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파랗던 시간, 케이티의 Our Time Is Blue
빌보드, 케이티(KATIE) 'Our Time is Blue' 집중 조명.."코로나 블루 속 따뜻한 위로 건네는 작업"
글ㆍ사진 이즘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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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리의 시간은 온통 파랬다(Our Time Is Blue). 무너진 일상은 우리의 삶을 우울에 잠식시켰다.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뮤지션의 '코로나 위로송' 덕분에 온 세계는 음악으로 연대하고 위로받았다. 케이티의 도 그 선상에 놓여있다. 2019년 미니앨범 이후 두 번째 미니앨범이다. 코로나 너머에 자리한 우울감(Blue)에 집중한다.

액시스(AXIS)로의 이적 후 발매한 첫 싱글 'Remember'와 2019년 발매된 미니 앨범 는 퓨처 사운드의 유지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이번 음반도 그 연장선에 있다. 앨범 전체가 일관된 편곡을 선보이며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듯한 음악적 서사를 전개한다.

동시에 전작에서 함께한 프로듀서 쿠야(Kuya)가 대부분의 수록곡에 참여하며 유사성을 견인하나, 사운드의 디테일한 구성으로 차별점을 달리한다. 레드벨벳, 엑소와 작업해 국내에서 이름을 알린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레이븐 칼리(Leven Kali)와 함께한 'Blue'가 그 예다. 바이올린의 피치카토(줄을 튕겨서 내는 소리) 주법과 닮은 둔탁한 신시사이저의 사용으로 우울감을 더한다.

사랑과 이별, 실패와 비상이라는 보편적 감정의 솔직한 발화는 자아를 분출하는 것으로 기능한다. '이 호텔 방에서 늦게 일어났죠 별 할 일도 없이 그러니 그때가 바로 당신이 내 생각과 시야에 비집고 들어온 때예요'라는 가사의 'Our time'이 불시에 찾아오는 미련에 대한 고백이라면, 'Faux'는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과거에 대한 고백이다. '너가 날 진짜 안다면 난 보이는 것 그 이상이지'라는 노랫말이 그렇다. 이후 대형 기획사와의 계약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음악 활동을 할 수 없었던 때를 회상하며 진짜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택감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대조되는 부드러운 목소리는 음악에 강단을 더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문득문득 찾아온 감정들에 대한 기록이 탄생시킨 앨범이다. 그렇다고 따뜻한 언어로 위로를 건네지도 않는다. 정체된 세상에도 우리의 마음은 정체되지 않기에, 좋고 나쁨의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뿐이다. 케이티 자신의 음악을 구축하고 창조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으로써의 성과도 충분하다. 우리 모두의 파랗던 시간이 이 앨범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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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