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까지만 해도 전국이 마침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는 꽃 소식으로 봄의 안착(安着)을 예고하더니 기대하던 『한국사 편지』의 저자와의 만남이 있던 지난 3월 26일(목)은 때 아닌 눈과 비 소식으로 전국이 한바탕 소란스러웠다.
강연회가 열리던 서울에는 다소 쌀쌀한 비가 내렸다지만 강원 산간 지역과 경기 동부에 속하는 지역 몇 곳에는 어처구니없는 함박눈이 펑펑 내려 부지런을 떨며 장롱 속에 넣어두었던 겨울옷을 다시 꺼내 입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는 후문이 들려오기도 했다. 나 역시 예기치 못한 때늦은 함박눈에 감탄할 새도 없이 두툼한 겨울옷으로 중무장을 하고 강연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꾸준한 책 읽기와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들을 손수 키워내고자 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끌며 손꼽히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아이들을 위한 글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아이들보다 한발 앞서 꼼꼼하게 책의 내용을 살펴보고 평가한 후 선택하는 엄마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하고서야 비로소 인기 저자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한국사’ 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엄마들 사이에 좋아하는 작가로,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역사서로 손꼽히고 있는 『한국사 편지』의 저자 박은봉 작가. 2000년 초 자신의 딸을 위해 한국사 책을 구입하기 위해 당시 초등 3학년이었던 딸과 함께 서점에 나가보았으나 마음 놓고 아이에게 권해줄 만한 책이 딱히 없어 빈손으로 집에 돌아왔다는 저자. 결국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자신의 아이를 위해 직접 쓰기 시작하여 2002년 7월에 처음 선보인 것이 바로 『한국사 편지』라는 것은 이미 엄마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로 『한국사 편지』가 신뢰를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미 그전에 역사서를 써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직접 아이를 위한 역사책을 써냄에 있어 두 가지 목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기와 아이에게 역사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두 가지를 위해 먼저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아이와 틈나는 대로 많은 대화를 하고, 또 쓴 원고를 아이에게 읽혀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빨간 줄을 긋게 하는 작업을 끝없이 반복하며, 아이의 동참과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보기를 유도하였다고 한다.
또 처음 『한국사 편지』를 쓰면서 몇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한 것으로 삼별초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여성 문제에 관한 것 등 당시로서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학회에서의 성과를 싣고, 생활사나 사회문화사와 같이 인간의 삶에 관한 제도 등을 담았으며, 가장 획기적인 것은 1945년 해방 이후의 현대사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점이었다.
그래서인지 초판 출간 후 아이들의 한국사 필독서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한국사 편지』가 지난 2월, 8년 만에 더욱 알찬 내용을 담고 어린이 역사 전문 출판사인 ‘책과함께어린이’에서 새롭게 출간되어, 더욱더 많은 엄마들과 아이들의 관심을 받으리라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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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국사 편지』가 출간된 후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당시 초등생이었던 저자의 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초판 발행 후 새로 발굴된 유물들의 사진 자료와 최근 유적지를 답사하여 직접 찍은 사진까지 추가하였다는 이번 개정판은 그래서인지 표지부터 왠지 한층 진화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특히 이번 개정판은 ‘초등학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이란 기존의 수식어에서 ‘12살부터 읽는’ 이란 보다 독자층을 구체화한 수식어도 눈에 띄었다.
현재 2권까지 출간된 개정판은 부분적 수정뿐만 아니라 오류를 손보고 새로운 연구 내용을 첨가하였다고 한다. 개정판에 실린 사진과 지도와 같은 자료는 전면 교체하였으며 사진은 본문 외 또 하나의 텍스트라는 생각에 본문과 똑같은 비중을 두고 사진 설명도 저자가 직접 작성하였다고 한다.
표지도, 본문의 참고 자료도 새롭게 단장한 『한국사 편지』의 개정판 출간과 함께한 이날 저자 강연회는 ‘아이들에게 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란 주제를 펼치기에 앞서 일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교육학을 연구한 것도 아니지만 역사를 공부하고 역사에 관한 글을 쓰고 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그동안 경험하면서 얻은 것을 바탕으로 한 ‘역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먼저 들려주었다.
『한국사 편지』 초판 완간 후 2003년 무렵부터 강연을 시작하였다는 저자는 그 시절만 해도 80% 이상이 초등 5~6학년 자녀를 둔 엄마들이 청중의 대부분이었으나 그로부터 6~7년이 지난 요즘에는 초등 3학년 이하의 부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였다. 아닌 게 아니라 저자와 함께 확인한(?) 이날 강연에도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엄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에 대해 저자는 과연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한 일인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라며 살짝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평소 자녀들에게 역사공부를 시키고, 역사책을 읽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저자의 질문에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서’ ‘예전에는 몰랐는데 역사가 재미있어서’ ‘정체성을 위해서’ ‘학교에서의 공부를 위해서’ 등등의 대답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저자는 엄마들의 그와 같은 대답에 다 정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한마디로 ‘역사 공부를 왜 하는가?’ ‘역사 공부를 왜 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은 딱히 없으며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이왕이면 부모가 목표를 높이 그리고 멀리 잡으라고 하였다.
