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남긴 인류세의 흔적은 무엇인가요?
『인류세 쫌 아는 10대』는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새로운 개념 '인류세'의 정의와 의미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설명한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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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림 저자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준 과학 기술의 발달이 지구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있다. 화석 연료 사용과 핵의 등장, 플라스틱 등 인공물의 증가,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증가, 닭 소비의 증가 등 인류만의 행동 방식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 체계를 가져왔다. 그 결과, 지구 역사상 최초로 단일한 생물 종인 인류가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 시대마저 초래하게 되었다.

『인류세 쫌 아는 10대』는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새로운 개념 '인류세'의 정의와 의미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 인류세의 시작을 둘러싼 환경·문화적 논의와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담았다. 특히,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인류가 지구에 올바른 흔적을 남기기 위한 실천들을 전달하고자 한다.



'인류세'라는 개념이 아직 논의 중이기도 하고 대부분의 대중에게 낯선 느낌인데요.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쉽지만 명확하게 인류세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인류세란 인류가 지구 지질층에 남긴 흔적입니다. 즉,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와 같은 인류 문명의 파괴적 행동으로 인해 지구 환경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여 지구 지질층이 변화하였다는 것으로, 지질학적으로 '홀로세'를 끝내고 '인류세'로 명명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이것은 곧 인류의 행동이 불러 온 지구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인류세가 시작된 시기는 언제로 봐야 할까요? 또, 인류세로 구분할 만큼의 지질학적 특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18세기 후반에 시작된 산업 혁명부터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구는 오랜 빙하기 이후 1만 2천 년 전부터 온난한 기후를 유지해 왔는데, 산업 혁명으로 가속화된 급격한 과학 발전과 생활 변화는 지구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죠. 즉, 과학의 발달은 인류에게 생활의 풍요와 편리함을 가져 온 반면에, 지구 환경을 파괴한 것입니다.

『인류세 쫌 아는 10대』를 보다 보니, 인류세의 대표 화석 후보 중에 닭 뼈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닭 뼈가 우리를 대표하는 화석이 될 수 있다니 충격적입니다. 닭을 많이 먹는 게 지구 환경에 좋지 않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 없었어요. 그럼 이제부터라도 채식만 하고 사는 게 좋은 걸까요?

그렇다고 보진 않아요. 닭 뼈가 쌓이는 게 두려워 채식만 할 필요는 없겠죠. 다만, 지금처럼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고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 상업적 이윤만 추구하는 축산 문화나 요식업계의 관행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 생태계 먹이 사슬의 질서를 유지하고 다양한 종의 서식으로 지구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생물 다양성의 관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올바른 생육 조건에서 자란 건강한 닭을 적당히 유통하고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이에요. 특히, 닭을 너무 선호하는 청소년들의 식문화도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을 떠나서 성장과 건강 측면에서도 다양한 식습관이 좋다고 봅니다.

『인류세 쫌 아는 10대』 내용 중에서 생태 발자국 지수를 알아보는 설문을 해 보았는데, 부끄럽게도 3개의 지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지구 생태 용량이 한계를 넘어선 것 같은데 이미 늦어 버린 것은 아닐까요?

생태 발자국 지수는 우리 스스로 얼마나 지구에 피해를 주고 있는지 우리의 행동을 되돌아보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생태 발자국 지수로 얼마나 많은 지구가 있어야 할지 알았다면 지금처럼 생활하는 자신의 생활 습관을 바꿔야겠죠. 생태 발자국 지수가 얼마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도 지구 환경을 위해 나의 생태 발자국을 줄여 나가는 실천이 중요합니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처럼 지금 당장 지구 환경을 위한 생활 실천을 시작하길 바랍니다. 지구 스스로 버티지 못하게 되는 때에는 정말 늦어 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되면 쓸 수 없는 것처럼 지구 생태 용량이 고갈된다면 지구는 지탱할 수 없게 될 테니까요.


플라스틱, 암석, 조개껍질, 그물, 밧줄 등이 엉키고 뭉쳐서 탄생한 플라스틱 암석들

인류세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구에 좋은 흔적을 남기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느낌입니다.

이미 지구는 지질학적으로 홀로세를 마치고 인류세로 들어왔죠. 하지만 이제라도 우리가 남길 흔적이 닭 뼈나 핵 그리고 플라스틱처럼 부끄러운 것들로 남겨지지 않도록 오염된 지구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는 지구로 만들어 가기 위한 행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작은 지구 사랑의 마음이, 그리고 친환경적 생활 실천이 인류세로 남을 지구의 흔적을 어쩌면 바꿔 볼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인류세에 대해 현재 어느 정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나요? 인류세와 관련해서 작가님께서 진행하는 연구나 활동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인류세의 개념은 제가 지질학자나 인류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용어나 개념의 메커니즘을 연구하지는 않았고 신개념이기 때문에 저 역시 접한 것은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인류세는 제 전공인 환경 분야에 기본적인 개념을 두고 있고 그 연관성이 매우 밀접하므로, 관심을 가지고 환경적 관점에서 인류세에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건국대학교에서 인문, 사회, 경영, 법학, 공학 등 다양한 전공 분야의 교수님들과 함께 '건국대 인류세인문학단'의 일원으로 인류세 연구와 공동 집필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인류가 초래한 현재의 지구 환경 문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에 따른 각 전공 분야의 관점에서 인류세를 해석하고 그 해결점을 찾고자 다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분들에게 『인류세 쫌 아는 10대』를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또 책을 읽을 때 집중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챕터를 하나 추천하신다면요?

『인류세 쫌 아는 10대』는 10대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세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환경 문제 전반에 걸친 지식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쓴 책이란 점에서 어른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더 어린 세대에게는 부모님이 함께 설명하며 읽고 지구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입니다. 인류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신 개념입니다. 결국,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는 개념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 이슈를 선도하는 리더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가 책을 쓸 때 마음으로 정해 둔 나름의 철학이 있다면, 종이가 아까운 책은 쓰지 않겠다는 신념인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유익하면서 재미있고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답니다. 이 책의 초반에서 인류세의 개념을 알았다면, 3장을 통해 지구 생태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4장에서 인류세의 원인과 문제점을 자세히 알아보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지구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해 주길 바랍니다.



*허정림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다음 세대에게 남겨질 지구 환경을 고민하게 된 환경교육자이자 환경공학자이다. 이화여대에서 환경교육학 석사를 마치고 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환경 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환경 교육을 펼치고 있다. 환경 시민 단체에서 직접 발로 뛰며 시민과 함께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 왔다. 현재 건국대학교 사회환경공학부에서 환경을 주제로 한 VR시뮬레이터 콘텐츠 개발 연구 중이며 연세대학교 겸임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인류세 쫌 아는 10대
인류세 쫌 아는 10대
허정림 저 | 이혜원 그림
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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