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사람들만의 섬세한 초능력이 있다
예민한 성격인 제가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 오랜 시간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고 노력했던 셀프 훈련의 과정들을 책에 담았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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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영 저자

낯선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지나치게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 소심해서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별것 아닌 상황에도 긴장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 문제의 원인을 내 탓으로 돌리고 괴로워하는 것,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슴도치처럼 마음에 가시를 품고 사는 것, 정작 그 가시에 스스로가 찔리는 줄도 모른 채 웅크리고 앉아만 있는 것...

혹시 당신도 이런 감정을 느낄 때가 많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예민한 사람일지 모른다고,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의 저자 조혜영은 말한다. 저자는 심리상담가도, 정신과 의사도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평범한 개인으로 일상을 살아오면서, 또 방송작가로서 일하며 느낀 자신의 예민함에 대해 진솔하게 써 내려간 책이다. 그런 이유로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를 읽다 보면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껴져 공감이 간다.

똥글똥글해지기 위한 나름의 ‘삽질’ 여정을 겪고 있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조금은 번거롭고 불편하지만 예민한 사람들만의 섬세한 초능력이 있다”고. 그 초능력이 발휘되는 순간, 예민함은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다정한 친구가 될 거라고 말이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라는 제목과 ‘탱탱볼처럼 탄력 있고 건강한 마음을 찾습니다’라는 부제목을 통해 작가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예민함을 주제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처음으로 떠올린 키워드가 ‘똥글똥글’이었어요. 보통 예민한 사람을 고슴도치에 비유하잖아요.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뾰족뾰족한 마음이 똥글똥글해지는 과정을 책에 담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뾰족뾰족한 물성이 똥글똥글하게 변하기 위해서는 연마의 시간이 필요한데,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뾰족하게 날이 서 있던 마음이 똥글똥글해지는 데도 나름의 훈련과 시간이 필요하죠. 

예민한 성격인 제가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 오랜 시간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고 노력했던 셀프 훈련의 과정들을 책에 담았습니다. 습관처럼 반복되는 왜곡된 생각의 패턴을 깨닫고 나와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든가, 요가를 통해 단단하고 유연해지는 연습을 하면서 예민했던 제 마음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죠. 결국 똥글똥글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탱탱볼처럼 탄력 있고 건강한 마음’을 갖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이 예민함을 다룬 다른 책들과 어떻게 다른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민함을 학문적으로, 혹은 의학적으로 진단하고 알맞은 처방을 내려주는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제가 직접 부딪히며 겪은 실제 경험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 책이에요. 앞에서 ‘셀프 훈련’이라고 멋있게 표현했지만 알고 보면 ‘좌충우돌 삽질 여정’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웃음) 물론 전문가분들의 조언과 처방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와 같은 고민과 고통을 가진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더 공감 있게 다가오기도 하잖아요. 예민함 때문에 힘들어했던 친구가 내 옆에 앉아 커피 한잔하면서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책에 다소 부끄러울 수 있는 사적인 부분까지 진솔하게 담아내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을 쓰기 전과 쓰고 난 후에 마음가짐이나 삶의 방식에 어떤 변화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전보다 더 성장했다고 느낀 지점이 있으신가요?

이야기된 고통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는 말이 있잖아요. 책을 쓰기 전에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끄러운 부분은 숨기기 바빴어요. 아무렇지 않은 척, 꽤나 의연하고 대범한 척하기도 했죠. 정 힘들 때는 가족이나 가장 가까운 친구 몇 명에게만 털어놓는 정도였어요. 책을 쓰면서 용기를 내보고 싶었어요. 예민함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는 수치심을 직면하고 싶었죠. 오랫동안 큰 상처였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글로 써놓고 보니까 객관적으로 보이면서 오히려 고통에서 자유로워진 느낌을 경험했습니다. 어쩌면 가볍게 툭툭 털어버릴 수 있었던 감정을 너무 오래 붙들고 살았구나, 그래서 더 예민했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이 출간된 지금은 전보다는 조금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뭐랄까, 뜨거운 탕 속에 몸을 담그면서 ‘아, 시원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어른 있잖아요. ‘뜨겁지만 시원한’ 그 감각을 이제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의외로 자신이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예민함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일 먼저, 그 마음을 같이 겪고 있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공감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저도 미처 말하지 못한 제 마음을 미리 알고 격려해주는 분들을 만날 때면 큰 힘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예민함은 절대 부끄럽고 창피한 게 아니라는 것, 숨겨야 할 것도, 버려야 할 것도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나를 무조건 다그치고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인정해줄 때,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면서 동시에 나를 좀 더 단단하게 하는 활동들을 묵묵히 해나가는 루틴을 만들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똥글똥글한 마음에도 수시로 예민함이 찾아온다고 하셨는데, 혹시 최근 본인을 가장 예민하게 만든 사건이나 상황이 있었다면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 출간을 앞두고 엄청 예민해졌어요. 노트북 화면으로만 보던 제 글을 책으로 만난다는 게 어색하기도 하면서 많이 불안했습니다. 무엇보다 독자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가 가장 걱정되고 긴장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탱탱볼처럼 탄력 있게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조혜영이라는 낯선 작가와의 만남이 독자 여러분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으로 남길 바라면서 떨리는 마음을 설렘으로 느끼며 즐기고 있어요.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가 독자들에게 어떤 책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쉽게 읽히지만 절대 가볍지는 않고, 진지한 듯하면서도 피식 웃음 지을 수 있는 책이면 좋을 것 같아요. 늦은 밤 혹은 주말 오후에 침대나 소파에 누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 읽다가 졸리면 그대로 잠이 들어도 좋고요.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똥글똥글해진 마음 한 조각 발견하실 수 있다면 바랄 게 없겠네요.

마지막으로, ‘남은 모든 날 동안, 어떤 형태로든 글을 쓰게 되겠구나’라고 말씀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으신가요?

첫 책은 오로지 저에 대한 글을 썼으니 두 번째 책을 출간하게 된다면 제가 아닌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요.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식물이나 동물 같은 자연일 수도 있고요, 사물이 될 수도 있겠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보게 되진 않는 그런 대상들을 ‘자세히 보면서’ 영감을 얻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해보고 싶습니다. 




*조혜영

숙련된 프로 예민러. 불청객 같던 예민함을 나만의 초능력으로 가꾸기 위해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그 결과 제법 똥글똥글해진 마음으로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작고 평범한 것을 다르게 보는 창의적인 시각에 관심이 많으며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삶을 꿈꾼다. 매일매일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음에 감사하며, 가끔은 지구의 평화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한다. 요가와 명상을 하며 불필요한 힘은 빼고 필요한 힘을 기르고 있다.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
조혜영 저
마인드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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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