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돈의 흐름을 읽는 가장 쉬운 방법
『나쁜 회사 재무제표』의 저자 이대훈 회계사를 만나 어렵게 느껴지는 재무제표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 꼭 기억할 유용한 포인트들을 물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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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훈 회계사

모든 주식 투자자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이대훈 회계사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를 구별하려면 재무제표가 최고로 정확하고 강력한 증거라고 말한다. 이 회계사는 국내 최고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래 16년간 기업 가치 평가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나쁜 회사 재무제표』의 저자 이대훈 회계사를 만나 어렵게 느껴지는 재무제표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 꼭 기억할 유용한 포인트들을 물었다.



기존의 재무제표 관련 도서와 다른 『나쁜 회사 재무제표』의 장점을 소개해 주세요. 책을 쓰게 된 계기와도 관련이 있다 들었는데요.

우선 저는 읽기 쉬운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재무제표 하면 지레 겁부터 먹고 아예 보려고 시도조차 못 하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또는 "어차피 주가는 재료나 수급에 따라 바뀌는데 재무제표 봐서 뭐하나?"하면서 비아냥 대는 분도 있습니다. 이처럼 어려워하거나 오해를 가진 분들께 재무제표 주요 항목들의 개념을 쉽게 풀고, 단순 재무제표를 보는 데서 나아가 '나쁜 회사 재무제표'는 어떻게 생겼는지와 체크 포인트들을 알려드리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때는 회계사임에도 재무제표 보기를 귀찮게 여겼습니다. 그러다 믿었던 종목에서 당시 제 연봉만큼 손실을 겪고 보니 기업의 재무 상태, 안정성을 확인할 재무제표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16년간 다양한 기업 고객들을 접하고 보니 투자상 중요한 판단을 내릴 순간, 요즘처럼 어려운 장에는 재무제표를 이해한 정도에 따라 크나큰 손실을 입을 수도, 회피할 수도 있음을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흔히들 매출이 높으면 믿음직하고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는데 회계사님은 매출만 보면 위험하다 말씀하십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물론 매출이 높을수록 좋죠. 그러나 매출의 질(Quality)이 중요합니다. 회사에 이익이 1도 남지 않는 매출도 있습니다. 즉,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경우도 매출로 잡힌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대개 투자자들은 단순히 매출액 규모가 크면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은 재무제표상 매출액을 최대한, 심지어 억지로 올립니다. 오히려 돈을 주고 제품을 가져가 달라 하는 경우, 혹은 판매 서류를 허위로 만들어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 매출액이 높다고, 증가했다고 해당 회사가 무조건 탄탄하다, 성장한다 보면 곤란합니다. 혹시 눈여겨보는 회사의 매출액 중 특수 관계자와의 거래 비중이 갑자기 늘어났거나, 아니면 갑자기 없던 상품 매출이 생겼나요? 매출은 매년 계속해서 상승해왔는데, 현금 흐름표를 보니 영업 현금 흐름은 계속 마이너스인가요? 그렇다면 이 회사의 매출액은 뭔가 수상한 행위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회사가 설마 있을까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실제로 너무나도 많습니다.

연구 개발 많이 하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제품을 만드는 중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상장 폐지될 뻔하는 사례를 보면서 혼란스럽습니다. 보통, 연구비 비중이 높으면 혁신을 하게 되고 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 연구 개발을 많이 하는 기업은 뭔가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허투루 돈을 낭비하는 회사는 아니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뭐든 때가 있습니다. 연구 개발을 하더라도 어느 시점에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죠. 앞으로 잘 될 거다, 더 클 거다 아무리 말한들 투입한 비용만큼 결실을 못 보고 손실이 난다면 문제입니다. 특히, 상장 회사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을 해야만 상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계속적인 손실은 자본을 깎아 먹기 때문에 자본 확보를 하지 못한다면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상폐를 면하고자 연구 개발비를 회계상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하는 편법을 쓰기도 합니다. 그만큼 비용이 줄어들고 겉보기엔 이익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게 되죠.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재무제표만 제대로 봐도 기업의 꼼수를 미리 알아채고 사전에 조심할 수있습니다. 막대한 손실을 회피할 방법이 있는데도 무시한다면 참으로 아쉬운 일 아닙니까.

지금 당장은 매출, 영업 이익 증가폭이나 주가 상승폭이 둔해도 앞으로 반등할 기업을 재무제표로 확인할 수 있을까요?

현금 흐름, 현금 보유량을 보세요. 매년 이익을 내고 현금 흐름이 양호한데,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기업이라면 앞으로 반등할 기회나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기업 중 특히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관련 분야에 꼭 필요한 제품 또는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주목할만 합니다. 또, 자체 현금 창출 능력이 좋으면, 재무상 어렵지만 성장 잠재력 있는 기업을 싼 값에 인수하고 더욱 발전하기도 합니다. 기술력 있고 현금 많은 제조업 업체들을 잘 체크하길 권해 드립니다.

