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신간] “직장 상사보다 시어머니가 더 무서워요” 고달픈 현대 여성을 위한 조언 -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 신달자
인간세상에서 여성이 행복하기는 더 힘들다. 훌륭한 철학자였지만, 그녀의 사상보다는 샤르트르의 연인이라는 가십으로 유명했던 시몬 드 보부아르부터 『젠더 트러블』의 저자 주디스 버틀러까지 일군의 여성학자는 남자가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를 고발하고 비판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남자보다 불행하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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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인생 10강: 신달자 에세이
신달자 저 | 민음사
알 수 없는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자꾸만 뒤처지는 것 같고, 사회통념과 부딪쳐 깨지고,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여자들은 외롭고, 아프고, 슬프다. 이 책은 그런 여성들에게 열 번의 실패도 인생에선 작은 숫자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라고, 외로움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때, 나이 든다는 것은 단순히 늙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 나이와 함께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라고, 그렇게 행복은 여자가 창조하는 신화라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 말했다. 하지만 행복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서양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고통과 권태의 양 극단을 오가는 시계추와 같은 존재라 했고, 한 종교의 지도자였던 부처마저 모든 게 고통이라고 가르쳤다.

인간세상에서 여성이 행복하기는 더 힘들다. 훌륭한 철학자였지만, 그녀의 사상보다는 샤르트르의 연인이라는 가십으로 유명했던 시몬 드 보부아르부터
『젠더 트러블』의 저자 주디스 버틀러까지 일군의 여성학자는 남자가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를 고발하고 비판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남자보다 불행하다.


고달픈 여성에게 시인이 말걸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이 행복해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사회와 가정에서 바라는 역할기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자는 가사부담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기에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서 자신이 취해야 할 행동에 거리낌이 없다. 요즘은 남자도 가사일을 돕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가사활동 대부분을 책임진다. 남자는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서 느긋하게 쉬면 된다. 이와 달리 여성은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서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때론 직장상사보다 시어머니가 더 무섭기 때문이다.

한때 모든 영역에서 뛰어난 여성을 뜻하는 '알파걸'이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현실에서는 알파걸 같은 여성은 드물다. 여성은 고달프다.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고, 남편과는 대화도 없고 자식은 엄마의 말을 신용대출 광고 문자보다 더 쉽게 지워버린다.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은 한국의 대표 시인인 신달자 시인이 위와 같이 일상에 지치고 꿈을 접어버린 여성을 위해 쓴 책이다.


솔직하고 아름답게 꿈을 이야기하다

책은 10개의 강의로 채워졌다. 강의라고는 하지만 딱딱함과 난해함과는 거리가 먼, 생생하고 훈훈한 이야기로 이루어진 강의다. 신달자 시인이 언어로 빚?내는 어여쁜 문장은 이 책을 읽는 데 따라오는 사은품이다. 시인답게 강의의 제목부터 문학적이다. 2강의 주제인 '척박한 땅에서 핀 꽃이 더 향기가 짙다'는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다. '부족은 만족으로 가는 간이역', '인생 여행의 지독한 멀미, 외로움'과 같은 구절 역시 아름답다.

산문시와 같은 서정적인 문장으로 그녀가 전하려 한 메시지는 아마도 '꿈'일 것이다. 당신의 이름은 여성, 당신은 할 수 있다! 꿈을 가져라, 꿈을 위해 행동하라는 말은 이 책의 저자 외에도 많은 사람이 한다. 그럼에도 그녀의 글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이 책이 에세이집이기 때문이다. 3명의 딸을 힘들게 키웠고, 남편과 원활하게 지내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친구와 후배의 실제 사연을 책에 담았다.

시인이 말하는 꿈은 무엇일까? 적어도 돈과 권력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돈과 권력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돈보다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세상의 권력이 아니라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그녀가 내세우는 '꿈'의 의미를 잘 드러낸다.


남자가 봐선 안 된다는 법 있나요?

제목부터 여성 독자를 염두에 둔 책 같지만, 아니다. 비록 여성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지만 남자가 읽어도 유용할 내용이 책에는 가득하다. 더불어 사는 세상,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여성이라는 타자와 살아야 하는 존재가 남자다. 이런 면에서 남자가 이 책을 읽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책에는 2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과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을 알려 준다. 여성의 동반자로, 배우자로, 친구로 인정받기에 유용한 지혜다. 게다가 60년 넘게 살아 오신 시인의 풍부한 인생 경험이 녹아 있는 글은 여/남이라는 차이를 초월한다. 여성이든, 남자든 당신은 시인이 준비한 10개의 강의에 감동을 받을 것이다.

글 : 블로거 드미트리 (
http://blog.yes24.com/lugali)

#신달자 #여자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
8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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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2013.01.31

시어머니가 더무섭다니.. 고부관계는 참 힘든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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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봄

2013.01.29

오래전에 ..한 20년 전쯤에 그 시대의 아이콘 이기도 하신분..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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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

2013.01.25

시인이 말하는 꿈은 또 어떨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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