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국민 영수증>에서 소비가 아닌 저축의 재미를 설파하며 2030 세대의 지지를 받아온 머니 트레이너 김경필의 새 책. '홧김에', '열 받아서' 혹은 '멋있으니까', '싸니까' 플렉스를 해왔다면 당장 멈추고 딱 1년간만 계획적으로 소비해보자.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의 시대, 단시간에 고수익을 좇는 인스턴트 재테크가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더해 안전하게 자산을 키워가는 재테크 기본기를 다져야 할 때다. 『김경필의 오늘은 짠테크 내일은 플렉스』에서는 소비 습관을 고쳐 '텅장'을 '통장'으로 바꾸는 4단계 필승 전략을 제시한다.
물가가 너무 뛰었습니다. 월급은 뛰는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고요. 그래서인지 무지출 챌린지를 하시는 분도 많이 봤습니다. 이렇게 극도로 아끼는 것만이 인플레이션 시대를 넘는 방법일까요?
무조건 아끼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문제는 잘못된 소비 습관에 있습니다.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과한 소비, 예산을 벗어난 무계획성 지출, 당장 필요 없는데도 사고 보는 행동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지, 안 먹고 안 입고 안 즐기는 극단적인 소비 단식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단식보다는 다이어트로 충분해요.
방송에서 머니 트레이너로 독한 말씀을 많이 하신다는 이미지가 있는데요, 영수증 내역을 보고 혼쭐낸다기보다는 정확한 분석과 방안을 말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소비 습관을 가진 분들이 정신이 번쩍 들 만한 말씀을 해주신다면요?
쓸모가 없으면 중고 거래를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값비싼 물건을 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중고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물건을 사놓고 안 쓰시는 분들도 있고요. 팔기 위해 사는 셈입니다. '소확행'을 외치며 철철이 여행을 가는 분들도 있죠. 주말이 즐거운 건 평일이 있기 때문이고, 여행이 즐거운 건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여행을 즐기다간 돌아올 집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50% 세일이라고 쇼핑하시는 분들에게는, 안 사면 100% 세일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1만 원짜리 물건을 5천 원에 샀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5천 원짜리 물건을 1만 원에 팔아왔던 거라고 생각을 바꿔보세요. 필요한 곳에 지출할 때 소비가 그 가치를 발휘하는 거예요.
그럼 필요한 건 뭘까요? 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아니라 없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산상 계획되어 있는 것입니다.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이번 달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기다려야 해요. 마지막으로 당장 대체재가 없는 것입니다. 이 3가지만 염두에 두면 소비 다이어트가 어렵지 않습니다.
『김경필의 오늘은 짠테크 내일은 플렉스』에서, 잘못된 재테크 상식도 짚어주셨습니다. 공식이 많이 나오던데요.
자산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책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요점은,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죠. 디자인이 멋지고 원단도 좋은 유명 브랜드이면서 가격은 저렴한 옷을 살 수 있을까요? 자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리스크가 높으면 보상이 크고 리스크가 낮으면 보상이 적습니다. '단기간 고수익'이라는 말에 그래서 현혹되면 안 됩니다. 늘 위험과 수익의 관계를 생각하면 판단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재테크를 한다고 하면서 기본적인 상식도 없이 덤비지는 말자, 최소한 이것만은 알고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 이런 생각에서 필수 지식을 설명해 놓았습니다.
소비 단식이건 소비 다이어트건 왜 해야 하냐는 질문도 자주 받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위해 지금을 희생해야 할까요?
인스턴트 행복을 누릴 것이냐, 길고 안정적인 행복을 누릴 것이냐,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운동, 공부, 저축을 하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미래의 안정성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거죠.
내 집 마련을 위한 '6개의 스톤'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고소득, 부모 찬스, 맞벌이, 열정, 행운, 저축률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앞의 3가지를 가지기는 쉽지 않죠. 하지만, 뒤의 3가지를 가지느냐 마느냐는 의지의 문제입니다. 어떤 장애물이 나타나도 모두 태워버리겠다는 강한 열정이 있어야 저축을 꾸준하게 할 수 있겠죠. 그래야만 기회를 행운으로 만들 수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안 보이는 기회를 잡으려면 최소한 열정만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2030 세대가 수도권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요?
현실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저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집을 살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흥청망청 돈을 쓰는 게 답일 순 없어요. 많은 분들이 "저 좀 혼내주세요"라면서 자신의 영수증을 저에게 보내십니다. 그분들은 왜 혼나기를 자청하는 걸까요? 자신의 소비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일단 소비 생활이 바로잡히면 종자돈을 모을 수 있습니다.
뭐라도 하려면 우리가 최소 1억 원은 가지고 있어야 해요. 제 책은 200만 원 월급으로 1억 원 모으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어요. "200만 원 월급으로 1억을 어떻게 모아요?" 하시는 분들에게, 월급이 200만 원이니까 1억 원을 모아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1억 원 가지고 요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요? 일단 1억 원을 모아보세요. 그런 다음 저에게 찾아오세요. 1억 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는 방법,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합니다.
100명이 시도해서 단 한 명만이 성공하는 투자 재테크가 현실적일까요, 아니면 100명이 시도해 100명 모두 성공하는 저축 재테크가 현실적일까요?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의 파고는 당분간 계속될 겁니다. 모두가 고난의 터널을 지나고 있어요. 이런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단시간에 고수익을 좇는 인스턴트 재테크가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더해 안전하게 자산을 키워가는 재테크 기본기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제 매운 소리가 달게 느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경필 머니 트레이너, 재테크 칼럼니스트. 월급쟁이 출신이지만 남다른 집중력으로 만 40세가 되기도 전 강남 입성에 성공할 만큼 대단한 저축력과 투자 수완을 보여주며 월급쟁이들의 롤모델이 되었다. 재테크의 시작은 아끼고 모으는 습관을 시스템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복불복의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만으로는 절대 월급쟁이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KBS <국민 영수증>에서 프로 지출러의 정곡을 찌르는 금융 멘토로 활동하면서 경제 교육 플랫폼 <사이다경제>에서 재테크 강의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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