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유럽 음식이라고 하면 치즈가 듬뿍 들어간 피자나 파스타, 두툼한 스테이크 등 고열량 음식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유럽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우리의 생각과 180도 다르다. 유럽 사람들의 저녁 식탁에는 최소한의 조리 과정을 거친 싱싱한 채소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한 건강한 요리가 매일 오른다. 조리 과정도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밥, 국, 반찬을 따로 준비하고, 밑반찬 하나 만드는 데 몇십 분씩 소모되는 우리나라 식탁에 비하면 그야말로 ‘초간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건강하고 간편한 ‘유럽식 집밥’을 매일 우리 집 식탁 위에 차릴 수 있는 레시피북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비정상회담》으로 친숙한 벨기에 대표 '줄리안'의 어머니 베로니끄 퀸타르트. 『유럽식 집밥』 에는 간호사 출신이자 채식주의자로서, 무엇보다도 가족의 건강을 우선시했던 엄마로서 그녀가 추천하는 50가지 유럽식 웰빙 집밥 레시피가 가득 담겨 있다.
한국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 드립니다.
한국 독자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벨기에에서 태어나 지금은 한국에서 방송인이자 디제이로 활동하고 있는 줄리안 퀸타르트의 엄마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여행지, 역사를 소개하는 책은 많은데 음식과 레시피를 소개하는 책은 처음 본 것 같아요. 유럽의 음식을 소개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의 세 아이 가운데 장남 마튜와 막내아들 줄리안은 제가 사는 벨기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요. 각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한국 서울에서 지내고 있지요. 저는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주 먹고 좋아했던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고자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가끔은 그들이 내가 알려준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어 사진을 찍어 보내주기도 해요. 저는 그럴 때마다 제가 그들의 요리에 담겨 있다고 느끼곤 하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동양에서는 밥을 주식으로, 서양에서는 빵을 주식으로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유럽 사람들은 집에서 어떻게 식사를 해결하나요?
유럽 사람들은 아침 식사로 빵을 자주 먹으며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점심 식사로 샌드위치를 먹습니다. 주된 식사는 사람들이 학교나 회사 등에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때인 저녁에 이루어집니다. 벨기에에서는 감자를 튀기거나 삶고 으깨는 등 다양하게 조리해서 많이 먹습니다. 그리고 주된 식사는 고기나 생선 조각에 채소와 감자를 곁들여 먹지요.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주로 먹으며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는 메인 요리에 빵을 곁들여 먹습니다.
음식을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저는 학생일 때부터 채식주의와 천연식품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렇게 1974년부터 유기농 식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지요. 특히 간호사가 되면서 건강한 음식에 관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만큼 저는 가족을 위해 건강한 재료로 건강한 요리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건강하지 않은 재료로 만든 음식은 가족을 생각하는 제 마음을 담기에 충분하지 않죠.
집밥이라면 보통 엄마가 해주는 밥, 가족들이 함께 자리에 앉아 먹는 밥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한국은 밥상머리 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데 혹시 유럽에서도 집에서 밥을 먹을 때 지켜야 할 예절이 있을까요?
우리는 가족과 함께 식사하면서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공유하는 시간을 보내기를 좋아해요. 양손에 포크와 나이프, 스푼을 이용하며 냅킨을 무릎 위에 두지요. 우리는 자리에 꼿꼿이 앉아 식사하는 동안에는 대화를 많이 하지 않지만, 식탁에서 조심스럽게 코를 풀 수는 있어요.
줄리안이 10대일 때는 비디오 게임에 푹 빠져 있어서 저녁 식사를 하지 않은 채 게임만 하려고 한 적이 있어요. 제 남편은 줄리안을 식사하러 오게 하려고 강제로 전기 차단기를 내린 적도 있는데, 그때 줄리안이 정말 화를 많이 냈었지요.
중간중간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보고 겪었던 일들이 에세이 형식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제가 유럽을 여행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었어요. 평소에도 여행을 즐기시나요? 또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사는 벨기에는 위치적으로 유럽의 중앙에 있어서 다른 유럽 국가로 이동하기가 정말 쉽습니다. 제가 학생일 때는 친구와 히치하이크하거나 배낭만 메고 기차를 이용해 매우 싼값으로 많은 여행을 다녔어요.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크로아티아, 그리스, 체코 등을 여행했지요. 미국에서 1년 동안 살았고, 장남인 마튜가 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3년 동안 지냈습니다. 줄리안이 사는 서울에도 여러 번 방문했지요. 이렇게 여행을 하면 삶의 다른 방식을 볼 수 있고, 다른 문화를 알게 되면서 마음이 열리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줄리안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또 독자들에게 집에서 직접 만들어보기를 추천하는 레시피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줄리안은 미트볼을 정말 좋아해요. 저는 《삼청동 외할머니》를 촬영하면서 이 요리를 선보였지요. 우리는 벨기에에서 미트볼을 정말 자주 먹는데, 따뜻하게 해서 소스를 곁들여 먹거나 차갑게 해서 간식으로 맥주와 함께 먹어요.
줄리안은 리에주식 스튜도 참 좋아해요. 이 요리는 우리가 사는 리에주 지역의 전형적인 음식으로 깍지콩과 베이컨, 화이트와인 식초로 만들어요. 또한 저의 어머니께서 알려주신 레시피인 삶은 닭 요리도 줄리안이 좋아하는 레시피 가운데 하나예요. 이 음식은 줄리안이 어렸을 때 사촌들과 함께 할머니 댁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렇듯 어떤 요리는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한 순간을 기억하게 하지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저는 한국 분들이 유럽 사람들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평소 집에서 제대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어려울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다른 어떤 것들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집에서 요리하기 위해서는 조금만 노력하면 돼요. 여러분도 집에서 쉽게 레시피를 준비할 수 있어요. 건강한 음식이 오랜 조리 시간과 어려운 조리 방법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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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식 집밥베로니크 퀸타르트 저/이지원, 정연주 역 | 다산라이프
직접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곳곳을 여행하면서 전통시장의 상인이나 레스토랑의 주방장 등으로부터 얻은 유럽 사람들의 음식 문화와 현지 레시피가 생생하게 녹아 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