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자존감을 갖고 싶은 10대에게』는 청소년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인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10대에게』 김원배 저자의 신간이다. 전작이 적성을 발견하고 진로 로드맵을 스스로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방법을 소개했다면, 이번 책은 청소년기에 자아 정체감, 자기 효능감을 형성하고 자존감을 길러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방법으로 소개한다. 청소년이 꿈을 발견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자존감이 필수다. 그는 진로 진학 상담 교사로서 학교 현장에서 본 학생들의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주체적으로 진로를 설계하고 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어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활동지를 통해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자신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며 나만의 강점을 찾고 꿈을 가지며, 좋은 친구를 사귀고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을 알려 준다.
청소년 진로·자기 계발 베스트셀러였던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10대에게』에 이어 '자존감'에 대한 신간을 출간하셨습니다. 후속작을 이 주제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시간을 돌이켜 보니 가장 힘들었던 게 '관계'였더라고요.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관계부터 직장 생활 속 동료들과의 관계까지, 참 어려웠죠. 특히, 저는 관계 맺는 것 자체에서부터 어려움을 경험하다 보니 학창 시절에 절친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친구는 없었던 것 같아요. 따돌림을 당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 스스로 타인과 관계 맺기가 어려워 피했던 거나 다름없었죠. 하지만 늘 제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던 무언가는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깊숙이 지니고 있던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과 존중, 그리고 미래에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열정 같은 마음이었어요. 이것을 우리는 '자존감'이라고 부르고요. 저를 꾸준하게 성장하게 만든 원동력이 그 자존감에서부터 시작되었더라고요. 지금의 제가 단단하게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교육 활동을 하며 만났던 많은 아이가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는 것을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할 줄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10대와 공감하며 용기와 꿈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자존감에 대한 책을 집필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자존감'이라는 개념에 접근하는 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타인이 도울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고, '스스로' 길러야 하는 부분이라서 말이죠. 작가님의 생각은 어떠세요?
'자존감'이라는 것을 높이기 위해 주변 사람들이 돕는 데 한계는 분명 있겠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자존감을 더 단단히 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될 테니까요. 저는 원래 제가 하는 일이 크게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학벌에 대한 열등감까지 있었고요. 그런데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대단한 일을 한다며 늘 응원해 주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스스로를 다시 세심하게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그런 경험을 발판으로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해 책을 여러 권 출간하고 강의도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존중하는 시간을 계속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노력과 실행으로 이어지더군요. 어느새 열등감은 사라지고 현재의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긍정적인 기회도 끊임없이 찾아온 것 같아요. 혹시라도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의 자존감이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 되신다면, 자녀의 성격과 수준에 맞게 용기를 북돋워 주고 칭찬도 많이 해 주시길 바랍니다.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많이 읽도록 도와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자신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는 좋은 자극과 기회가 되니까요.
책에서는 '진로 찾기'와 '자존감'이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여기에서 그 핵심만 알려주신다면요.
보통 자존감이 높은 경우엔 상황에 따라 미래의 목표가 바뀌게 되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시도해 보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경우라면 원해서든 아니든 간에 목표가 바뀌면 불안해하고 스스로가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 믿지 못하며 방황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 목표까지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죠. 보통의 사람은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고 느끼며 살아갈 거예요. 부족함은 숨겨야 할 단점이 아니라 보완하면 되는 부분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만의 가치와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사람이 스스로의 꿈을 찾고 만들어 갈 가능성이 더 높은 건 매우 당연한 흐름일 것입니다. 자존감이 미래의 꿈과 성취에 밀접하게 연결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과 '자존감을 키우는 것'. 이 두 부분은 경중을 따질 수 없이 10대에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무게를 두고 선행되어야 할 것을 꼽는다면 작가님의 의견은 무엇일까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처럼 이 질문에 대한 의견 또한 아주 다양할 것 같네요. 저는 '자존감을 키우는 것'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경우라면 '내가 정말 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것을 선택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용기를 내기까지 힘들어 할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단단한 자존감을 지닌 상태라면 잘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더라도 도전해 보고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요? 또한, 결과를 경험한 후 그것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도 '괜찮아, 원하는 것을 찾게 될 거야. 또 다른 것에 도전해 보자'라는 더 강해진 내면의 힘과 사고의 깊이를 얻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많은 어른들이 10대 시기엔 친구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 질문에 확실한 정답이 존재할 것 같진 않지만, 부모나 교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어떤 방향일까요?
학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자신의 청소년 시절 이야기를 해주며 소통하는 방법도 좋을 것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느끼는 공감을 통해 자신과 잘 맞는 좋은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습득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저는 두 아들을 키우면서 여러 분야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려 노력했습니다. 10대 시기에는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잘 모르거나 서투른 경우가 꽤 있습니다.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친구 관계에서 지켜야 할 것을 평소에 부담스럽지 않은 자리에서 편안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알려 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친구 사이는 동등한 관계라는 것을 반드시 인지할 수 있도록 알려 주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방식과 태도로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방향을 잘 안내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부모나 주변 어른의 입장에서 10대 청소년과 소통할 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방식 그리고 가장 조심해 주길 바라는 방식에 대한 작가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좋은 말을 많이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너무 길고 많은 말을 일방적으로 전하려는 욕심은 내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저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 백 마디의 말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진심 어린 부모나 교사 등 주변 어른의 조언이 중요할 때도 있죠. 때론 옳고 그름에 대한 확실한 표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며 그들의 생각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어른다운 태도와 방식입니다.
누구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훈계라는 명목으로 해버리는 상처 주는 말들은 10대의 어린 마음에 못을 박고 고통의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한 번 가슴에 박힌 못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원망하는 마음까지 자라게 만듭니다. 차별적, 부정적이며 무시하는 느낌을 주는 말과 표현은 아무리 좋은 의도, 즉 훈육을 위해서라 하더라도 절대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긍정적이고 공감하는 표현을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어른들의 말을 들으며 청소년은 그대로 배우고 성장합니다.
『단단한 자존감을 갖고 싶은 10대에게』에서 작가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만 말씀해주신다면요?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을 때, 돈 많은 백수 또는 가상 화폐 투자자, 인플루언서가 되어 많은 돈을 벌고 싶다고 답하는 아이를 만날 때가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어른들이 뿌려 놓은 씨앗 때문에 10대가 물질 만능 주의에 물들며 자신의 정체성을 잊어 가는 게 아닐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청소년은 청소년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어른은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고 실행하고 성취했을 때 느끼는 행복을 경험하는 것이 미래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10대에게 이 책이 주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청소년기에는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찾아 가며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스스로 깨닫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김원배 진로 진학 상담 교사. 현 가톨릭대학교 겸임 교수, 장충중학교 진로 진학 상담 교사, 커리어넷 사이버 상담 위원이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진로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고, 서울중학교 진로 진학 상담 교사 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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