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석 자가 곧 회사의 능력이고 가능성이다. 모두 나를 보고 회사를 평가하고 나를 보고 일을 주지, 회사 이름을 보고 일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1인 회사에 있어 '퍼스널 브랜딩'은 생존에 가까운 문제다."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은 지난 5년간 어느 디자이너의 퍼스널 브랜딩 과정을 담은 생존기다. 우현수 저자는 '브랜드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역량을 믿고 창업에 임했으나,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5년이 지난 지금, '일일 생존습관'이라는 자신만의 업무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1인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1인 회사로 생존하기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살펴보자.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시각 디자인 분야는 광고, 편집, 영상, 웹, 서체 등 굉장히 많은 분야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브랜드 디자인과 관련된 경력을 많이 쌓았습니다. BI나 CI를 개발하고 이와 관련해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 일만 20년 가까이 해왔습니다.
창업하신 지 5년 정도가 되었으니. 회사 생활만 15년을 하셨는데, 혹시 독립하고서 후회됐던 적은 없나요?
처음 독립하고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월급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결정한 사안이고 내가 만들어가는 회사라는 생각이 후회보다는 희망과 기대를 품게 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지내다 보니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났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후배들에게도 퇴사와 독립을 권하고 싶을 것 같은데, 맞나요?
맞습니다. 조금 철학적인 얘기를 하자면 행복의 기준은 자기 결정권과 자기 주도권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 라고 생각합니다. 뭐든 내가 결정할 수 있고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은 압박감도 있지만 행복감을 더 크게 키웁니다. 즉, 회사에 속해 있으나 창업을 하고 있으나 압박감은 동일합니다. 다만 그걸 내가 주도한 것이냐,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냐의 차이입니다.
다만, 독립을 하실 때는 갑작스러운 독립보다는 은근한 퇴사, 조용한 독립을 했으면 합니다. 신중히 결정하고 촘촘히 준비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제 스타일이긴 한데, 그 방법을 후배들에게도 권하는 편입니다. 마음만 앞섰다가 무모하게 덤비면 깨질 게 뻔하니까요. 최소한의 준비, 미리 짐작해보는 미래 그림 정도는 있어야 독립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딩'과 '퍼스널 브랜딩'이 헷갈립니다. 퍼스널 브랜딩도 결국 나의 가치와 상품성을 높이는 작업이라고 보면 되는 거죠?
퍼스널 브랜딩과 상품 브랜딩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딩'이라는 게 당연히 브랜드의 가치와 상품성을 높이는 활동인 건 맞습니다. 특히, 상품 브랜딩의 경우 기획 단계에서부터 완벽하게 기획자의 의도대로 모든 걸 세팅하고 제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퍼스널 브랜딩은 조금 다릅니다. 타고난 성향이나 성격, 재능 등에 맞는 브랜딩 기획과 설계가 필요합니다. 결국, 퍼스널 브랜딩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고 그걸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면서 남들과 차별화 해나가는 것입니다.
책을 보게 되면, 독립해서 일이 들어오기까지 남들이 날 알도록 하는 게 가장 큰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무슨 거래처를 들고 나오거나, 평소에 탄탄한 인맥이 있지 않은 한, 결국 불특정한 누군가로부터 일을 받거나, 그들에게 내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작가님은 인스타그램과 메일링 등으로 그 활동을 잘해 온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인스타그램과 메일링을 하는 걸 권장하시나요?
'누구나'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SNS를 이용해 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일이 아닐까 합니다. SNS를 이용해야죠. 가장 적은 비용으로 나를 알리는 방법이니까요. SNS를 운영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글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를 인지할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가 뭘까 생각하고 그걸 쌓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창업 후 성공보다 잘 안 되는 케이스, 결국에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케이스가 잘 된 케이스보다 훨씬 많습니다. 실패하는 분들은 무엇을 놓쳤기 때문인가요?
저의 경우 1년 차는 준비 기간, 2년 차는 실행의 시간, 3년 차부터는 시스템이 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적어도 일 년 사이클이 세 번은 돌아야 일도 제 몸도 거기에 맞는 타이밍과 호흡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결국 3년을 버틸 수 있는 수익이 내느냐 그렇지 않느냐인데, 당연히 3년 동안은 수익화를 위한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3년 안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독립이 이어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저처럼 일인 회사를 운영하시는 분, 프리랜서,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면 합니다. 실제 '이 걸 하 면 월 천만 원을 번다' 이런 건 없습니다. 대신 책을 보고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등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책은 성공의 결과를 말하기 보다는 성장의 방식을 말해주는 책입니다. 성공의 길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우현수 브랜드 디자이너 우현수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처음부터 '브랜드 디자인'에 완전히 매료되어 첫 직장부터 마지막 직장까지 오로지 '브랜드'라는 키워드만 좇으며 일했다. LG CNS, SK, MBC, HOBAN, 한국콜마, 젠트로피, 한국야쿠르트, 샘표 등 일반 기업부터 한국도로공사, 한국은행, 헌법재판소, 한국관광공사 등의 공기업까지 10년 넘게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과 브랜드 디자인 작업을 해왔다. 현재는 주로 새롭게 출발하는 브랜드의 디자인 시스템 전반을 구축하는 일과 브랜드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뉴스레터 등의 다양한 미디어에서도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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