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여행 후 가장 처음 느낀 어려움은 인간 관계였어요
전 세계 사람들은 서로 함께 살아간다는 교과서적인 지식을 ‘그 말이 진짜네’ 하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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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지 모르겠지만, 여행이 유행이 된 듯한 시대다. 책은 말할 것도 없고, TV 채널과 SNS에도 여행 이야기가 넘쳐난다. 대부분의 사람이 여행쯤은 쉽게 떠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여행 안 다녀온 사람은 어디 기죽어서 살겠나 싶을 만큼.그런데 여기 아주 새로운 주제의 책이 있다. 30대 중반에 남편과 1년 동안 세계 여행을 다녀온 저자가 여행기가 아닌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첫날부터의 일상을 담은 것이다. ‘다시 시작한 서울살이’라는 부제가 말해 주듯, 저자는 『세계 여행은 끝났다』  에서 여행을 통해 새롭게 확인하게 된 한국에서의 삶과 새롭게 발견하게 된 자신의 모습, 그리고 다시 30대 직장인 부부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보통의 날들을 유쾌하고 솔직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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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자의 첫 책이 여행기가 아니라 다녀와서의 이야기라는 점이 참신합니다. 책의 주제를 이렇게 잡은 이유가 있나요?


저도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지만 서점의 그 많은 여행 에세이들 속에서 살아남을 만한 이야깃거리가 제 여행에 있었는지 의문이었어요. 50만 원으로 1년을 버텼다든지, 제가 남편과 남편의 전 애인과 그 사람의 반려견과 다 같이 여행을 했다든지, 여행 중에 강도에게 칼에 찔려 정신을 잃었는데 현지인의 도움으로 살아났다든지… 이 정도의 스토리가 아니고서는 제 책을 읽을 사람이 없을 것 같단 불신이 있었죠. 선입견이라는 걸 알면서도 버리기 쉽지 않더라고요.


멕시코에서 며칠 동안 신세를 졌던 대학교 동창이 이런 말을 했어요. 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도착한 날을 D DAY로 정하고, 그날부터의 일들을 적는 건 어떠냐고. 자기는 세계 여행자들이 어떤 태도로 다시 한국에서의 삶을 시작하는지 궁금했대요. 그 말을 듣고 ‘이건 써 보고 싶다’ 생각했죠.

 

작가님에게 지난 1년의 여행은 어떤 의미였는지, 또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해요.


전 세계 사람들은 서로 함께 살아간다는 교과서적인 지식을 ‘그 말이 진짜네’ 하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여행할 때 세계사와 종교사 책을 읽었는데 그래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네요. 막연하게 ‘우리가 정말 위 아 더 월드야? 하나야?’ 생각했었는데, ‘하나’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역사에 선을 긋고 사는 존재’라는 건 확실해지더라고요. 일상으로 돌아왔을 땐 모든 게 다 제자리에 있어서 감사하다는 마음과 안정감을 느꼈어요. 가족들도 그 자리, 친구들도 그 자리, 우리 집도 그 자리. ‘내 자리만 쏙 비어 있었는데 이제 다시 들어가서 복작복작 같이 살아가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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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1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가장 처음 느낀 어려움이 직장을 구하는 것(경제 활동)이 아니라 ‘인간관계’였다는 부분에서 잠시 멈췄었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인간관계 제1계명은 무엇인가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것. 이건 아주 친한 친구, 가족 모두에 적용하는 것인데요. ‘친구라면 당연히’, ‘가족이라면 당연히’라는 말로 자신이 원하는 걸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람을 만나면 뒷걸음질 치는 편이에요. ‘넌 내가 원하는 사람이 돼 줘야 할 의무가 있어’라는 말로 들린달까요.

 

 “좋은 날 다 가면 다른 좋은 날이 온다”는 문구가 꽤 오래 기억에 남는데요, 요즘 작가님의 즐거움은 무엇인가요?


운동과 ‘넷플릭스’입니다. 필라테스와 요가를 한 지 4개월 정도 됐는데 제가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워요. ‘내가? 내가 운동을 한다고? 말도 안 돼’ 그런 느낌? 그동안 운동 실력이 그렇게 늘어난 것 같지도 않은데 제가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재밌어요. 책에도 썼지만 저는 포기가 아주 재빠른 사람이거든요.


‘넷플릭스’는 여행 도중에 ‘집에 가자마자 구독 신청하자’ 벼르다가 오자마자 신청했어요. 대학 전공이 영화 연출이었고, 영상 콘텐츠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에요.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즌2 나오기만 기다리는 중입니다.

 

책이 나오고 나니, ‘이 이야기를 빠뜨려서 아쉽다’ 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빠뜨려서 아쉬운 소재가 있다기 보다는, 여행기 몇 편을 책 군데군데 삽입했는데 그 분량을 좀 더 늘렸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이 사람은 어떤 여행을 했기에 지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궁금해 하는 독자도 있을 것 같거든요. 혹시 제 여행기가 궁금하시다면 브런치나 인스타(@k.mang)에 올렸던 여행기를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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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세계 여행 시즌2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여행 외의 또 다른 꿈이 있는지 궁금해요.


평생 창작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공모전에 내려고 소설을 쓰다가 멈춘 상태로 여행을 떠났는데 너무 오래전의 글이라 다시 이어서 쓰긴 힘들어졌어요. 새로운 소재를 생각하는 중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에세이를 쓰는 것도 좋고, 남편과의 일상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것도 좋아해요. 계속 이야기를 짓고, 그걸 글로든 영상으로든 풀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 주세요.


이제껏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턴하고 싶은데 지금까지 걸어온 게 아깝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서 주저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해요. 휴학이나 퇴직, 국내 여행, 지옥 같은 사람 정리하기 등 각자의 쉼터를 만들어 내는 것도 또 다른 이름의 세계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세계 여행을 응원하고, 그런 여행들이 더 많이 시도되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김소망

 

지금껏 이사를 스무 번 남짓 다녔고, 남편과 일 년 동안 세계를 이사하듯 돌아다녔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책만큼 사랑한다. 평소에는 출판사에서 책을 만든다. 건강한 음식을 더 자주 먹고 싶다.
(인스타그램 @k.mang)

 



 

 

세계 여행은 끝났다김소망 저 | 꿈꾸는인생
1년의 세계 여행을 마치고 서울에서 맞는 첫날부터의 일상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읽다 보면, 여행은 여행대로 일상은 일상대로 의미가 있고, 나의 오늘이 꽤 괜찮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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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