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나이가 재정의되는 시대이다. 2015년 유엔이 인류의 체질과 평균 수명을 고려해 제안한 새로운 연령 기준에 따르면 18세부터 65세까지가 청년이다. 이와 같은 시대의 흐름에 누구보다 발맞춰 50대에 여행 작가라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세계여행을 떠난 이가 임택 작가다. 48개 나라에서 677일 동안 여행의 즐거움과 고난이 반복되며 작가의 시간은 거꾸로 흘러간다. 폐차 직전 마을버스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난 용기 있는 방랑자 임택. 스스로 한계를 재단하지 않고 언제나 가슴 뛰는 삶을 『마을버스로 세계여행』에서 만나보자.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여행 작가'라는 새로운 직업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여행작가는 제가 오랫동안 꿈꿔온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길로 들어서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죠. 제게 맞는 직업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무역업을 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현실적인 경제활동과 가족에 대한 책임 때문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인생 1모작이었죠. 인생 2모작은 이제까지 해야 해서 한 일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여행을 주제로 한 인생을 포기하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가족에 대한 책임이 좀 가벼워진 50살에 여행 작가를 선언한 것이죠. 제 인생 1모작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진정 원하던 일을 하고 있고, 무슨 일이든 늦은 나이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작가님께 '도전'이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제게 있어 도전은 '젊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제게 청년은 곧 도전하는 사람이죠. 제가 세계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어떤 기자가 물었습니다. "여행을 마친 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요?"라는 질문에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청년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도전한다면 누구나 청년입니다." 여전히 청년이라고 느끼는 저는 여행을 떠나기 전보다 더 저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앞으로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고 그 도전에 응할 마음의 준비가 언제나 되어있으니까요.
작가님께서는 세계여행 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도 여행하셨는데요. 외국어 능력이 많이 필요하진 않았나요?
세계여행에서 언어는 아주 중요한 문제죠. 그러나 저는 외국어를 잘하지 못합니다. 그 대신 여행에서 배운 지혜를 활용하여 여행할 수 있었죠. 어쩌면 여행은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저는 어눌하게 영어를 좀 하고 스페인어는 전혀 할 줄 모릅니다. 그런데 세계여행 중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남미에서의 추억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교환의 기술로 외국어의 어려움을 극복한 덕분이죠. 영어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여행 친구를 만나서, 국경에서 친구들 도움을 받아 서류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들은 제 차를 타고 다니며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요. 저는 차를 태워주고, 친구들은 언어가 필요한 일을 대신 해주는 교환이던 거죠. 교환은 내게 넘치는 것을 주고, 상대 역시 넘치는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넘치는 어떤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 넘치는 것들을 교환하며 언어의 장벽을 극복했습니다.
세계여행을 하면 여러 나라를 가게 될 텐데요. 나라마다 교통 체계가 달라서 곤란하거나 사고가 난 적은 없나요?
곤란하기보다는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른 데 놀란 적은 있습니다. 시베리아에 들어서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켰더니 '1,063km 직진 후 우회전'이라고 떠서 한참을 웃은 적 있죠. 차의 번호판이 한글로 되어서 생긴 에피소드도 있는데요. 나라마다 차 번호판 번호 체계가 다른 까닭에, 본의 아니게 현지 사정을 몰라 교통 법규를 위반했는데도, 벌금을 낼 수 없던 일도 있었습니다.
세계여행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준비물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모든 여행에는 '미소'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웃음은 상대가 가진 마음의 빗장을 여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여행 중에 낯선 곳에서 난처하고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는데요. 그분들이 전혀 모르는 이방인인 제게 마음을 열 수 있던 건 그분들을 향한 제 웃음의 의미를 읽었기 때문이죠. 제가 먼저 미소로 현지 분들에 대한 호의와 존중을 표현하자 상대방 마음의 문이 열린 것입니다. 미소는 많은 경우에 그렇지만, 특히나 낯선 여행지에서 무한 한도의 크레디트 카드와 같이 많은 걸 이겨내게 해 주고 경험하게 만들어 줍니다.
『마을버스로 세계여행』에는 북한을 통해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한 데 아쉬움이 묻어나는데요. 북한에 가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없나요?
그 마음은 여전합니다. 북한을 통과해서 귀국하고자, 여행을 마무리하던 때에 두만강 근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 달을 버텼죠. 결과적으로 아쉽게도 갈 수 없었습니다. 만약, 추후 북한에 가는 게 허용된다면 다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배로 두만강을 건넌 다음에 동해를 따라 내려오다가 평양으로 가고 싶습니다. 평양을 지나서 개성을 따라 내려오면 우리나라 파주로 통하니까요. 이어진 우리 땅을 여행하고 싶습니다.
『마을버스로 세계여행』을 읽을 독자, 특히 이 시대의 청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한계를 정하지 말고 꿈꾸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누군가에 의해 삶과 꿈이 제한될 수도 있지만,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스스로 자기 가능성을 믿고 한계를 규정하지 않고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되도록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노력하다 보면 어느덧 그 꿈에 다가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꿈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의 가슴은 뛰지 않죠. 용기 있게 도전하고 꿈꾼다면 언제나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임택 어릴 적 뒷산 너머 공항 활주로를 차고 오르는 비행기가 서녘 별 무리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늘 미지의 나라로 떠나고 싶었다. 그 바람을 쉰 살이 되어서야 실행했다. 마을버스 세계여행 덕분에 인생 2회차에 불이 붙었다.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와 좋은 기운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게 새로운 꿈이다. 시속 60km로 정해진 길을 따라 평생을 달려야만 했던 마을버스가 한계를 뚫고 속도를 낸 것처럼 인생 후반기에 다시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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