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농땡이 특집! 우리 사이에는 궁금한 게 많다
<삼자대책>의 첫 번째 특집 방송입니다. 각자에게 궁금한 걸 질문으로 만들어 왔는데요. 어떤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글ㆍ사진 임나리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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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오늘 드디어 <삼자대책>의 첫 번째 특집 방송입니다.

단호박 : 예전에 한 번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어요. 2주에 한 번씩 책을 소개하는 게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한 번쯤은 굳이 책을 소개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아가는 농땡이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그래서 오늘은 농땡이 특집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희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한자 : 사실은 완전히 농땡이는 아니었죠. 저희가 각자 질문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냥 : 맞아요.

한자 : 각자에게 궁금한 걸 질문으로 몇 개씩 만들어 왔는데, 그러면 어떤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단호박 : 저는 두 분이 요새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 좀 궁금하더라고요. 그게 궁금한 이유 중에 하나는, 직장인은 어쨌든 8시간 정도는 회사에 매여 있단 말이죠. 그런데 프리랜서 같은 경우에는 일로써 매여 있기는 하지만 육체가 매여 있지는 않잖아요. 저는 그 경험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으니까 프리랜서를 만나면 늘 궁금한 거예요. 두 분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한자 : 저는 육체가 매여 있어요. 원고 작업을 데스크톱으로 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가서 앉아서 직장인들 일하는 시간만큼 데스크톱 앞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거든요. 같이 사는 사람의 퇴근 시간이나 출근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서 저도 루틴이 돌아가는 것 같고. 사이사이에 고양이와 저 자신의 삶을 케어하면서 지내고. 대부분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세수하고 양치하고 청소 하고, 그 다음은 읽고 쓰고, 그러다가 운동하고, 그리고 저녁에 한 번 더 청소를 하고.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은 서울에서 운동을 해요. 그거 하는 날은 아침 일찍 고양이들 챙긴 다음에 바로 서울로 가죠. 주말에 금토일 같은 경우는 주로 바깥으로 나가서 산책을 하러 다니는 날이 많고, 판문점 근처 가서 된장찌개 먹고 오는 날도 있고, 최근에 마장호수를 좀 자주 가고 있어요. 가서 걷고 돌아오고 그렇게 지내죠. 그러면 제가 단호박 님에게 질문을 해볼까요?

단호박 : 좋아요. 

한자 : 최근에 유튜브 영상으로도 얼굴을 알리고 계시더라고요. 어떠세요?

단호박 : 저는 사실 남들에 비해서는 무대에 올라선다든가 화면에 얼굴이 나온다든가 하는 걸 그렇게까지 괴로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그게 그렇게 스트레스가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요소가 아니에요. 그래서 다들 걱정해 주시는데 그만큼은 아닌 것 같고요. 다만 나오면서 걱정이 되는 건 물론 있죠. 일단 제 얼굴이 나오는 거고...

한자 : 주변에서 걱정을 하시는군요. 

단호박 : 그렇죠. ‘괜찮으세요?’ 보다는 ‘돈은 받으세요?’라는 질문이 제일 많아요. (웃음)

그냥 : 시원하게 대답을 들려주시죠.

한자 : 출연료는 받으십니까?

단호박 : 출연료는 아니고요. 어느 정도 꾸밈비로 쓰라고 회사 돈을 운영하라고 팀장님의 허락은 있습니다. 그 정도는 있고요. 저는 기본적으로 직장인이기 때문에 월급을 받는 것이고, 월급을 받기 때문에 그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 출연료는 딱히 있지는 않고요. 걱정은 되죠. 뭔가 이야기를 했을 때 그 이야기가 틀릴 가능성이라든지, 아니면 실제 읽는 작가의 책을 이야기하는데 잘못 말한다든지, 그런 건 늘 있을 수 있잖아요. 그 걱정은 하는데, 그냥 합니다. 사실 틀릴 수도 있고 틀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100% 완벽하게 할 수는 없고, 그건 시간상으로도 안 되고 제 능력상으로도 안 되고 모든 맥락상으로 안 됩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합니다. 나중에 틀린 게 나타났다면 편집 과정에서 자르든지, 이미 올라가서 늦어졌다면 댓글로라도 수습을 한다든지, 그걸 바로잡을 기회는 언제든지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냥 저지르는 편인 것 같아요.

그냥 : 참 담대해요. 정말 부러워요.

단호박 : 어쩔 수 없습니다. 그냥 기질이 그래요. 이번엔 제가 질문을 드려볼게요. 요새 배우고 있거나 혹은 새롭게 배우고 싶은 게 있나요? 

