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가도 환영 받는 여행지, 맛집
여행은 그렇게 한 줌 모래처럼 스르륵 사라져버리는 시간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기억하고 곱씹게 만들어줘요. 순간순간은 힘들지 몰라도 지나고 보면 아이와 함께했던 모든 여행이 눈부신 봄날이었어요. 아이는 꽃이었고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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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이 주말마다 하는 고민은 바로 ‘이번에는 아이랑 뭘 하고 놀지?’일 것이다. 고민 끝에 결국 뻔한 키즈카페로 발길을 향하지만 언제나 2% 부족하다. 우리 아이에게 뭔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엄마, 아빠도 즐거운 나들이는 없을까?

 

『아이여행 가이드북』  은 베스트셀러 여행 작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권다현 저자가 육아 동지들의 이런 마음을 헤아려 작심하고 준비한 국내 여행 가이드북이다. 아이들과 함께 누빈 전국 8도의 자연 명소, 박물관, 미술관, 체험공간 중 아이도, 엄마도 즐거웠던 여행지를 추렸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에 따라 묶어 구성했다. 1년 365일 계절 따라 여행했던 그녀의 다채로운 경험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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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여행 책을 쓰신 여행 작가시지만, 아이와의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는 건 조금 특별했을 것 같아요. 책을 쓰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번 책은 저보다 아이가 더 설레며 기다렸어요. 우리가 함께했던 지난 10년의 여행이 총망라된 책인 데다 자기 사진이 표지에 실린다는 걸 알고 무척 기뻐했거든요. 특히 프롤로그에 실린 글을 참 좋아했어요. 요즘 잠들기 전에 프롤로그를 읽어 달라고 하는데, 수학 시험 45점 맞은 이야기에선 둘 다 킥킥거리며 즐거워해요. 아이와의 여행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고, 그것을 저처럼 아이 키우는 육아 동지들과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아이여행 가이드북』  처럼 아이와의 여행을 돕는 책이 꽤 많이 출간되었어요. 작가님은 오랫동안 아이와 여행을 다니셨는데 처음엔 어떻게 여행을 준비하셨나요?


아이와의 첫 여행을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이었죠. 또래 친구들에 비해 결혼도 빨랐고 육아도 일찍 시작한 편이라 물어볼 친구도, 요즘처럼 참고할 만한 책도 없었거든요. 게다가 남편이 군인이라 함께 여행할 수 없는 상황이 더 많았기에 대부분의 준비를 저 혼자 감당했어요. 자연스레 실패의 연속이었죠. 한번은 화장실도 없는 산길에서 아이가 응가가 마렵다고 한 적이 있어요. 결국 간식을 싸갔던 비닐봉지에 응가를 받아 산에서 내려올 때까지 가방에 메고 다녔던 향기로운(?) 추억 덕분에 지금은 언제 어디를 가든 지퍼백은 절대 빠트리지 않는 준비물이 됐죠. 책에 정리해둔 여행 준비물 리스트나 갖가지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들은 모두 이런 경험의 결과예요. 실패만큼 값진 경험은 없다는 걸 아이와 여행하면서 매번 느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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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기보다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게 일상이잖아요. 그래서 주말에 가족과의 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건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는 아이에게 여행이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몇 달 전에 본 드라마의 스토리나 예능 프로그램의 에피소드는 세세하게 기억하기 힘들어요. 영상으로 얻은 정보들은 이렇게 금세 잊히지만, 여행에서 다양한 감각으로 접한 정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곱씹게 되더라고요. 아이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여행은 길 위의 학교'란 말을 참 좋아하는데, 아이가 학교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과 빛나는 가치들을 여행에서 차곡차곡 쌓아 나갔으면 좋겠어요.

 

반대로, 아이와의 여행이 부모에게는 어떤 시간이고 의미일까요?


