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연말 공연 가이드
12월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남다른 이벤트를 생각한다면 예나 지금이나 공연 만한 게 있을까! 부모님과 함께,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연말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알찬 공연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과연 티켓이 남아 있느냐! 일말의 행운을 기대하며 연말에 볼 만한 공연들을 살펴본다.
부모님과 함께 - 센스 있는 효도 선물 콘서트
스타 아이돌을 능가하는 인기와 이른바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으로 공연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는 나훈아 씨의 전국 투어 <청춘어게인> 이 성황리에 이어지고 있다. 12월 13일~15일 서울 공연과 21일 진주, 28일 인천 공연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기사를 쓰면서 다시 확인해 봐도 모든 공연 ‘잔여 0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총 18개 지역에서 진행된 공연은 티켓 오픈과 함께 평균 6분 만에 매진돼, 부모님을 위해 티켓팅에 나선 자녀들도 새삼 ‘나훈아의 존재감’을 알게 됐다는 후문. 공연장에 함께 가면 뛰어난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나훈아에 열광하는 부모님의 마음까지 십분 이해하게 된다는데, 어디 취소된 표 없나?!
2019년 ‘트로트 열풍’을 주도한 미스트롯 군단이 전국 투어에 나섰다. 송가인, 정미애, 홍자, 정다경, 숙행, 박성연, 두리, 김소유, 하유비 등 트로트 여신들이 <내일은 미스트롯 전국투어 청춘 콘서트> 라는 이름으로 올 한 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경연곡과 방송에서 선보이지 않은 신곡들을 선보인다. 9인 9색의 개별 무대는 물론이고 흥과 멋이 더해진 합동 무대, 화려한 연출도 볼거리다. 청주를 시작으로 이미 서울 공연은 마무리됐고, 익산, 안양, 부산, 수원, 의정부, 성남, 부천, 광주, 창원 등 방방곡곡으로 내년 3월까지 찾아간다. 각 도시마다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초대가수와의 특별 무대도 기대해볼 만하다.
연륜 있는 트로트 보컬 중에 가장 팬층이 넓은 가수를 꼽으라면 단연 김연자 씨가 아닐까. EDM과 트로트의 절묘한 만남 ‘아모르 파티’로 남녀노소를 사로잡았던 김연자 씨도 전국 곳곳에서 연말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젊은 세대의 경우 ‘김연자는 몰라도 아모르 파티는 안다’는 사람이 많은데, 이번 공연에서 김연자 씨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보면 어떨까. 일찌감치 일본 무대에 진출했고, 올림픽 찬가 ‘아침의 나라에서’로 서울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오르며 엔카계 거물로 재탄생했으며, 2001년에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공식 초청으로 평양에서도 공연했던 트로트 여왕이다. 파워풀한 고음이 장착된 뛰어난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는 기본이랄까.
아이와 함께 - 어른이 더 즐거운 크리스마스 콘서트
<백조의 호수> 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 이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무대를 마련한다. 국내 각 발레단도 앞다퉈 전국의 무대를 수놓는 가운데,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12월 14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차이콥스키 3대 발레곡 중 하나로 꼽히는 <호두까기 인형> 은 배경 자체가 크리스마스이고 꿈속에서 선물로 받은 호두까기 인형과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라 고전발레 작품 중에서도 유독 어린이 관객이 많다. 발레단마다 버전이 다른 만큼 골라보는 재미도 있는데,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차이콥스키의 낭만적인 음악 위에 고난이도의 다채로운 안무와 화려한 볼거리가 성인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제목부터 크리스마스에 제격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콘서트 <선물> 은 12월 24일 성남아트센터를 시작으로, 25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6일에는 세종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올해 국내 데뷔 15주년을 맞아 그가 속한 현악사중주단 에네스 콰르텟 리사이틀부터 마지막으로 열린 디토 페스티벌에 이은 피날레 무대로, 아늑한 집에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듯,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준 팬들에게 자신이 아끼는 음악을 모아 그의 친구들과 함께 선물하는 공연이다. 특히 스테판 재키브와 함께 할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에서는 용재 오닐이 비올라 대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등 이색적인 모습도 선보일 예정이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연말 콘서트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 이 12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4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지난 2009년 이후 매해 진행되고 있는 유키 구라모토의 연말 공연은 올해 10주년을 맞아 더욱 달콤하고 로맨틱한 무대로 꾸며진다. 1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피아니스트 한지호 씨가 각각 디토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로망스 2번’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20여 년간 사랑받아온 유키 구라모토의 베스트 명곡들과 신곡, 새롭게 편곡된 캐럴을 선사할 예정이다.
밝고 활기찬 크리스마스 음악과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는 슈퍼히어로 영화 속 음악을 65인조 오케스트라의 풍성하고 화려한 선율로 만나는 <슈퍼히어로와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 는 12월 21일 성남아트센터, 25일 김해서부문화센터에서 개최된다.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를 시작으로 올해 화제의 영화 ‘알라딘’까지 크리스마스 버전으로 편곡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연말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특히 전 세계 남녀노소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슈퍼맨’,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 영화 속 주제곡도 아르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로 즐길 수 있다.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