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벗어난 고요함이다. 웨더 스테이션은 지난해 기후 위기에 대한 묵상을 담은 로 각종 미디어의 호평을 받으며 커리어 전환점을 맞이했다. 신보는 평범한 포크에 대중성을 섞어 결실을 맺은 직전의 성취 공식과 정반대의 결과물이다. 신시사이저를 입힌 세련된 포크가 전작의 동맥이었다면 속편은 팝의 요소를 제거한다. 흔들림 없이 잔잔하고 처연하기까지 하다.

원인은 시점에 있다. 음반은 2020년 3월 팬데믹이 세계를 덮치기 시작한 바로 그 무렵 전작과 동일한 시기에 탄생했다. 더블 앨범처럼 기획된 두 작품은 서로 암울한 기조를 공유하면서 표현 방식에 차이를 둔다. 가 기악의 화려함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번엔 그 이면에 숨겨져 있던 무채색 감정으로 화제를 돌린다. 획기적인 구성을 감독한 수장 타마라 린드먼의 진두지휘 아래 밴드는 사랑과 실존적 슬픔에 관한 발라드 모음집을 편찬했다.

기후 변화의 경각심을 고취한 'Endless time'처럼 무거운 주제 의식을 언급할 때도, 듀엣으로 솔직하게 사랑을 속삭인 'Talk about'도 마찬가지다. 첫머리 'Marsh'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뼈대가 같다. 비슷한 골조를 이루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 트랙들의 핵심은 피아노와 재즈다.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반주를 초석으로 색소폰과 클라리넷 등 소수의 악기를 적소에 배치해 여백을 강조했고 나머지 공간을 경건한 낭독으로 채운 타마라 린드먼의 보컬이 깊이를 더했다.

다만 노래 간 경계가 불분명하다. 5명의 추가 세션을 동반해 라이브로 녹음된 앨범이 즉흥 연주의 생동감을 포획했음에도 멜로디가 유사해 무료함을 낳는다. 'Ignorance'는 비교적 선명한 곡조가 눈에 띄지만 'Songs'와 'Loving you'의 경우 감초 역할을 책임진 섬세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일정 문법의 되풀이와 느슨한 곡 짜임새 앞에 존재감을 잃는다.

웨더 스테이션은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낯선 환경 앞에서 사색에 잠긴다. 밴드는 상실과 허무가 만연한 현실 속 내면 깊은 곳으로 내려가 적막의 사운드스케이프를 탐구했다. 앨범은 회고적 관점에서 스스로의 불안을 드러내고 자연을 향한 우려에 시선을 돌려 스토리텔링을 탁월하게 이행한다. 최소한의 얼개로 형성한 반복 구조가 흥미를 절감할지라도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음악이 귀를 기울이게 한다.

Weather Station - How Is It That I Should Look At The Stars (CD)

Weather Station

Fat Possum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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