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밑줄 그은 한 줄의 문장으로 기억됩니다.
매주 금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에서 <채널예스>를
만드는 3인이 ‘밑줄 그은 책’을 추천합니다.
뮤리얼 루카이저 저/박선아 역 | 봄날의책
봄날의책에서 오랜만에 나온 세계 시인선 시리즈.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뮤리얼 루카이저’는 살아생전 미국에서 시인이자 정치 활동가,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며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제2의 물결 페미니즘 시집으로서 최초이자 최고인(피터 미들턴)” 작품으로 꼽히기도 했던 시집. 한국의 미투 운동이 시작됐을 때, 그의 연작시 「케테 콜비츠」의 시행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는 수차례 여러 매체를 통해 회자됐다. 이 시집을 읽을지 말지 고민이 된다면,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고 결정해도 좋겠다. “매일매일 크고 작은 전쟁을 숨 가쁘게 맞닥뜨렸던 근 몇 년 한국의 여성으로서 루카이저의 시를 번역했던 나는 이번 작업을 통해 나라는 공고한 경계를 허물고 나를 긍정하는 방식을 새롭게 사유하게 되었다고 정리해보려 한다.(번역가 박선아)” 어떤 시도 쉽게 읽히지 않아서, 여러 번 곱씹고 싶어서 더 기억될 시집이다. (엄지혜)
정다운, 송경호, 홍지선, 신슬기, 박혜진, 오은경 지음 | 자그마치북스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머리로는 알아도 실천이 어려웠다. 무심결에 비닐봉지와 영수증을 받아 들고, 텀블러를 깜빡하는 ‘아차!’의 순간들. 그러나 즐겁게 습관을 만들다 보면 점점 나아지겠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보려고 초록색 표지의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를 펼쳤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즐기는 6명의 저자가 알려주는 다정한 매뉴얼들. ‘거절의 말을 연습해야 한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영수증 버려 주세요’라는 말 대신, ‘영수증 안 주셔도 괜찮아요’라고 하면, 그만큼 쓰레기가 줄어든다는 것! 쉽지만 확실한 지침이라 밑줄 그어 뒀다. 오늘부터 당장 실천! (김윤주)
문보영 저 | 비사이드
'몰랐어요', '모르고 그랬어요'. 악의 없는 상대의 말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조금은 찝찝한 기분이 든다. 몰랐다고 하니 질책을 할 수도, 책임을 물을 수도 없지만 이 애매한 마음은 뭘까. 문보영 시인의 산문집 『준최선의 롱런』에서 만난 이 문장. 밑줄을 그으면서 그간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해소되는 것 같았다. 확실히 무지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성의의 문제일 순 있다. 모든 걸 다 알고 살기엔 너무 복잡한 세상이지만, 말과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한 번쯤 먼저 찾아보면서 '브레이크'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모두에게 '잠시 멈춤' 버튼이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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