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사이드프로젝트, n잡 그리고 마인드셋
저희처럼 사이드프로젝트를 해 보고 싶은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책을 몇 권 추천해드릴게요.
글ㆍ사진 이혜민(크리에이터)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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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 이혜민의 요즘산책, 저는 혜민입니다. 오늘도 저의 말동무가 되어주실 상훈님 나오셨습니다. 그간 별일 없으셨나요?

김상훈 : 주말에 재미난 경험을 하나 했어요. 가수 이랑 님의 서울가요대상 수상 무대에 합창단 중 일원으로 함께 서서 노래와 수어로 공연을 했어요. 사이드프로젝트로 합창단 활동을 하고 계신 삼자대책의 단호박 님 제안으로 함께하게 되었죠. 혜민님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이혜민 : ‘인디펜던트 워커' 청년 간담회라는 자리에 다녀왔어요. 국회의원들이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제도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듣는 자리였어요. 저를 포함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개인이 돌파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부분들, 제도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 왔네요. 앞으로 실제로 정책에 반영이 되면 좋겠습니다. 

김상훈 : 마치 짠 것처럼, 저희 둘 다 오늘 다룰 주제와 관련된 일상을 보내고 왔네요.

이혜민 : 그러게요. 저희가 지난 주부터 ‘나다운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에는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 책을 가지고 나다운 일을 찾고 자립해 나가고 있는 다양한 요즘 것들의 사례를 들려드렸는데요. 오늘은 조금 더 주제를 넓혀서, 그럼 현실적으로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사실 모두가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퇴사를 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나다운 일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이 사이드프로젝트인 것 같아요. 제가 찾아보니, 직장인의 38.5%가 본업 외에 다른 사이드 잡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중의 한 분이 상훈 님이죠?

김상훈 : 어쩌다 보니 저도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경험했어요. 워낙 하고 싶은 게 많고 그러면서도 경제적 안정성을 찾고자 하는 저에게 맞는 방식 같아요. 책 팟캐스트 만드는 활동은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고, 한동안은 일요일마다 단편 영화를 만드는 모임을 이어갔어요. 작년에는 온라인 에세이 쓰기 모임과 낭독 모임을 시작했고, 올해 2월부터는 소설 쓰기 모임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혜민님은 어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 오셨나요? 

이혜민 : 저도 회사 다닐 때 꾸준히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던 것 같아요. 엽서를 만들어서 플리마켓에서 팔기도 했고요. 결혼 행진 프로젝트도 회사 다니면서 프로젝트처럼 해 보자 해서 시작됐던 거예요. 요즘에도 노마드워크 프로젝트라는 것을 하고 있어요. 워크 라이프 블렌딩 차원에서 여행을 다니면서 일을 해 보는 프로젝트예요. 

저희처럼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 보고 싶은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책을 몇 권 추천해드릴게요. 첫 번째 책은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예요. 자신의 ‘부캐’를 발견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법, 사이드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비즈니스로 만드는 과정까지 약간 게임처럼 따라가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최재원 님도 직장인 시절부터 여러가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왔던 분인데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실용서 느낌으로 잘 정리해 두셨더라고요.

김상훈 : 제가 소개할 책은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예요. 본업에 사용하는 a면 말고 개인적인 b면을 살리는 일은 회사 밖에서만 유효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달가워하지 않는 회사들이 있었지만, 요즘은 자기다운 개성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죠. 일본의 광고 회사 ‘덴츠’의 ‘덴츠b팀' 이야기인데요. 개인적인 취미나 활동, 본업과 상관없는 전공 등 b면을 가진 다양한 부서의 개인들을 모아 b팀을 만들고 그걸 활용해 수익까지 올리는 프로젝트를 해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어요.

이혜민 : 사이드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다 보면 n잡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는데요. n잡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을 책도 가지고 와봤어요. 우선 『n잡 시대에 부쳐』라는 책인데요. 이 책에 등장하는 직업은 42가지이고 필진은 12명이에요. 에세이, 인터뷰, 만화,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형식의 이야기들이 엔솔로지로 담겨있어요. 두 번째 책은 『인디펜던트 워커』예요. 북저널리즘에서 나온 책인데요. 회사를 다니는 분도 있고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면서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주체적으로, 독립적으로 일한다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김상훈 : 우리가 어떤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근본적으로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요. 그렇지 않으면 사이드 프로젝트나 n잡도 자기계발의 부담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혜민 : 근본적인 태도를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있어요.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예요. 이 책은 처음으로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던 책인데요. 2014년에 나온 책인데 본질적인 이야기가 다 담겨있어요. 리커버 버전의 띠지에 이런 문구가 있어요. “퇴사와 이직 사이, n년차 직장인의 필독서.” 그만큼 나다운 일을 꿈꾼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에요.

김상훈 : 저도 인생 책이에요. 일에 관한 고민을 정리하고 새롭게 일을 재구성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책이에요. 

이혜민 : 제가 'n잡’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직업이 몇 개인지 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일의 맥락을 스스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주체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다들 신기하게도 자신의 일을 기존의 직종이 아니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더라고요. 저는 스스로를 ‘스토리 파인더’라고 정의하게 되었어요. 여러분도 세상에 있는 일과 직업의 카테고리 안에서만 상상하기보다, 내 일은 내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내가 지금까지 해왔고 하고 있는 일들을 연결해서 나만의 일을 정의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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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크리에이터)

밀레니얼 인터뷰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을 운영하며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 등을 썼다. 나다운 삶의 선택지를 탐구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