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관심이 생긴 어느 날 유튜브에서 ‘명상’을 검색했다. ‘명상 제대로 하는 방법’이라는 영상이 눈에 띄었는데 일단 조회 수가 높았고, 썸네일 속 이미지는 외국인 남자인데 텍스트는 한글이어서 ‘자막 번역인가?’ 하며 클릭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말이 유창했고, 편안한 눈빛과 명확한 설명이 영상을 끝까지 보게 했다.
영상 속 핵심 내용은 ‘생각과 의식이 다르다’는 것과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완전히 수용해 보라’는 것이었다. 영상을 보고난 뒤 명상을 꼭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 것은 물론이고, 이 영상을 본 것만으로도 마음이 굉장히 차분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후 피로하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면 이 영상을 보고 또 보았다.
명상을 시작하고 어느 날은 머릿속이 완전히 맑아지는 경험을 하고 놀란 적도 있었다. ‘아 이런 거구나,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했지?’ 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매번 잘 되는 것은 아니어서 하다 말다 ‘아 계속해야 되는데’ 하고 생각만 하는 나날을 지내고 있었다.
최근 거래처 미팅 업무를 하던 중, 미팅과 미팅 사이에 10분 정도 비는 시간이 있었다. 미팅룸과 사무실은 층이 달라, 자리로 다녀올지 그냥 앉아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같이 미팅하던 후배에게 “자리로 다녀올까요 잠시 쉴까요, 명상이나 할까요?”라고 묻자 후배가 명상을 알려 달라고 했다. 그래서 위의 얘기들을 잠시 들려주었고, 다음 미팅을 마친 후 자리로 복귀했다.
사무실에 돌아와 일을 하던 중 전화를 받게 되었고, 수오서재 출판사였다. 중요한 신간이 출간되어 연락을 주신 거였는데 ‘알렉스 룽구’라는 분의 책이라고 했다. “유명한 분인가요?” 물으며 통화를 마친 뒤 메일로 받은 책 표지를 열었는데 맙소사, 내가 좋아하는 그 명상 유튜버였다. ‘HigherSelf 알렉스‘라고만 알았지 미처 성까지는 몰랐던 것이다. 타이밍이 놀라웠다.
명상 영상을 여러 번 본 후 알렉스의 다른 영상들도 즐겨보곤 했는데, 볼 때마다 ’아 이분은 뭔가를 깨달았네‘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 책은 그동안 다양한 영상들을 통해 조각 조각 설명했던 내용들을 총망라해 ‘의미 있는 삶’을 위한 한 권의 가이드북으로 정리한 것이다.
책 속에는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원칙들이 담겨 있지만, 무엇이 정답 또는 올바른 방식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의 선택을 돕기 위한 여러 방식의 틀을 제시할 뿐 선택은 우리의 몫인 것이다. 또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절대 그대로 믿지 말라고 한다. 단지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한 청사진만 제공할 뿐이며, 자신에게 맞는 정답은 직접 체험으로만 찾을 수(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퇴근을 위해, 주말을 위해, 10년 후를 위해 사는 게 아니다. 우리는 매 순간을 살아간다. 즉, 8시간 동안 사무실에 앉아 있을 때도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를 더 밝은 미래로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순간을 온전히 살 수 있게 돕는 데 있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의미 있는 삶’은 짧고 강렬한, 그런 순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진짜 의미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이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으면 목표와 과정을 온전한 하나로 봐야 한다. 다시 말해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과정 그 자체를 우리 삶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항상 내 자신이나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버티듯 살아가는 사람, 그럼에도 결국 내가 추구하는 행복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찾고 싶은 사람, 목표는 정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모르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행복은 현재에만 경험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행복을 계속 미래에만 투사하면 평생 고생하며 그 행복을 좇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미래에 투사한 행복의 전제는 '현재 불행하다'입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이 '행복 추구'라는 쳇바퀴 안에 갇혀 있습니다.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는 욕망에 사로잡히면 현재 행복할 수 없습니다. 행복을 미래에 던질 경우 현재를 놓치고 맙니다.
"지금의 나를 희생하느라 힘들지만 언젠가 목표에 도달하면 그때는 이 고생이 끝날 거야."
이러한 생각으로 현재를 희생하면 끝없이 고생하게 됩니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한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새로운 목표가 생길 뿐입니다. 저는 자주 인생을 산에 비유하는데 산 정상은 목적이 아닙니다. 인생이라는 산의 굽이굽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진정 의미 있는 행복한 여정을 보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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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