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성격과 다재다능한 끼를 가졌지만 통통한 몸이 불만인 ‘치도(박이슬)’. 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 이웃 어른에게 “안 본 사이에 살쪘다”는 말을 듣고 다이어트 지옥이 시작됐다. 당시 나이는 고작 11살. 이후 예쁘고 날씬한 여자들을 부러워하며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살아야 했다.
이 책은 저자가 다이어트를 그만둔 후 나다움을 되찾고 내추럴 사이즈 모델, 패션 유튜버로 위풍당당하게 살아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 기록이다. 책에서 저자는 통통해져서 받은 마음의 상처, 살 빼고 느낀 달콤함, 다이어트 강박과 식이장애를 겪고 피폐해진 삶, 그 모든 경험에서 얻은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라는 깨달음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무겁고 진지할 수 있는 ‘외모 지상주의’ ‘여성의 몸’이라는 주제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풀어냈다. 저자의 이야기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00만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한 KBS, SBS, YTN, 채널A, 코리아타임스, BBC News 코리아 등 국내 언론과 미국 AP통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다수 외신에서 보도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고 말한다. 보디 포지티브, 즉 ‘나답게 편하게 살자’이다. 이는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거나 미워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한다. 또한 자신이 원치 않는 것을 그만두는 용기를 낼 때 비로소 나답게, 자연스럽게, 편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SBS, 중앙일보, ytn, 얼루어 등 다양한 방송사, 언론사에서 다수의 인터뷰를 하셨던데 작가님께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제가 말하는 ‘바디 포지티브’는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에요. 외모 지상주의, 루키즘 같은 주제는 사실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단골로 토론하던 이슈입니다. 그 때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있었어요. 하지만 관련 산업들은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더욱 발전했고, 그 규모가 한 개인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렸습니다. 그래서 방송사나 언론사에서도 그 위험성에 대해 누구보다 재빠르게 취재하시고, 알리려고 하신 것 같아요.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 모델, 그리고 차별 없는 패션쇼 까지 이를 통해 전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가 무엇인가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주인공들의 모습은 전형적이었잖아요. 쉽게 말해서 그동안 ‘사이즈가 좀 있는 여성’하면 생각나는 주인공들이 얼마 없어요. 있어도 예능인, 엄마 이 정도? 그래서 다양한 기준을 가진 ‘주인공’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회가 정한 미의 기준을 벗어나는 몸일지라도 패션을 긍정하고, 사랑하고, 가감 없이 자유롭게 몸을 드러내는 여성들이요. 우리는 지워진 ‘그 외’의 존재들이 아니거든요. “우리도 여기에 분명히 존재한다.” 이걸 전하고 싶었어요.
책에서 자신과의 대화로 해답을 얻는 과정이 인상적이에요.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대화는 어떤 도움이 되나요?
감정이 막 통제가 되지 않고 말처럼 막 날뛰면서 정신을 뒤흔들어 놓을 때 딱 잡아주는 고삐 같아요. 사실 기분 나쁜 감정이 들면 “아.. 나 기분 나쁘다!” 이 감정 하나에만 매몰되어 왜, 무엇 때문에 기분이 나쁜지, 정확하게 기분 나쁜 것 중에서 고통인지, 질투인지, 열등감인지 잘 몰라요. 안 보려고 해요. 근데 그럼 더욱 그 나쁜 감정 속으로 끌려들어 가요 결국.
한 번은 이런 말을 들었어요. “고통이 너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네가 그 고통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그 나쁜 감정을 보내주려면 일단 제대로 마주봐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해요. “아구구 우리 이슬이가 기분이 나빴구나! 몰라줘서 미안해! 내가 위로해줄게. 왜 기분이 나빴어? 무엇 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기분이 나빠? 뭐라고 말하면 기분이 풀릴까?” 이렇게 쭉쭉 묻고 답하다 보면 결론이 나요. 그러다보면 대부분은 매몰되지 않고 “휴, 그래 보내주자!” 이렇게 되요. (물론 이렇게 해도 잘 안보내지는 감정들도 있어요. 치유하는데 꽤 오래 걸리는 감정들도 많은데, 그런 것들은 보통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트라우마 혹은 상처와 연결되어 있는게 대부분인 것 같아요.)
16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활동하고 계신데,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는 계기가 있었을까요?
