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녀의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에는 언제나 그녀의 그림이 있었다고 해도 무방할 오늘의 주인공! 바로 계절의 아름다움을 사랑으로 풀어내는 작가, 히조다. 그녀의 그림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 누군가는 그리운 사랑을 떠올리고, 다른 이는 지난 마음을, 혹자는 내일의 용기를 각각 떠올린다.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없는 깊은 위로를 주던 작가 히조가 이번에는 직접 쓴 산문시와 일러스트, 그리고 연작을 빼곡히 채운 첫 단행본으로 돌아왔다. 지금부터 『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독자분들께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에는 사랑과 행복, 아픔과 위로 등의 감정을 사계절의 단상으로 풀어내며, 80여 점의 일러스트와 자연에 빗대어 써내린 산문시 형식의 글을 수록했습니다. 제 첫 단행본을 통해 계절의 아름다움 속으로 푹 빠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도서 삽화 작업과 달리 작가님의 글과 그림이 온전히 담긴 단행본 『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를 출간하셨어요. 마음가짐이 달랐을 것 같아요.
삽화 작업은 화자인 작가님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과정이었다면, 제 책의 작업 과정은 오롯이 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화자가 저 자신이기에 표현하는데 있어 더 자유롭고 편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명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에 더 부담감이 느껴졌죠. 그림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저에게 수없이 되뇌며 스스로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었어요. 덕분에 단행본 작업은 무려 1년 3개월 정도 걸렸어요.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심지가 되는 단어 혹은 짧은 문장에서부터 긴 글과 문장으로 구체화해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하며 온 마음을 쏟았답니다.
어떻게 책 제목을 떠올리게 되셨나요?
출판사와 함께 고민했던 핵심은 '따뜻한 문장을 선물하자'였어요. 책의 제목은 도서를 집어 든 자신에게도 혹은 누군가에게 도서를 선물 받았을 때도 가장 처음 전달되는 문장이잖아요. 그렇기에 제목 자체가 선물의 문장으로 가닿길 바랐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도서의 주제 의식도 들어가야 했죠. 많은 글과 그림에 피어나는 꽃의 희망적인 단상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요. 당신의 모든 걸음이 소중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마음을 문장에 담아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의 행복이 당연했으면 좋겠다.'라는 문장이 나오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당연한 행복은 어떤 것일까요?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친 날, 작업실 근처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고된 이야기를 나누던 날이 있었어요. 이 문장 곁에 있는 그림처럼 들창 밖으로는 가랑비가 살살 내리고 있었고, 대교 밑으로 비를 피해 산책하는 다수의 사람이 내려다 보였어요.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의 나는 좋은 일이 생길수록 더 강한 행복을 찾느라 스스로 불만족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건 아닐까?' 몸은 고되지만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 지친 한 주의 끝에 누군가와 술을 기울일 수 있는 것, 매일 뜨고 지는 달을 보며 오늘 빛이 참 밝다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날들. 이런 희미하고 작지만 분명한 행복의 요소들이 내 일상에 있음을. 그리고 그 일상은 과거의 내가 참 바랐던 일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이 문장을 쓰게 되었어요.
마음이 힘들고 다정한 말이 필요한 독자들에게 문장과 그림을 선물하신다면 무엇일까요?
내 품속에서 마음껏 무너져 내려도 좋다고.
당신의 무너짐까지 내가 안아주겠다고. _ p.155 「마음놓고 불행해도 돼」 중
행복은 절대로 숨어있지 않아. 도처에 피어나 있는 것. _ p.195 「행복은」 중
작가님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사랑을 품게 합니다. 수많은 독자들이 작가님의 그림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림을 보고 상상할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곤 했어요. 명확한 표정을 그리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이긴 했지만, 어떠한 장면을 보고 상상하는 것은 각자 깊은 곳에 품고 있던 것을 꺼내어보는 행위와 같죠. 아마도 따뜻하고 좋은 것을 이미 품고 계신 분들이기에, 혹은 그런 마음을 소망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보았기에, 그렇게 느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의 그림이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그림을 보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가 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아직 책을 만나보지 않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스스로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좋아해요. 한가지 감정을 가지고 나에게 문답해보며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 감정인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마음을 단단하게 다잡아가는 과정이요. 그 과정에서 새어 나온 그림과 문장들이 당신의 마음에도 다정히 질문해주기를. 마침표처럼 답을 지어주진 않더라도 따뜻한 쉼표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히조 '히조(Heezo)'는 인도네시아어 'Hijau'에서 차용한 단어로 '초록빛'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로 자연과 감정에 관한 작업을 한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저에게는 비우고 채워가는 과정이다.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은 화지 위에 풀어내고, 해소되어 비워진 마음에는 새로운 영감을 채워가며 감정의 균형을 잡아가는 행위다. 그렇게 지어진 그림과 문장들이 당신의 일상에 머물며 지나친 마음은 비워주고, 부족한 마음은 조금이나마 채워주며 자연스레 곁을 함께 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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