이유인 즉, 역사는 사람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학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다시 말해, 역사 공부는 아이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확립하고 더 나아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공부라고 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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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근본적인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 정의를 내릴 수 있겠지만 ‘인간 또는 인간 집단이 오랜 시간 행해 온 행위와 일들에 대한 이야기 또는 결과’라고 할 수 있으며, 역사 속에는 여러 가지 인간 유형(잘난 인간, 못난 인간, 성공한 인간, 실패한 인간 등등)이 있다. 허구가 아닌 실제 역사 속의 그러한 인간 유형을 접하다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존재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 이것(세계관 또는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배우는 진짜 목적일 것이다. 그런 연유(緣由)로, 역사를 사람을 다루는 학문, 사람이 모인 집단을 다루는 학문, 즉 인문학(人文學)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역사 공부에 어떤 나름의 목표를 세우든, 이왕이면 높게 그리고 멀리 잡으라고 거듭 강조하는 것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면 판단력, 이해력, 상상력, 정리능력 등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있는데 특히 가치관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어 아이가 크게 자라게 하므로 ‘오늘 하는 역사 공부가, 오늘 읽는 한 권의 역사책이 우리 아이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아이의 역사 공부를 하게 한다면 여태까지와는 다른 접근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이어서 아이에게 역사책을 잘 읽히기 위해서 노력할 일로 부모가 먼저 알아야 할 일이 있는데, 바로 ‘부모가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역사의 특징을 짚어주었다.
역사의 학문적 특징은 무엇인가?
첫째, 역사는 시간의 학문이다
역사는 시간에 따른 변화를 다루는 것이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인간의 삶이 계속 변화하여 온 것이 역사이므로, 시간 개념, 변화 개념에 대한 이해가 없이 역사는 원천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교육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시간의 변화를 인지할 수 있는 나이가 따로 있다고 하는데, 인지구조의 발달상 최소한 초등 4학년 이상 고학년이 되어야 가능하며, 저학년 때는 그에 대한 인지가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유치원 아이들이나 저학년의 역사 공부에 대해 재고의 여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역사 인식의 전환기로 초등 4학년, 중학 2학년, 고등 2학년으로 보고 있는데 이때 갑자기 급성장한다.
보통 역사를 전 시대 또는 전 지역에 걸쳐 훑어보는 통사(通史) 개념에 대한 이해는 보통 6학년이 되어야 가능하며, 빨라도 5학년은 되어야 하므로 너무 이른 시기에 무리해봐야 효과가 없단다. 그러므로 어린 아이들에게는 인물이나 사건 중심의 역사 공부가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단다.
둘째, 역사는 공간의 학문이다
시간이 변화라면 공간은 차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차이는 차별이 아닌 ‘다름’을 의미하는 것이다. 역사는 공간이라는 차이를 이해하는 학문이다. 쉽게 말해, 한국, 중국, 일본 등과 같은 공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역사이다. 또 시간의 차이로는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함에 있어 항상 시간과 공간이 같이 가기 때문에 시공간의 변화와 다름을 인지할 수 있어야 역사를 잘 공부할 수 있다.
셋째, 역사는 인접영역에 대한 이해가 많을수록 공부를 잘할 수 있다
역사 공부는 수학이나 영어처럼 한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생활에 관련된 지혜나 지식 또는 통합적 사고가 풍부해질수록, 삶의 경험이 많을수록 잘 할 수 있다.
한 예로, 한 분야에 특별한 능력이 있는 수학 영재나 영어 영재가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역사 영재가 없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이다. 시간과 공간, 차이의 개념이 인지되어야 하며 인간이 살아가는 데 관련된 여러 가지 지식들을 포괄적으로 이해하여야 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역사 공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학문이다. 결코 지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역사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넷째, 역사는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학문이다
역사에서 영원한 정설(定說)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사료나 유물, 유적이 발굴되면 정설은 얼마든지 바뀌게 되며 또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익산 미륵사지 사리 봉안기가 발견되어 지금까지 알려졌던 미륵사 창건을 둘러싼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신라 선화공주의 부탁으로 무왕이 미륵사지를 세운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그와 달리 백제 사탁씨 적지관의 딸이자 무왕의 왕비가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새로운 사료에 의해 얼마든지 정설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다섯째, 동일한 사건이나 유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학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삼국 통일의 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김춘추는 1980년대에는 민족 문제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외세를 끌어들인 민족의 반역자로 평가가 바뀌었으며, 8세기 이후 근대적인 개념 하에서 생겨난 ‘민족’이라는 개념이 삼국시대에는 없었던 것을 고려하여 현재는 민족의 반역자라는 평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 최근에는 외교의 달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민족이나 국가라는 개념이 배제된 순수한 거래의 의미만을 고려한 것이다. 그렇다면 10년 후에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시대적 상황, 분위기, 배경에 따라 그 평가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역사다.
