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서로를 모르므로
이혜미 시인의 『흉터 쿠키』를 읽다가 '모르므로'라는 말을 발견했습니다. 말 자체로는 낯선 것이 아니었지만, 흰 종이에 까맣게 글씨로 인쇄된 것을 보는데 묘한 대칭이 재미있어서 아주 새롭게 와닿더라고요. 발견이었습니다. 이렇게 써서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전혀 다른 인상을 주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직접 해보면 다른 일, 말을 나눠보면 다른 사람이 있어요. 어쩌면 무언가가 누군가가 내게 특별해지는 순간은 그렇게 오는 거겠지요. 무색의 어떤 것이 내 눈앞에서 거짓말처럼 색을 입는 순간이요. 여러분의 발견도 가까이에 있을 수 있으니 잠깐 멈추고 둘러보셔도 좋겠습니다. 서로를 더 살펴도 좋겠어요. 그것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는 누구도 모르므로! _욱 PD
이 주의 문학 뉴스
# 가을엔단편을읽겠어요 : 지난 8월엔 여름의 단편들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가을에 읽기 좋은 단편집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요즘 날씨는 공원 벤치에 앉아 한 편씩 책을 읽고 산책을 하는 '독서 산책'도 무척 좋은 것 같아요! 손에 끼고 가을 풍경과 함께 읽고 싶은 단편집들을 추천 드려요. 제가 단편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하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짧은 시간 내에 접할 수 있다는 것. 둘, 한 이야기를 다 읽었다는 뿌듯함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셋,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이런 단편집의 매력을 선선한 가을 날씨에 읽는다면 더욱 문학 읽기의 즐거움이 커질 거라 믿어요! _영 PD
김병운 저 | 민음사
어딘가 숨겨둔 나를 보는 듯한 내 이야기 같은 이야기들, 그 속의 유머를 발견하는 재미
전예진 저 | 문학과지성사
발랄하고 깜찍한 상상력으로 현실을 위트 있게 보여주는, 슬픔에 침잠하지 않는 힘을 향해
갠 저 | 디노북스
늘 도망가거나 도망을 꿈꾸는 소설 속 인물들, 그 도망자들의 이야기 끝에 나도 낯선 곳으로 끌고 갈 이야기들
나인경, 서계수, 유영은, 이하진, 임현석 저 외 3명 | 안온북스
여덟 명의 신예 작가가 쓴 여덟 편의 소설들, 팬데믹 이후 우리의 불안과 공허감을 치유할 빛을 찾아서
[MD가 알립니다] 이 책, 만져보니 이렇더라
설레다 | 휴머니스트
『The Black Book 검은 감정』은 외면하고 덮어두고 싶었던 70가지 감정들을 들여다보는 '부정 감정 안내서'입니다. 슬픔, 불안, 우울, 외로움. 이 감정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 감정들을 '부정적'이라고만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심리학을 전공한 설레다 작가는, 글과 연필로 그린 그림으로 이 '검은 감정'들을 보여줍니다. 그림을 보기만 해도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이 감정을 인정하고, 나를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책을 곁에 두고 내가 생각하는 '검은 감정'이 들 때마다 그 감정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펼쳐 나를 다스릴 글과 그림을 한동안 보고 있다 보면 그 감정도 잘 다스려질 것 같아요. _영 PD
김민철 | 위즈덤하우스
『내 일로 건너가는 법』은 광고 회사 'TBWA'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는 김민철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18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해온 그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과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말 그대로 내 일로 내일로 건너가는 법이 되겠습니다. 표지는 겉면을 살짝 들어보면 더 특별해집니다. 겉면의 구멍을 통해 문장의 부분들을 잘라보게 되는데요 그것이 더 강하게 남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물론, 펼쳐서 보는 온전한 문장도 좋습니다! 일의 세계에서 나를 지키고 키우는 일, 함께 해보면 어떨까요. _욱 PD
이 주의 문학 첫 문장
『이토록 평범한 미래』 _ 모든 게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나는 1999년에 일어난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생각한다.
『마음 쓰는 밤』 _ 글쓰기는 나의 자리로 돌아가는 일이다.
『아이 없는 부부와 고양이』 _ 모토코와 쓰요시는 결혼한 지 삼십구 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집에 고양이가 없던 적이 거의 없었다.
『옷의 말들』 _ 2018년 겨울, 내 옷장을 열고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세어 보았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박형욱, 이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