부모들 마음은 다 똑같을 거예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던 조그만 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 곁에서 함께 걸으며 조잘조잘 떠드는 걸 보면 새삼 놀라워요. 그래서 아이가 조금만 더 천천히 자라줬으면 싶죠. 아이와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린 느낌이거든요. 여행은 그렇게 한 줌 모래처럼 스르륵 사라져버리는 시간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기억하고 곱씹게 만들어줘요. 순간순간은 힘들지 몰라도 지나고 보면 아이와 함께 했던 모든 여행이 눈부신 봄날이었어요. 아이는 꽃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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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집에서와는 또 다른 아이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동안 몰랐던 아이의 새로운 모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아이와 제주 비양도를 여행할 때였어요. 제법 굵은 소나기를 만났는데 할머니 한 분이 잠시 비를 피하라며 집으로 초대해주셨죠. 다행히 금세 비가 그쳤고 덕분에 남은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섬을 떠나기 전 아이가 구멍가게 앞에서 살 게 있다고 고집을 피우더라고요. 군것질을 하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웬걸, 박하사탕 한 봉지를 들고 나오더라고요. 알고 보니 할머니 댁에 있던 마지막 사탕을 자기가 먹었다며 할머니께 꼭 사탕을 가져다드리고 싶다는 거예요.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혼자 폭풍 감동했던 적이 있네요. 그때만 해도 첫째 아이 혼자라 혹여 이기적으로 자라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엄마의 걱정이 무색하게 길 위에서 따뜻하고 넉넉한 아이로 자라고 있었던 거죠.

 

 『아이여행 가이드북』  에 키즈 프렌들리 맛집을 함께 소개해주셨어요. 평소 여행지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나 키즈 프렌들리 식당을 고르시는 노하우가 있다면요?


집에선 한두 가지 반찬을 챙기는 것도 벅차니까 여행지에선 밑반찬이 다양하게 나오는 식당을 선호해요. 미리 리뷰를 통해 상차림을 확인하는 거죠.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보다는 평소 먹기 힘든 나물이나 채소 반찬을 맛보게 하고, 그중에서 잘 먹는 음식은 기억해뒀다 집에서 시도해 봐요. 또 식당에 가기 전에 꼭 전화로 아기의자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요. 있다면 가족 손님을 배려하는 '키즈 프렌들리'한 식당이란 의미고, 혹시 없더라도 좌식 테이블을 권하는 식으로 대안을 고민해주는 곳은 비교적 마음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식사 후에는 "덕분에 아이와 편하게 밥을 먹었어요"라며 꼭 고마움을 표시해요. '키즈 프렌들리' 식당에 그만큼의 보상을 해준다면 '예스 키즈존'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아이여행 가이드북』  은 작가님의 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함께 쓰신 거나 다름없는 것 같아요. 함께 여행하고, 기꺼이 사진 속 모델이 되어 준 아이들에게도 한 마디 해주세요!


저의 오랜, 그리고 늘 사랑스러운 여행 친구였던 명석에겐 너와 함께여서 모든 순간이 좋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요즘은 엄마인 저보다 친구들과 노는 걸 더 좋아하는데, 여행만큼은 엄마와 조금 더 함께하자고 부탁도 하고 싶고요. 그리고 이제 막 같이 여행을 시작한 둘째 녀석에겐 그저 건강해달라고, 그래서 더 많은 길을 천천히 같이 걸어가자고 말해주고 싶네요.

 

 

 

 

*권다현

 

여행작가이기 전에 여행자라는 정체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족이다.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용돈을 모아 낡은 영동선 열차를 타고 험한 산자락을 오르내리며 서울구경 가는 것이 인생 최대의 즐거움이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적금통장 하나만 달랑 들고 영국 소도시 기차여행을 하며 기차여행의 낭만을 마음껏 즐겼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공연전문지 [문화타임즈] 기자,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기자, 여행정보사이트 [피클(PICKL) 콘텐츠 운영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프리랜서 인터뷰어 및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내일로 기차로』를 알차게 만들기 위해 수개월간 전국을 누비며 기차로 가능한 거의 모든 여행지와 저렴한 맛집, 숙소 발굴에 열정을 쏟았으며, 내일로 시즌에는 내일로 여행자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과 호흡을 하며 기차여행에 꼭 필요한 최신 정보를 담아내려 노력했다. 지은 책으로는 『내일로 기차로』,『체크인 서울, 테이크 아웃 1박 2일』『서울 여행 코스 101』이 있다.

 

 

 

 


 

 

아이여행 가이드북권다현 저 | 상상출판
엄마ㆍ아빠에겐 익숙한 여행지부터 엄마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이 난 여행지까지 서울에서 제주까지의 아이 여행지를 총망라했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신선한 경험이 가능한 여행지를 위주로 구성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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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