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작가의 장엄한 증언
고통과 절망으로 얼룩진 혁명 시대, 불꽃처럼 타오른 인물들의 대서사시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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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장편소설 『닥터 지바고』가 홍대화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1945년부터 10년에 걸친 기간 동안 집필하며 그의 모든 예술 세계를 집대성한 작품이다. 20세기 초 혁명과 내전으로 얼룩진 격동의 러시아 역사를 배경으로, 의사이자 시인인 유리 지바고의 삶을 통해 당대 지식인이 겪어야 했던 비참한 운명과 고뇌를 묘사했다. 

특히, 시대적 비극 속에서 피어난 지바고와 라라의 비극적인 사랑은 세기의 사랑 이야기로서 세계 문학사에 불멸의 흔적을 남겼다. 정치의 구호 아래 개인의 자유를 박탈당한 시대에 지극히 인간적인 삶의 존엄을 노래한 이 작품은, 장대한 서사시이며 작가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장엄한 증언이다.



닥터 지바고 (상)
닥터 지바고 (상)
보리스 빠스쩨르나끄 저 | 홍대화 역
열린책들
닥터 지바고 (하)
닥터 지바고 (하)
보리스 빠스쩨르나끄 저 | 홍대화 역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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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빠스쩨르나끄

1890년 2월 10일(구력으로 1월 29일, 19세기 시인 푸시킨의 사망일) 모스크바에서, 톨스토이의 『부활』 삽화를 그린 화가 레오니트 파스테르나크와 뛰어난 피아니스트인 로잘리야 카우프만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예술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회화를 접했을 뿐만 아니라, 전문적으로 음악과 철학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은 음악과 철학 공부를 중단하고 1912년부터 문학에 전념한다. 대학 시절 여러 문학 동아리 ‘상징주의’, ‘미래주의’에 참여했던 그는 1913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다. 창작 전기의 주요 특징은 1930년대 초 이전에 이미 파스테르나크의 고유한 창작적 경향이 확립됐다는 데 있다. 『삶은 나의 누이』에서 그의 “자연 철학”이 결정적으로 형성됐다면, 세 서사시 「1905년」, 「시미트 중위」, 「스펙토르스키」에서는 “역사 철학” 역시 결정적으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삶과 미학적 신조’의 제시와 함께 『삶은 나의 누이』에서 형성된 근본적인 창작 경향은 다소 변형되고 진화됐을 뿐 이후의 창작 전체를 관통한다. 위 세 서사시 또한 이 시집의 시학이 역사 테마 차원에서 전개된 예다. 창작 후기는 1932년에 시집 『제2의 탄생』을 발행함으로써 시작된다. 이 시집에서 파스테르나크는 창작 전기의 난해성을 버리고 의미의 명료성을 추구했다. 1933년에는 작가동맹 대표단과 우랄 지방을 여행한다. 가혹한 비평적 공격을 받게 되는 1930년대 후반기에 그는 창작 활동을 중단한다. 1935∼1941년 번역에 몰두해 셰익스피어의 희곡, 그루지야 시인들, 바이런 및 기타 유럽 시인들의 시를 번역한다. 세계대전 발발로 치스토폴에 피난했다가 모스크바로 돌아온 후 1943년에 시집 『새벽 열차를 타고』를 발행한다. 1945년에는 『닥터 지바고』의 집필을 시작한다. 1946년에는 1955년까지 이어지는 소비에트문학의 즈다노비즘 시기가 시작되어 같은 해 작가동맹 제1서기 파데예프로부터 비판을 받는다. 1948년부터는 창작의 발표 기회가 막혀 번역으로 생활을 연명하게 되고 그 이후 셰익스피어와 괴테의 작품을 번역·출판한다. 1954년에는 잡지 『즈나먀』에 「닥터 지바고에 실릴 시」 10편이 수록된다. 1955년에 『닥터 지바고』 집필을 완료한다. 『닥터 지바고』는 1956년에는 잡지 『노비미르』를 비롯해 국내에서 출판이 거부되고, 1957년에 밀라노에서 이탈리아어로 출판된다. 1958년에는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출판되고 같은 해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된다. 1959년에는 파스테르나크의 마지막 시집이자, 「유리 지바고의 시」와 시기적으로도 특성에서도 밀접하게 관련된 시집 『날이 맑아질 때』가 파리에서 출간되고, 이어 1960년에 그는 페레델키노에서 사망한다. 1988년에는 잡지 『노비미르』에 『닥터 지바고』가 게재되고 파스테르나크의 복권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