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차 낚시꾼인 저자는, 이십 년 가까운 세월 동안 낚시를 하며 느낀 단상을 모아 집필했다. 이십여 년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된 사진 한 장에 매료되어 낚시를 하게 되었다. 강원도를 일 년에 한 번도 가지 않던 해가 많았는데, 매주 옆 동네처럼 드나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낚시와 함께하는 삶을 살아 왔다. 운동 신경도 어복도 없다고 스스로 느끼면서도, 여전히 낚시를 통해 느끼게 되는 모든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처음 낚시를 시작했을 즈음엔 바쁘게 생활할 때였고, 뭐 하나 놓을 수 있는 것이 없던 상태였는데 낚시를 하며 맞는 적요의 순간, 인생의 페달을 멈추는 순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토록 낚시가 좋아지는 순간』을 통해 바쁜 삶의 틈에서 잠시 멈추고 숨을 가다듬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토록 낚시가 좋아지는 순간』의 저자 전명원입니다. 오랫동안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고, 지금은 온전히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습니다.
'낚시꾼의 에세이'라니 새롭게 다가옵니다. 오래 전부터 글을 쓰셨기도 하기에, 갖고 계신 이야기가 많으실 텐데, 그중에서 낚시를 하는 시간을 기록으로 남겨 책으로 출간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낚시꾼들 중에는 조행기를 남겨서 다음 조행의 지표로 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해의 온도와 장소에 따른 낚시 기법이며 조과를 기록해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변변치 않은 조과가 일상인 낚시꾼이다 보니, 도움 되는 정보로 채워진 조행기를 남길 수준에는 못 미쳤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마다 하는 낚시의 모습이 다 다르니, 낚시하며 느꼈던 저만의 생각이나 추억을 남기고자 했습니다.
이십 년 가까이 혼자 낚시를 다니셨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 부분을 다들 신기해하시는데요. 사실 작정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출조를 하며 배우는 것이 많은데, 저는 주말에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았고, 조과가 좋은 봄가을 시즌엔 학생들의 시험 기간이기도 해서 더더욱 약속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평일에 홀로 출조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익숙해졌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몇 번 해보니 혼자서도 할 만 했습니다.
본문 중 '모든 것이 여전하다는 건, 좋은 일이다. (...) 그러면 되었다. 무용한 것은 결코 무용하지 않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늘 한결같기란 어려운 요즘 세상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조금 더 풀어서 생각을 나눠주신다면 어떨까요?
낚시하러 가면 물은 늘 흐르고 있었습니다. 물속에도 많은 일이 벌어지는 또 하나의 세계가 있는데, 우리가 바라보는 물은 늘 같은 모습이죠. 사람 사는 일도 들여다보면 다 제각각이지만 바라보는 사람에겐 그저 풍경일 뿐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남이 왜 내 속을 몰라줄까, 왜 나를 이해하지 못할까 하는 서운함이 덜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족들은 모두 혼자 계곡을 다니는 걸 보며 위험한 취미라며 걱정했지만, 저는 낚시를 하러 가서 흐르는 물을 보고 있으면 굉장히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모두가 별 도움 되지 않는 취미라고 말할지라도, 저에겐 낚시가 인생의 선배이자 선생님이었던 셈입니다.
몇 년 전부터 낚시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많이 보입니다. 누군가에겐 짜릿한, 또 다른 누군가에겐 지루한 취미일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작가님께서는 왜 낚시를 시작하시게 되신 건가요?
아빠가 낚시를 좋아하셨습니다. 어려서 대낚시하시는 데에 따라다닌 기억이 있고, 아마 그때부터 낚시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낚시꾼들이 앉아있는 풍경이 그렇게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그러다 물고기가 낚인 순간이면 대가 휘어지면서 물고기가 펄떡펄떡 물 위로 뛰어오르며 바늘털이하던 것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플라이 낚시를 하고, 이는 어렸을 때 아빠가 하시던 대낚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저도 흐르는 물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가만히 수면을 보고 있자면 어린 시절이 종종 떠오릅니다.
장소 혹은 인물·물고기 중심으로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된 본문이 짧은 호흡으로 쉽게 읽힐 수 있는 에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낚시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을 꼽으신다면 어떤 걸까요?
저희 가족은 시골에 사는 친적이 없었고, 여름 휴가 물놀이는 계곡이 아닌 수영장으로 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계곡에는 물만 흐르지, 그 안에 물고기가 산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었죠. 그러니 물고기에 대해서는 반찬으로 먹는 생선 아니면 문외한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이 갈겨니를 잡고는 산천어를 낚았다고 블로그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흥분했는데, 당시 블로그 이웃들이 그런 저를 안쓰러워했다는 이야기를 후에 전해 듣고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갈겨니와 산천어도 구분 못하던 낚시꾼 시절이었습니다.
앞으로 계획하신 일과 함께, 작가님의 책을 접할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오래 써온 에세이에 이어서, 특히 작년부터는 단편 소설 작업을 하고 있어서 올해는 가시적인 결과물로 내보일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도 역시 꾸준히 쓰는 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이 책은 낚시 이야기지만, 낚시만의 이야기가 아닌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 많은 독자분들에게 편안하고 공감이 가는 내용으로써 다가갔으면 합니다. 제가 물가에서 느낀 그 적요의 순간들을 이 책을 통해 잠깐이라도 함께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명원 17년 차 플라이 낚시꾼이다. 여행을 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이 책에는 이십 년 가까이 낚시를 하며 느낀 이런저런 단상을 담았다. 앞으로도 다정한 글을 오래도록 쓰고 나누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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