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틀린 동시에 옳은 사람들
너는 나와 달라서 싫다고 말해주는 것보다 너와 나는 달라서 좋다고 말해주는 순간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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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인기 웹툰  1인용 기분』  이 비아북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연재가 시작된 후, 독자들의 큰 관심과 함께 댓글 창에는 많은 공감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1인용’이라는 제목의 상징성과는 반대로 작품이 독자의 공감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은, ‘파랑’이라는 캐릭터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질문들이 우리에게도 생생히 ‘1인용’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인용 기분』  웹툰 완결과 함께 단행본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세 번째 퇴사”라며 기뻐하셨는데요, 프로퇴사러(?)로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개의 퇴사가 그러하듯 홀가분한 마음이 큽니다. 이전의 일반적인 퇴사와 다른 부분이라면, 웹툰은 결말까지의 이야기와 연재 기간을 정해놓고 시작한 터라 성취감이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회사 생활은 버티고 버티다 안 되면 끝내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반대로 웹툰은 잘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어요. 건강이 나빠져 두 달 정도 일찍 마무리하긴 했지만, 계획했던 결말까지 다 마쳤고 또 올해 목표였던 단행본 발간을 무사히 하게 되어 굉장히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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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다른 하루> 편은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이 불가능해지는 순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작품의 첫머리에 두신 이유가 있다면?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기도 하고 또 나누고 싶지 않은 감정들이 있습니다. 극적인 사건이 없음에도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엇갈리는 순간들도 많고요. 그렇게 같이 있어도 혼자서만 느낄 수 있는, 말 그대로 ‘1인용’인 기분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일종의 설명이었어요.


프롤로그에는 청소년기(고등학생)-청년기(대학생)-성년기(서른)까지의 1인용 기분들이 연달아 소개되는데 그게 웹툰 전반을 어우르는 시간 구성이기도 해요.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지는 성장통이기도 하고, 프롤로그 마지막에 나온 그 ‘서른’에 이르렀을 때 이야기가 끝나기도 하거든요.

 

주인공 ‘파랑’은 출판편집자에서 광고기획자로, 그리고 마침내 훌륭한 ‘어른이’로 성장하는데요. 성장을 작품의 콘셉트로 잡으신 이유는?


제 또래분들에게는 성공 서사보다는 성장 서사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회로 나온 대부분의 20~30대들이 느끼는 감정이 허무함이라 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남과 경쟁하느라 많은 즐거움을 나중으로 미뤄뒀는데, 막상 그 나중의 지점에 오니 별것 없는 거예요. 뭘 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삶이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저희 세대에겐 없고요. 자연스레 외부적인 것보다는 내적인 변화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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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저는 작품 속에 사회초년생 여성이 경험하는 직장 생활의 부조리와 인간관계의 지난함이 잘 나타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직업 생활의 가장 큰 고통은 무엇인가요?


저는 아직도 사람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회사에 들어가서 업무를 익히는 건 시간과 노력이 보통 해결해주는데 사람과의 일은 그게 꼭 들어맞지 않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도 노력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관계들이 있어요. 웹툰에도 그런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자주 나옵니다.

 

『1인용 기분』 은 ‘자신이 중심이 되는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요, 작품을 보면 그런 삶은 반대로 주변 인물들의 공감과 위로에 의해 지탱되는 것 같기도 해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방식이 있다면?


너는 나와 달라서 싫다고 말해주는 것보다 너와 나는 달라서 좋다고 말해주는 순간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웹툰에서는 대학 동기와 같이 살면서 겪는 일화들이 이에 속하고요. 말장난을 조금 치면 자신‘만’ 중심이 되는 삶과, 자신‘도’ 중심이 되는 삶의 차이랄까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자꾸 나와 같기를 강요하면 폭력이 되더라고요.

 

온전히 이해받을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기분, 혹은 이해보다는 오해에 가까워지게 하는 기분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죠. 『1인용 기분』 은 그런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요?


웹툰 속 인물들은 모두 조금씩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 부족함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또 서로를 위로할 수 있기도 하고요. 다양한 결핍과 다른 태도들을 보여준 것은 모두에게 통용되는 정답이 없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서로 이렇게나 다르고, 그래서 우리는 모두 틀린 동시에 옳은 사람들이다, 이런 말을 저는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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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작가님에게 모모(고양이)란?


사랑을 받는 일만큼 사랑을 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모모가 제게 그걸 정말 잘 느끼게 해준 존재예요. 이렇게 변덕쟁이여도, 이렇게 못나도 사랑스럽구나, 매일 그 생각하거든요. 이런 경험이 쌓이니까 타인들이 제게 가지는 감정도 제가 모모를 대할 때만큼 무구할 수도 있겠다는 믿음 같은 것이 생겼고요. 제게는 더 많은 감정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존재라 웹툰에도 자주 등장했는데, 독자분들도 저만큼이나 모모를 예뻐해주셔서 저도 참 행복했습니다.


 

 

1인용 기분윤파랑 글그림 | 비아북
“어떻게 살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궁금해하고 “열심히 산다고 사는데 왜 계속 이 모양일까”를 되묻는 사람들. 하지만 이들의 한숨과 다사다난한 일상은, 우리가 언제나 “성장 중”임을 나타내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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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