그동안 다른 인터뷰들, 책에 쓴 내용들보면 내츄럴 사이즈 모델을 알리고 싶었고, 66-77 사이즈 패션도 알리고 싶었고, 바디 포지티브 이야기도 수면 위로 올리고 싶었다 구구절절 많이 말했었는데요. 가만 보니까 하나로 이어지더라고요. 저는 제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진정으로. 그래서 제 존재,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해서 보여주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에 대한 책은 정말 많은데, 다이어트를 그만두는(그만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없어요. 치도가 지금까지 해본 다이어트 중 가장 실패한(추천하지 않는) 것이 뭐가 있으세요. (다이어트는 꼭 해야 한다는 20대 여성들에게 이렇게 다이어트를 했으면 좋겠다 라는 조언을 해주신다면)
정말 웃긴데요. 다이어트를 그만두니 오히려 살이 빠졌어요. 물론 굶어서 50 중반 대까지 뺐던 경우도 있었지만 금방 요요가 와서 그 이후에 결국 식이장애를 겪었죠. 물론 다이어트를 그만두고 먹고 싶은 음식들 다 먹다보면 처음에는 살이 쪄요. 근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식욕보다 다른 욕구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관련해서 설명할 수 있는 이론도 있어요.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 보시면 이해가 잘 갑니다. 생리적 욕구가 해결되면 그 상위 단계의 욕구를 추구하게 되요. 그러다 보니 저도 마인드풀 이팅, 건강한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레 등산도 하게 되고 명상도 하고 그렇습니다. 다이어트를 그만두면 집착과 조급함을 버리게 되고, 오히려 내 삶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요. 그러다보면 감량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 같아요. 가장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외모 콤플렉스를 하루아침에 받아들이기는 힘들잖아요. ‘보디 포지티브’ 관점에서 이런 행동은 내 모습을 감추고 부정하는 것에 해당될까요? 아니면 내 모습을 더 이해하고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일까요?
과정입니다. 바디 포지티브 이론상으로는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긍정하고, 사랑하자.”는 뜻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바디 포지티브 운동을 하면서 찾아낸 맹점을 알려드릴게요! 사실 정확한 시점은 안내되지 않아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잔인하다 생각했어요. ‘어떻게? 나는 어제까지만 해도 내 허벅지를 혐오했는데, 하루 지났다고 사랑하자 하면 사랑하게 되나?’ 누군가에게는 터무니없는 소리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저도 하루아침에 저를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니에요. 다이어트 그만두고 스스로를 마주하고, 인정하고 바라보는 1년이 넘는 긴 시간이 걸렸죠. 그래서 저는 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당장’이 아니다. 스스로를 인식했고, 마주보기로 결심했으면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요.
책이 마치 한 편의 성장기를 본 느낌이에요. 꼭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독자가 있나요?
우선 저의 과거와 비슷한 일을 겪고 계시는 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혼자가 아님을 알 때 큰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되거든요. 스스로의 잘못이 아니니까 한 발자국 나오셔서 같이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욕심인 거 아는데요. 전 세계 여성들이요. 제 유튜브에 바디 포지티브 이야기를 했을 때 저는 한국 사람들이 공감할법한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공감 간다고 많이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또 생각이 확장됐죠. 아,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그래서 지금 계획에는 없지만 꼭 해외 출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박이슬(치도) 세상에서 제일가는 외모 지상주의자였다. 어디에 가든 그곳에서 누가 제일 예쁜지, 자신은 몇 번째로 괜찮은지 순위를 매겼다. 지구촌에는 예쁜 여자가 너무 많으니 한국에서라도 예쁜 여자 축에 들자며 자신을 조이고 굶고 운동했다. 다이어트 성공을 목표로 대학을 휴학했을 정도로 아름다워지기 위해 엄청난 열정을 불태웠었다. 그러나 현재는 다이어트를 그만둔 상태. 다이어터 대신 ‘N잡러’로 야망 넘치게 살고 있다.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66~77 사이) 모델, 구독자 15만 명을 지닌 패션 유튜버, 보디 포지티브 운동가, 작가, 강연가, 렌털 스튜디오 사장 등 앞으로도 멋진 꿈을 이루며 위풍당당하게 살아갈 계획이다.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를 전공했다. 사회학도답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며 콘텐츠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친구들은 사회학과 티 좀 내지 말라며 혀를 내두르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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