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가루』 속 달 토끼는 누구나 알고 있는 전설 속 옥토끼다. 옛날옛적 떡방아를 찧으며 달에 살았다는 옥토끼가 지금은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이명하 작가는 밤 산책 중 우연히 눈에 들어온 달을 보곤, ‘누가 달을 깎았을까?’, ‘왜 깎았을까?’를 상상하던 것이 『달 가루』의 시작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일상에서 시작된 소소한 호기심이 우주만큼 광활한 상상의 세계를 만나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재미나고, 누군가의 진솔한 일기처럼 친근하고, 한밤의 옛이야기처럼 푸근한 그림책이 되었다.
작가님을 소개해 주세요.
『달 가루』 작가 이명하입니다. 현재 교육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퇴근 후에 저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조금씩 이야기를 만들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멋진 작업실을 갖는 것이 로망이지만 ‘집에서도 할 수 있는데 뭐 하러……’라는 합리적인 사고력도 있습니다. 아이가 호기심에 들여온 금붕어를 떠맡아서 6년째 잘 키우고 있고, 요즘 저에게 선택불가증후군이 생긴 것 같아 와이프에게 조금 미안합니다.
그림책 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직 그림책 작가라고 하기엔 좀 쑥스럽고 부족해요. 누군가는 생각을 글로 쓰고, 음악으로 만들고, 영화로 만들잖아요. 저는 저한테 익숙한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혼자 공상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게 애니메이션도 되고 그림책도 되는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은 무엇인가요?
좋은 책이 너무 많아서 매번 감탄하고 좌절해요. 우선 쟝 쟈크 샹베 작가 책을 좋아해요. 대충 쓱쓱 그리는 것 같지만 그 안에 디테일이 다 살아 있거든요. 얼마 전에 본 하이케 팔러, 발레리오 비달리 작가의 『100 인생 그림책』의 절제된 글과 표현들도 좋았어요.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책은 너무 좋은 게 많아서 고르기 힘들어요. 개인적으로 완벽한 글이나 그림보다는 각각의 장점이 잘 살아서 서로 보완해 주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요.
이번 작품 『달 가루』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무슨 이야기를 만들까?’ 고민하며 아파트 단지 내 산책 중에 달을 봤어요. 아마 반달보다 조금 더 깎여 있었을 거예요. ‘아! 달이 많이 깎였구나. 누가 저랬을까?’, ‘왜 달을 깎았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누군가 그랬죠? 질문이 중요하다고.
『달 가루』 달 토끼는 매일을 성실하게 사는 거 같아요. 다소 워커홀릭 같기도 하고요. 일할 때 작가님의 모습은 어떤가요? 달 토끼와 비슷한지 궁금합니다.
저는 절대 워커홀릭은 아니에요. 심지어 파이어족을 꿈꾸기도 합니다.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 하는 게 꿈이에요. 남들보다 부지런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뭔가를 계속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 보면 뭔가 만들어지고 있더라고요. 힘들 때는 결과물을 생각하며 작업해요. ‘조금만 더 하면 괜찮은 책이 만들어질 수 있어.’, ‘쉬운 거라면 누구나 했겠지!’라는 당근과 채찍을 주지요. 어떤 면에선 달 토끼와 비슷한 면도 있네요.
『달 가루』 캐릭터의 스핀오프나 프리퀄 계획이 있을까요? 캐릭터의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안 그래도 세계관 확장에 대해 생각해 둔 것은 있습니다. 아들과 신나게 얘기했었죠. 물론 결론은 안 났고 막히는 부분도 있지만요. 독자분들이 『달 가루』를 좋아해 주시면 막혔던 부분도 열심히 생각해 볼게요.
『달 가루』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려요.
『달 가루』를 보시고 조금이라도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있어서 저는 계속 작업할 수 있어요. 달 토끼처럼 어디선가 여러분들 모르게 여러분을 위해서 일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 주세요. 그래서 세상이 둥글게 돌아가나 봐요.
*이명하 (글·그림) 달 토끼가 달 가루를 만들듯, 저도 계속 그림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힘들지만 행복하거든요. 『달 가루』를 보는 친구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은 책으로 『엄마를 구해 줘』, 『사우나맨』이 있고, 『상자 세상』, 『출동! 아빠 자동차』 등을 그렸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존재」, 「스페이스 파라다이스」 등을 만들었고,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신인감독상, 동아LG 국제만화페스티벌 대상 등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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