는 프로젝트로, 뮤지컬 <해를 품은 달>, <천사의 발톱>,
콜라보 재즈 NEQ의 <진양 : 보이지 않는 약속>
색소포니스트 손성제를 중심으로 기타리스트 정수욱, 베이시스트 이순용, 전통타악 연주자 김동원이 결성한 NEQ(The Near East Quartet)가 들려주는 재즈와 국악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공연이다.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공연된다.
현대무용 <나티보스(NATIVOS)
벨기에 현대무용의 자존심 리에주극장과 한국적 컨템포러리 댄스를 선도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이 공동 기획, 제작한 작품이다. ‘나티보스’는 스페인어로 ‘태어난 곳, 원주민, 토착민’의 뜻으로, 집단적 에너지와 제의적 미니멀리즘의 진수를 구현할 예정이다. <나티보스>는 아르헨티나 출신 애슐린 파롤린의 안무로 2016년 서울에서 세계 초연된 뒤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등의 투어 공연을 거쳐 2017년에는 벨기에 평론가가 뽑은 최고의 무용작품상을 받았다. 세종S씨어터에서는 11월 2일과 3일 공연되며, 국립현대무용단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남성무용수 4명과 한국 전통타악 연주자, 피아니스트가 어우러져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예정이다.
서울시극단 <사막 속의 흰개미>
김광보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극단의 <사막 속의 흰개미>는 11월 9일부터 25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사막 속의 흰개미>는 2018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창작대본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황정은 작가의 극으로, 흰개미 떼의 서식지가 돼버린 100년이 넘은 고택을 배경으로 무너져가는 집의 실체와 그것을 애써 지키려는 사람들 간의 충돌을 담담히 그려낸다. 김광보 연출은 ‘집을 갉아먹고 있는 흰개미와 무너져가는 고택은 우리 사회가 지닌 불안과 위태로움, 허위와 가식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의 무대는 <옥상 밭 고추는 왜>로 한국문화공간상 무대디자인 부문을 수상한 박상봉 디자이너가 맡아 무너져가는 고택의 공간과 분위기를 사실감 있게 그려내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장한솔 음악감독의 음악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욱 극대화할 예정이다.
서울시무용단 <더 토핑>
2015년부터 ‘세상의 모든 콜라보’라는 주제로 해마다 한국무용에 다양한 장르나 예술가 등을 얹어 색다른 무대를 마련하고 있는 서울시무용단의 <더 토핑>. 장르의 벽을 깬 과감하고 참신한 기획으로 호평 받고 있다. 올해 새로운 컬래버레이션은 11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 만날 수 있다.
서울시오페라단 <아말과 동방박사>
지난 2016년부터 현대 오페라 시리즈를 선보였던 서울시오페라단이 올해는 20세기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 작곡가 잔 카를로 메노티의 작품을 선택했다. 메노티의 <아말과 동방박사들>은 유대의 헤롯왕 때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세 명의 동방박사들이 찾아온 내용으로, 1951년 12월 24일 미국 NBC 채널에서 처음 방송된 이후 매해 크리스마스마다 공연되고 있다. 친숙한 내용만큼 모든 연령대의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오페라로, 서울시오페라단의 공연에는 특별히 합창단도 가세할 예정이다. 12월 19일부터 23일까지 공연된다.
서울시오페라단 <노처녀와 도둑>
이경재 단장이 이끄는 서울시오페라단이 관객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핸 선택한 두 번째 작품은 메노니의 <노처녀와 도둑>이다.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공연된다. <노처녀와 도둑>은 노처녀인 미스 토드와 가정부 래티티아, 훤칠한 외모의 탈옥수 밥의 사랑과 갈등을 통해 사회상을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 작품으로, 뚜렷한 캐릭터 묘사와 음악이 돋보인다. 사랑 때문에 도둑질까지 하게 되는 두 여인의 모습은 특히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열어가는 싱글 남녀에게 남다른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