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을 비범으로 만드는 BTS의 서사, BE
빌보드 차트 역시 이들에게 발매 첫 주 앨범과 싱글 차트 정상을 내어주며 새로운 대기록을 선사했다. 평범을 비범하게 만드는 BTS의 서사는 이토록 강력하다.
글ㆍ사진 이즘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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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된다. BTS의 성공도 계속된다. 3개월 사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두 곡을 거머쥔 후 발표한 는 전인미답의 성과 대신 팬데믹 시기 소박하고 친근한 팝 밴드로의 역할에 집중한다. 코로나19로 웃음이 사라진 세상 속 아미(A.R.M.Y)를 격려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은 적극적인 감사의 메시지 와 방황하고 고민하던 청춘의 <화양연화> 시리즈를 다시 가져온다.

BTS의 언어는 팬덤 지향적이지만 이제 그들은 메시지를 확장하여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데 익숙하다. 잔잔한 기타 연주와 차분한 비트 위 '어느 날 세상이 멈췄어'라는 구절로 2020년을 요약하며 거리두기 일상 속 일곱 멤버들을 교차해 보여주는 'Life goes on'은 아미와 대중 모두에게 유효한 보편의 감동을 지향한다. 코스모스 미드나잇(Cosmo's Midnight)의 참여로 톤을 한껏 낮춰 아기자기한 '내 방을 여행하는 법', 안정을 돕는 보컬과 불안을 위로하는 랩을 교차하는 'Blue & grey' 모두 팬들에게는 익숙한 감각을, 새로이 '방탄 스타일'에 입문한 이들에게는 특별한 감각을 선사한다.

강한 퍼포먼스의 'On'을 거쳐 친근한 'Dynamite' 이후 한 해를 조화롭게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이어지는 이 흐름은 앨범 후반부에서 더욱 유연하게 연결된다. 펑키(Funky)한 반주의 '잠시' 속 흥겨움은 챈스 더 래퍼의 'No problem'으로 이름을 알린 프로듀서 브라스트랙(Brasstracks)의 기타 리프로 주조된 랩 트랙 '병'으로 이어진다. 오랜만에 퓨처 하우스를 가미한 유닛곡 'Stay'로 거리두기 속 벅차오르는 희망을 노래한 다음 성공 신화 'Dynamite'를 마지막에 배치한 것 역시 감동을 배가하는 장치다. 빌보드 1위의 감동을 옮긴 스킷은 다소 과하기도 하지만 앨범의 선명한 목적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더 가디언> 지가 언급한 대로 이처럼 다채로운 이미지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는 점이 BTS를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주목받는 케이팝 팀 중 거대한 세계관, 흥겨운 팝스타, 삶을 고민하는 청춘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가져가는 그룹은 BTS가 유일하다. 이례적으로 앨범 작업기를 사전 공개하고 멤버들에게 프로듀싱 파트를 배분한 면모 역시 아티스틱한 강점을 살린다.

앨범은 케이팝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 팬덤 위주 소비에 대한 반감을 훌륭히 파훼하는 작품으로 커리어 상 꼭 필요했던 순간을 십분 수행하고 있다. 물론 꾸준한 작업을 통해 어느 정도 내공을 쌓은 멤버의 결과물 - 슈가의 '잠시', 제이홉의 '병' - 에 비해 뷔의 'Blue & grey'나 정국의 'Stay'는 미숙한 면을 보이지만 그 역시 '성장하는 팝스타'의 상징으로 설득이 가능하다. 빌보드 차트 역시 이들에게 발매 첫 주 앨범과 싱글 차트 정상을 내어주며 새로운 대기록을 선사했다. 평범을 비범하게 만드는 BTS의 서사는 이토록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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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