『나쁜 회사 재무제표』를 재무제표 초심자뿐만 아니라 관련 지식, 실전 경험을 갖춘 숙련자분들 대상으로도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재무제표 잘 알고 경험 많은 분들도 오해하고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 혹시 어떤 게 있을까요?

제 책은 재무제표 이론서는 아닙니다. 제가 회계사로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버무려 재무제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지 담은 책입니다. 금융, 재무 분야에 종사하거나 회계 공부를 하는 분들이라면 전반적인 개념, 흐름을 정립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해하고 헷갈려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따로 정리하는 챕터를 만들어 놓았으니, 함께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많은 분이 재무제표의 일부분만 확인하는 것을 봤는데요. 재무제표는 재무 상태표와 손익 계산서, 현금 흐름표가 한 세트입니다. 어설프게 보면 오히려 안 보느니만 못 하다 말씀드립니다.

선 여러 인터뷰에서 EBITDA라는 지표를 강조하셨는데 어떤 지표인지, 이를 통해 무엇을 준비하고 기대할 수 있는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EBITDA는 영업 이익에 감가 상각비를 더해서 구하는 지표입니다.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이익을 아주 심플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현금 창출 능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정석은 현금 흐름표의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을 분석하는 것이지만, 재무제표에 익숙하지 않거나 직관적으로 빠르게 알고 싶다 할 때 보기 좋습니다.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회사의 경우 감가 상각비가 커서 현금 순유입이 발생해도 영업 손실로 표시되는데요. EBITDA가 타 경쟁사 대비 높다면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는 기업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위험한 기업들이 늘고 주식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요즘입니다. 안전하고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꼭 알아둘 재무제표상 기준, 포인트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회사가 만들어내는 돈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돈으로 원재료를 사고 인건비를 줘서 제품을 만들면 현금이 재고 자산으로 변하고요. 열심히 영업을 해서 재고 자산을 팔면 재고 자산이 줄며 매출 채권이 늘어나죠. 나중에 매출 대금을 현금으로 회수하면 매출 채권은 줄어들고 현금이 늘고요. 이게 정상적인 돈의 순환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돈의 흐름이 뭔가 부자연스럽고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지점이 아주 작게라도 있다면 이 회사는 투자하기 나쁜 회사 아닌가 의심을 가져봐야 합니다. 아울러 돈을 제대로 벌지 못 하는 기업은 아예 쳐다보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바이오 기업이나 신산업 기업들은 당장은 현금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예외로 둘 수 있지만요. 그 외 일반적으로는 매년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이 (-)이고 (-)된 현금을 재무 활동 현금으로 메우는 기업이라면 조심해야 합니다. 진짜 사업이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으면 웬만하면 유상 증자를 하지 않습니다. 사업 리스크가 크니 특별히 인심 쓰는 척 나눠서 가져가자는 의미라고 냉정히 봐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내가 투자한 기업이 망하거나 상장 폐지되지 않는 것입니다. 좋은 회사를 구별할 수 있다면 투자 성공 확률이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고, 제 책이 이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이대훈

부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2006년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2017년 선일회계법인에 입사해 현재 파트너 상무로 재직 중이다. M&A 및 투자 유치 자문과 기업실사(Due Diligence), 가치평가(Valuation)가 전문 영역이다.




나쁜 회사 재무제표
나쁜 회사 재무제표
이대훈 저
베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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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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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훈

회계사라고 하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딱딱한 이미지와 함께 숫자에만 집착하는 사람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숫자에 친숙한 직업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않지만, 회계사가 활약하는 분야는 상당히 많고 다양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계사가 얼마나 많은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지 현업에서 실제 경험을 통해 절실히 깨달았기에 회계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 한다. 회계사는 단순히 재무제표만 보는 자가 아니다. 재무제표는 기본적인 수단일 뿐 기업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생(生)과 사(死)를 결정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회계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회계사는 엄격한 감사를 수행하는 외부감사인(Auditor)이기도 하지만 M&A, 투자유치 등의 자문을 수행하는 딜러(Dealer)가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 구조조정과 신규 투자를 위한 의사결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부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2006년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2017년 선일회계법인에 입사해 현재 파트너 상무로 재직 중이다. M&A 및 투자유치 자문과 기업실사(Due Diligence), 가치평가(Valuation)가 전문영역이다. ‘알기 쉬운 회계, 인수합병, 가치평가, 재무제표 분석’이라는 주제로 회계와 재무제표를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에 관한 글을 블로그(blog.naver.com/zhowoon79)에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