또 한 예로, 4.19와 5.16이 있는데, 저자가 배울 때만 해도 4.19는 의거, 5.16은 혁명이었으나 3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4.19혁명과 5.16군사정변으로 개념 정의가 바뀌었다. 이는 똑같은 사건을 두고 해석이 달라지면 의미 변화가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의 재해석 과정에는 과거를 바라보는 현재의 상황이 개입된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재해석된다면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역사적 진실은 없다. 다만 역사는 해석만 있을 뿐이며 해석이 축적되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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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역사 공부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우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없다.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역사 공부에도 왕도는 없다. 잘할 수 있는 비결은 없지만, 그러나 유념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흐름(맥락)을 파악하는 것이다.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는데 보다 오래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색깔이나 특징이 아니라 맥락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나의 이야기처럼 ‘맥락’을 파악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원인-과정-결과의 맥락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흐름을 파악하고 있으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주입식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다음으로,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물음을 던지면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 공부는 문제의식을 기르는 학문으로 질문할 줄 아는 인간을 길러내는 학문이다. 또 수동적이 아닌 현실을 자신에게 유용하게 바꿀 줄 아는, 대처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학문이다.
지식과 정보의 과잉(홍수)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주어진 지식과 정보의 조절이 필요하다. 즉, 생각하는 시간과 여유(여백)를 많이 주어야 한다. 사고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아이 스스로 느끼고 사고하려면 부모가 기다려야 하는데,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보다 더 기다리지 못한다.
역사 문제에 있어 한마디로 대답되는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언제나 역사의 정답은 다층, 다면, 복합적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정답을 재촉하지 말고 아이가 엉뚱한 답을 말하더라도 면박을 주거나 야단치지 말고 아이의 말이 정답일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른 기준에 정답이 아니더라도 미숙하지만 직관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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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에 왕도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실천방안
첫째, 책을 많이 읽혀라
아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부터 다양한 독서를 하도록 하여야 한다. 많이 읽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다. 요즘 학문의 추세를 살펴보면, 세분화(전문화)와 융합 혹은 복합이다. 이러한 것을 직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대학의 커리큘럼이다. 예전에는 한 분야에만 전문성을 갖추면 되었는데 요즘에는 새로운 사고를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책들을 많이 읽혀야 한다.
둘째, 대화와 토론하라
예전에는 무조건 많이 쓰게 하였는데, 요즘에는 쓰기에 치여 사는 아이들에게 굳이 쓰기를 권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나 또래와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여 결론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현사의 현장을 답사하라
오늘날 남아있는 사료는 완벽한 일체가 아닌 띄엄띄엄 부분적인 것이다. 이러한 부분적인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역사적 상상력이 풍부하게 배양될 수 있도록 역사의 장소에 가보기를 권장한다. 논리적 추론이 가능한 것이 바로 역사적 상상력이다.
어떤 역사책을 읽혀야 할까?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여야 한다. 평소 아이와 가깝게 지내면서 아이의 관심사를 비롯한 수준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저자의 역사적 사관을 고려하여야 한다. 어린이 역사책의 경우, 사관이 불분명하거나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저자가 일관된 사관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저자의 전문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사건의 연도와 인물에 대한 기본 정보 등에 관한 내용의 전문성과 함께 아이의 감성이나 사고의 전개 방식을 고려하여 눈높이에 맞게 정보를 줄 수 있는 서술의 전문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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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답변
Q. 최근 치러지고 있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대한 생각은?
A. 처음 1회 시행된 후 나중에 문제지를 보았는데, 당? 문제 자체? 대한 문제점과 더불어 단편적 지식을 묻는 질문으로 통합적 질문이 거의 없는 점이 아쉽고 급수 조정 등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문제를 본 적은 없지만, 근본적인 생각인 한국사의 지적 능력을 국가 단위로 시험을 봐서 급수를 매겨야 하는가 하는 것에 근본적인 회의를 느끼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문제의 질과 양을 철저하게 관리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초등 교과서와 저자의 책을 비교해 보면 관점의 차이가 있다. 교과서에는 자긍심 고취 등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저자의 책에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과연 어떻게 어디까지 가르쳐야 하나?
A. 현행 교과서의 사관은 ‘민족’사관으로 선사시대부터 민족을 언급하고 있다. 초등 사회부터 중고등 국사까지 ‘국정’으로 하나의 역사관을 국가가 정하고 배우라고 강조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앞으로 검인정으로 다양해진다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통과되고 다양한 사관, 예를 들면, 민족이 아닌 왕조 중심으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다. 국정이 사라진 향후에는 뉴라이트나 대안교과서 등을 선택하거나 또는 모두를 다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교과서의 내용만이 절대적, 표준이라고 생각한다.
Q. 역사책을 선택할 때 저자의 사관을 고려하라고 하지만 사실 어렵다. 저학년(3학년) 아이에게 권할 수 있는 역사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A. 저학년 아이에게 통사는 아무리 쉽게 써도 어렵다. 시간이나 공간 등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통사가 아닌 주제별로 다뤄지거나 인물 이야기와 같은 접근 방식으로 쓰인 역사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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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