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영 "독립출판물이 『이십팔 독립선언』이 되기까지"
혼자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게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되고, 하나의 인격체로 독립하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그렇게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꼭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자기 방이 될 수도 있고, 혼자 가는 카페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게 만약 집이라면 최고의 환경이 될 것 같아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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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에서 마케터로 일하는 저자는 3년째 혼자 살고 있다. 그녀가 독립을 선언한 이유는 단순하다. 일주일에 7일 중 5일,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매일 반복되는 지옥철 생활에 지쳐있을 때 결정적으로 지하철에서 ‘어깨빵’을 당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인 집에서 서울에 있는 직장까지 매일 왕복 3시간을 지옥철에서 무감정 좀비가 되었지만 강력한 ‘어깨빵’에 번쩍 정신이 들고 짜증이 나 회사 근처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며 연애에서도 독립하게 됐다. 평범하고 단조로운 20대를 보내던 그녀의 인생은 독립을 기점으로 하나둘씩 변하기 시작했다.

 

어딘가 얽매였던 곳에서 독립하며 성장하고, 삶의 언덕을 넘으면서 그녀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 그녀와 비슷한 이십팔춘기의 감정을 느끼는 28살, 28살을 지난, 28살이 될 청춘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ㅇㅅㅍ 독립선언』 이라는 독립출판물에서  『이십팔 독립선언』 으로 책을 정식 출간하셨어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아직도 신기해요. 누가 볼까 봐 블로그에 비공개로 썼던 글인데,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와서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는 게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특히 제 경우엔 글이 책으로 엮이기까지 여기저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책을 써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출판사에 투고해서 정식 출간을 하게 된 것도 모두 동료들 덕분이었어요. 글에 대한 조언도 많이 받았고요. 정말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아요. 저도 주위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어요.

 

독립을 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집을 구하는 게 우선일 겁니다. 지금 집을 만나게 된 과정은 어땠나요?


말 그대로 ‘욕심을 내려놓는 수행’의 과정이었어요. 인터넷에서 보는 원룸은 엄청 예쁘잖아요. 창도 크고, 벽지와 싱크대 모두 흰색으로 깔끔하고. 저도 그런 집을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돈이 한정적이니 계속 하나씩 포기하게 되었어요. 신축이 아니어도 괜찮다, 엘리베이터가 없어도 괜찮다, 꼭대기 층이어도 괜찮다, 뭐 이렇게 하나씩 포기하니까 선택권이 생기더라고요. 사회초년생이 다 그렇듯, 다른 조건은 다 포기하고 회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제일 저렴한 집으로 구했어요.

 

작가님께서도 언급하셨듯 독립을 하고 나면 가족이 생각하는 ‘우리 집’과 내가 생각하는 ‘우리 집’이 달라집니다. 그러다 보면 때로는 가족이 서운해하기도 하죠. 처음 독립을 선언했을 때 부모님께서 반대하지는 않으셨나요? 가족을 어떻게 설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부모님이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세요. 어릴 적에 친구 집에서 자는 것도 허락하지 않으셨으니 독립은 감히 꿈도 꿀 수 없었죠. 그런데 입사하고 나서 야근이 정말 많았거든요. 매일 12시에 퇴근해서 잠만 자고 다시 아침 7시에 출근하는 생활을 1년 반 하니까, 독립을 허락하시더라고요. 제가 엄청 힘들어했거든요. 평일에 잠을 아껴 뒀다가 주말 내내 잠만 잤을 정도로요. 설득 방법은 힘든 티(?)를 팍팍 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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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후 전기가 나가기도 하고, 고지서가 밀리기도 하는 등 처음 겪는 일이 많으셨어요. 이제는 어엿한 독립 3년 차이신데, 혼자 사는 삶에 많이 익숙해지셨나요?


네, 이제는 많이 덤덤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된다는 것도 알았어요. 전등을 바꿀 때도, 열쇠를 잃어버려 집에 못 들어갔을 때도 수리기사님을 부르면 다 해결되더라고요. 다만, 치안에 대한 두려움은 좀처럼 적응되지 않아요. 그리고 이 두려움이 무뎌지면 안 될 것 같아 일부러 더 촉각을 세우려고 하는 것도 있고요. 언제나 초식동물의 자세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어요.

 

사춘기는 무던하게 지나갔지만, 28살에 독립한 후 이십팔춘기를 겪었다고 하셨어요. 슬픔과 까칠, 소심 등 몰아치는 감정의 파도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저는 극복하는 방법을 몰랐어요. 그리고 그 시기엔 이게 ‘이십팔춘기인가’ 하는 생각도 없었어요. 그냥 힘들기만 하고, 혼자서 울며 잠드는 날도 많았고요. 여행을 떠나면 좀 괜찮아지려나 싶었는데,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똑같았어요. 그저 며칠간 도피한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어주진 못했어요. 한참을 앓은 뒤 지나고 나니까 알겠더라고요. 내가 사춘기를 느지막이 마주했구나 하고요.


그 시기에는 어디에 말도 못 하고 혼자서만 끙끙 앓는 경우가 많은데요. 혹시나 그런 시기를 지나고 계신 분들이라면 어디에라도 털어놓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그 창구를 글쓰기로 풀었어요. 글이든 말이든 밖으로 터트리면 자신의 상황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순간은 힘든 상황에 푹 빠져있다가도 이렇게 털어놓고 나면 한 번씩 헤어나올 수 있어요.

 

작가님은 책에서 독립을 권한다고 하셨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독립을 고민하는 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통학 시간과 통근 시간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 독립을 적극 권장 드립니다. 시간과 정신건강을 돈 주고 사는 거라는 측면으로 봐도 손해는 아니에요. 그리고 이 책에는 그런 육체적인 독립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타인으로부터 독립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데요. 혼자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게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되고, 하나의 인격체로 독립하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그렇게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꼭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자기 방이 될 수도 있고, 혼자 가는 카페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게 만약 집이라면 최고의 환경이 될 것 같아요.

 

추천사 라인업이 화려합니다!  『마케터의 일』  저자, 장인성 님과 래퍼 넉살 님의 추천사는 어떻게 받으셨나요?


제가 운이 좋게도 인성 이사님 밑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인성 이사님이 이끄는 배달의민족 브랜딩팀 팀원으로 일하고 있거든요. 인턴 때부터 5년 차 마케터가 되기까지 정말 많이 배워서, 제겐 상사라기보단 스승님에 가까운 분이세요. 첫 책이니만큼 이사님께 꼭 추천사를 받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부탁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역시 추천사 글을 너무 잘 써주셔서 받자마자 코끝이 찡- 해졌어요.


그리고 넉살 님은 제가 참 좋아하는 뮤지션이에요. 벌써 4년째 열성 팬 중 한 명이에요. 그래서인지 추천사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써주시더라고요. 이렇게 팬 한 명 한 명 다 챙겨주시는 참 따뜻한 래퍼이십니다. (ㅎㅎ)

 


 

 

이십팔 독립선언강세영 저 | 상상출판
결코 가볍지 않은 삶에 대한 자기 성찰과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작은 위로와 공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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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