한자 : 저는 책 읽으면서 이것저것 배우는 거 있죠. 예를 들어서 요즘에 이끼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재밌어요. 이끼하고 그리고 지의류에 대해서 읽고 있고. 그런 거 말고 제가 배우고 싶은 건 있어요. 제가 예전에 가야금을 잠깐 배우다가 말았거든요. 그런데 그 가야금을 가르쳐주는 장소가 많지가 않아요. 집이 멀어지면서 중단하게 됐는데, 이걸 더 배우고 싶어요. 저희 사는 단지 안에 가야금을 치는 분이 계세요. 그래서 날 맑은 주말에 가야금 뜯는 소리가 들려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그냥 : 우리가 상상하는 창작촌의 풍경 아닙니까? (웃음)

한자 : (웃음) 성악 하는 분도 계세요. 피아노 치는 분도 계세요. 되게 음악적인 동네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냥 : 언젠가 한 번 들어보고 싶어요, 한자 님의 가야금. 

한자 : 저도 듣고 싶네요. (웃음)

그냥 : 저는 수영을 배워보려고 준비하고 있는데요. 사실 코로나가 좀 잠잠해질 때 그 결심을 해서 장비를 막 사들였습니다. (웃음) 그런데 오미크론이 퍼지면서 계속 못 가고 있어요. 장비에 먼지만 쌓여가고. 그리고 취미로 계속 재봉틀을 하고 있습니다.

단호박 : 저는 이렇게 누가 뭐 배우는 얘기 듣는 걸 좋아해가지고.

한자 : 댄스 시작하셨어요?

단호박 : 안 했습니다. (웃음) 저는 배우고 싶다고 한 2~3년 생각해야 그 다음에 배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미디 배우고 싶다고 얘기한지 지금 3년째거든요. 그래서 올해쯤이면 배우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한자 : 미디? 믹싱이요?

단호박 : 네, 올해는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냥 : 또 있어요?

단호박 : 배우고 싶은 건 늘 있어요. 댄스도 그렇고. 저는 해금을 배우고 싶은데, 한두 줄 가지고 음을 만들어내는 게 좋더라고요. 

그냥 : 한자님한테 꼭 여쭤보고 싶었어요. <책읽아웃>에 합류하시기 전에 고민하셨던 바가 있는지, 하시면서 새로 생겨난 고민은 있는지 궁금했어요.

한자 : 시작하기 전에 걱정했던 점은 그냥 님하고 단호박 님은 거의 4년 동안 방송을 해 오신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난데없이 끼어서 두 분한테 내가 너무 낯설지 않을까, 그게 좀 걱정이 됐었고. 그리고 새롭게 생긴 걱정이라기보다 달라진 점이 좀 있는데. 처음에는 제가 이 자리에서 인터뷰이를 만나면서 책을 좀 잘 소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책을 좀 열심히 읽어서 책에 관한 대화를 촘촘하게 잘 만들어 가고 싶은 그런 욕심이 있었는데, 제가 어느 순간에 ‘아, 그게 아니라 그날 초대받아서 온 게스트에게 다정하게 대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더 많이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 전에도 그러긴 했지만, 책을 열심히 준비하느라 읽다 보면 그 작가에 대한 애정이 생기잖아요. 원래도 있었지만, 안희연 작가님 오셨을 때 그때부터 좀 달라졌어요. 조금 더 게스트 분한테 집중해서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고. 최소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이야기를 하고 가시는데, 일부러 여기까지 오시는 거잖아요. 그래서 가급적 따뜻한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 라는 마음을 최근에 좀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게 좀 달라졌습니다.

그냥 : 방송에서 소개했던 책 중에 한 번 더 영업하고 싶거나, 아니면 소개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책 있으세요?



단호박 : 저는 요새 계속 밀고 있는 책 하나 있어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그냥 : 예전에 소개하셨던 책이죠. ‘예스티비’에서도 말씀하셨더라고요. 

단호박 : 네, 요새 꾸준하게 밀고 있습니다. 

그냥 : 단호박 님의 스테디셀러군요.

단호박 : 네, 저는 계속 그 책을 모든 이한테 얘기를 할 겁니다. 




한자 : 저는 『향모를 땋으며』를 다시 영업하고 싶어요. 지난번에 소개하면서 말씀드렸다시피 1년 내내 반복해서 읽을 책이라서. 그리고 소개하고 싶은 책으로 손정목 선생이 쓴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라는 책이 있는데, 이게 다섯 권짜리거든요. 제가 되게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어서 언젠가 한 번은 소개를 하고 싶은데, 20분 안에 요약이 불가능한 책이라서 이 책을 잘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냥 : 저는 다시 한 번 영업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제대로 위로하기』예요. 위로해야 할 상황이 있을 때마다 이 책이 생각나요. ‘나는 여전히 위로를 너무 못해, 그 책에서 뭐라고 했었지?’ 하면서 떠올리게 되고요. 소개하고 싶었는데 소개하지 못했던 책은 이금이 작가님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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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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