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어긋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더 곪아 터지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엄마 아빠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눈높이 연습’이다. 청소년 리더십 및 진로 학습 전문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부모와 아이를 상담하고 웃음을 되찾아준 베테랑 교사인 윤주선 저자는 수백 번의 코칭을 통해 부모와 자녀 간에 소통이 안 되는 건 부모가 아이에게 눈을 맞춰줄 생각이 없는 데서 시작함을 깨닫게 됐다. 부모가 어른의 눈으로만 아이를 바라보니 관계는 탈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이보다 높았던 부모의 눈높이를 조금 낮춰 서로 마주 보자. 예를 들어 부모는 평소 혼내던 아이의 모습을 기회, 즉 강점으로 봐야 한다. 종일 유튜브만 보는 아이에게 꿈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아닌지, 게임에 빠진 아이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게임의 룰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건 아닌지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의 꿈을 꺾기만 했던 잔소리는 아이의 잠재력을 깨우는 힘이 되고, 어딘가 부족해 보였던 아이의 특성은 부모의 존중과 격려를 만나 잠재력으로 빛을 발한다.
교사, 코칭 상담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데, 이 책은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응원하는 사람이 있을 때 아이는 잠재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많은 부모님께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공교육 안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많은 아이의 가능성을 살리고 지친 마음까지 안아주고 싶어요. 두 아들을 키우는 직장맘으로 책을 쓰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어요.
책 제목에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눈높이’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눈높이는 아이의 잠재력과 속도를 존중하는 거예요. 부모와 아이는 닮았지만,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따라 하면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사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고 결코 행복해질 수 없어요.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진심으로 존중할 때 신뢰 관계(rapport)가 형성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진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부모와 교사라면 반드시 눈높이 연습을 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은 바로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관계’니까요.
눈높이를 아이에게 맞추라는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요. 사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막상 아이를 보면 혼부터 내게 돼요. 이럴 때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도움이 될까요?
그럴 때는 부모인 나를 먼저 살펴봐야 해요. 내 마음이 불편하고,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추기 힘들어요. 그러니 감정이 욱하고 올라올 때는 잠시 멈추고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나는 아이의 이런 행동이 불편하구나,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엄마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되는구나, 좋은 엄마라고 인정받고 싶구나’ 하는 식으로 마음을 먼저 알아주면, 놀랍게도 화로 솟구친 감정이 내려갑니다. 그런 다음에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부모의 마음이 평안해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는 것, 꼭 명심하세요.
책 속에 나오는 작가님이 직접 학교에서 만난 많은 아이의 사례가 기억에 남아요. 특히 거칠게 욕을 하는 사춘기 아이를 웃으며 지도하기도 하셨죠! 그런 아이를 토닥이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궁금해요.
사실 대부분의 아이가 욕을 해요. 욕을 하지 않는 아이가 반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니까요.
중요한 것은 욕하는 아이에겐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안 됩니다. 화를 내면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거든요. 저는 일단 먼저 아이에게 욕을 한 이유를 물어보고,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요. 순간적으로 욱해서, 이전부터 교사인 나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서, 부모님께 혼이 나서, 친구 문제 때문에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거든요. 원인을 알아본 뒤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함께 찾아요.
예를 들면, 저는 욕을 한 아이에게 ‘정해진 시간에 매일 선생님을 찾아와서 칭찬해주기’ 미션을 주었어요. 아이도 처음엔 당혹스러워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웃으며 다가와 저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그것도 아주 예쁜 말로요.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작가님이 생각하기에 아이가 올바른 자존감을 가진 한 사람으로 성장하려면, 가정에서 제일 먼저 어떤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존재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담임을 할 때, 조회 시간에 “여러분은 숨만 쉬어도 이미 완벽한 존재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많은 아이가 놀란 표정을 지었고 특히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남학생의 눈가에 눈물이 핑 도는 모습을 보았어요.
우리는 뭔가를 잘해야만 인정받는다고 생각하죠. 어린 시절부터 ‘남보다’ 잘할 때만 칭찬과 인정을 받았으니까요. 세상에 단 한 하나뿐인 내 아이가 어릴 때부터 그저 ‘존재’만으로 인정받는다면, 자연스럽게 자신을 소중한 존재라고 인식할 거예요. 지금부터 매일 아이의 존재에 감사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면 어떨까요?
많은 부모님과 아이를 괴롭게 하는 것이 바로 ‘비교하는 마음’입니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계속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고, 내 아이만 부족한 점만 크게 보여요. 부모의 욕심이 아이의 눈높이를 앞지를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가 원하는 아이의 모습이 있을 때, 자꾸 비교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옆집 아이처럼 수학 좀 잘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비교와 욕심 같은 것들이죠. 하지만 부모가 원하는 자세와 태도를 강요하면 아이는 자신의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옆집 아이가 아닌 내 자녀에게만 시선을 고정하세요. 그리고 아이의 강점을 발견하세요. 부모의 관점이 달라지면 아이는 놀랍게 성장합니다. 약점은 기회로 봐주세요. 약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성격이 외향적인 사람보다 조심성 있는 내향적인 사람이 더 많이 살아남았다는 연구 결과처럼 말이에요.
오늘도 잔소리만 했다며 자신은 좋은 부모가 아니라고 자책하는 분도 많아요. 그런 지친 부모님께 필요한 용기와 응원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도 학교 일이나 집안일로 힘에 부칠 때 아이의 작은 실수에도 짜증이 나요. 이럴 땐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토닥토닥해줍니다. 엄마, 아빠도 울 수 있고,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을 수 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부모가 됐으니 실수를 하는 게 당연해요.
중요한 건 조금씩 성장해가는 거예요. 열 번 하던 실수를 아홉 번, 여덟 번으로 줄여가는 것처럼요. 방향만 바로 잡는다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에게 잔소리하고 화내고, 실수하고 넘어지는 ‘나’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안아주세요. 노력하고 있는 자신을 응원하고 격려해주세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그리는 부모라는 그림에 도달하게 될 테니까요.
*윤주선
밖에선 수많은 아이를 만나는 고등학교 교사, 집에선 두 아들의 엄마. 평소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는 편이라 학교에서도 “선생님은 좀 다른 거 같아요”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누구보다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기에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잔소리 대신 긍정적으로 기다려주는 자세를 갖고 효과를 본 뒤로, 지친 아이들과 부모님을 코칭하며 기쁨을 느낀다. 이 책을 통해 부모에게 아이는 아직 자라는 중이라는 점을 인식시키고, 아이에게 눈높이를 맞추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현재 한국코치협회의 인증코치(KPC)로 활동 중이며, 이외에도 버츄프로젝트, 진로 학습 코칭, 청소년 리더십 및 자기계발 활동 분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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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눈높이 연습윤주선 저 | 포레스트북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영상을 찍고 유튜브 계정을 만들거나, 학교에서 아이가 발표할 때 참고할 지문을 함께 준비해보는 등의 시간을 가지면 부모의 눈높이는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맞춰진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