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이 변했다. K팝 아이돌의 징크스라는 마의 7년을 넘기고, 자축해야 할 10주년 기념 음반은 1년 연기됐다. 발매 약 2달 후에는 손나은이 탈퇴해 인원 구성에도 변동이 생겼다. 활동 전후로 위험은 도사리고 있었지만 음악은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취한다. 3연속으로 대표곡을 맡았던 블랙아이드필승이 '덤더럼', '%%(응응)'에 이어 다시 간판을 맡았으며 외국 작가진이 늘었고 트렌디한 힙합 뮤지션(비오, 박재범)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활동 초 'Nonono', 'Luv'처럼 옅은 뉴 잭 스윙 리듬 위 맑고 청순한 심상을 주무기로 삼았던 이들은 반복 지적되던 1세대 여자 아이돌과의 비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자 음악의 다양한 모습을 입혀왔다. 타이틀곡 'Dilemma' 역시 금관악기 음색의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한 댄스 팝이다. 노래 자체는 축하와 어울리지 않지만 조금은 무겁고 농도 짙은 분위기는 성공적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한다.
유닛(보미, 나은, 하영) 곡 'Red carpet'의 끌어당기는 후렴, 'Holy moly'의 오묘한 다중성부, 'Trip'의 매끄러운 보컬 라인 등 매력은 곳곳에 숨어 있지만, 중반부에 강한 리듬이 몰려 있는 탓에 전체적인 흐름은 뒤로 갈수록 힘을 잃는다. 이런 앨범의 리듬은 핵심인 팬송 '작은 별'과 '고마워'에서 나온다. 에이핑크의 밝은 이미지가 담긴 전반부와 10주년 팬을 위해 목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한 후반부로 나뉜 개연성을 발휘한다.
위기는 있어도 흔들림은 없다. 풍성한 음악 속에 강한 진심까지 담았으니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11주년에 걸맞게 11곡으로 구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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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