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밍 립스, 후배가 선배에게 올리는 헌사
현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밴드의 장수와 성공의 비결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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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와 「She don’t use jelly」가 인기차트에 오르며 데뷔 후 약 10년 만에 주목을 받은 플레이밍 립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99년 을 주류 시장에 걸치며 새 시대를 향해 손을 뻗었다. 독창과 실험으로 이어진 3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도 빛난 「Race for the prize」, 「Do you realize??」, 「The yeah yeah yeah song (With all your power)」를 비롯해 대중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았던 밴드가 열다섯 번째 앨범으로 리더 웨인 코인이 참여한 동명의 전시회용 음악이자 이들의 기원에 대한 헌정을 담았다.

 

왕의 탄생과 함께 그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다. 이들의 음악만큼 범상치 않은 가사로 시작하는 이번 음반은 서사적으로 진행된다. 새와 고양이 소리를 넣은 「The sparrow」와 「How many times」, 밤하늘 우주를 연상케 하는 「Electric fire」, 장의 행렬의 장송곡을 닮은 「Funeral parade」 등 뮤지컬처럼 가사를 따른 사운드가 살아 있다. 앨범의 방향성이 현실감과 실재감을 살려 전시품의 감상을 돕기 위한 것임을 증명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음악적 효과로 작품의 기승전결을 구성한 것보다 펑크 록 밴드 클래시의 멤버였던 믹 존스가 대부분 곡에 해설자로 합류한 점이 더욱 극적인 지점. 1986년 첫 정규작 와 2집 의 「Everything’s explodin’」에서 드러나듯 사이키델릭과 실험적인 록 밴드로 알려진 플레이밍 립스의 뿌리는 펑크다. 같은 해 비슷한 시기에 데뷔하고 해체한 클래시와 플레이밍 립스는 ‘We don’t know how and we don’t know why’의 노랫말처럼 그 탄생과 죽음을 함께 한다. 후배가 선배에게 올리는 멋진 헌사다.

 

웨인 코인은 SNS에 믹 존스가 대부분 노래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활동 30년 이상의 연륜을 자랑하는 그도 우상 앞에서는 그렇게 다시 어린 아이가 된다. 는 웨인 코인 개인의 목적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플레이밍 립스의 기원을 찾아 과거로 돌아간다. 현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밴드의 장수와 성공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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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밍 립스 #King’s Mouth #How many times #She don’t use j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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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