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아이의 노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 사람은 자신이 기억하기 훨씬 이전부터 제멋에 겨운(?) 그림을 그리곤 한다. 동그라미 하나, 의미 없는 선 하나가 겹쳐지며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도화지 속 세상에 아이들은 더 없이 즐거워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점점 우리의 일상은 그림과 멀어지고 어느새 미술은 전문가의 영역으로 바뀌어 인식 돼 버린다. 김충원 교수는 이런 현상을 ‘잘못된 미술교육’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25년이 넘게 미술 교육 서적 집필은 물론 드로잉 아티스트이자 전 방위 디자이너로 분야를 넘나드는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근래 들어 누구나 쉽게 그림 그리기를 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다. 이는 몇 해 전 여든을 앞 둔 노모가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말한 이후로 더욱 구체화됐다.
“어머니께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하시는데 초등학생 책을 보는 것은 아니다 싶었어요. 그림의 기초는 스케치니까 어머니께서 스케치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책이 필요하겠다 싶어 『스케치 쉽게 하기』 책을 내기 시작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마저도 어려운 거였어요. 평생을 그림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신 분들, 혹은 내가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셨던 보통 분들에게는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더 쉽고 재미있게, 드로잉을 배운다는 생각보다 즐긴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고민했죠.”
호기심으로 이어진 다양한 발자취
김충원 교수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KBS-TV의 방송 일러스트레이터로 출발해 이벤트 기획사와 광고 대행사의 제작국장을 역임하고, 출판사와 캐릭터 디자인 회사, 그리고 IT 콘텐츠 및 마케팅 회사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그 와중에도 한국형 미술 교육 프로그램 ‘김충원의 미술교실’을 제작하는가 하면 지난 30여 년간 『스케치 쉽게 하기』시리즈, 『채색의 시간』시리즈 등 수많은 미술 교육과 창의력 개발 서적, 그리고 각종 창작 동화와 대학 교재들을 발표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지치지 않은 창작 욕심과 열정은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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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첫발을 딛는 순간부터 중년의 지금까지 하나같이 남다른 이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이런 연이은 도전이 가능했던 힘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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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예술을 하는 사람,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덕목은 새로운 도전이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거든요. 매너리즘은 스스로를 망가트리는 법이죠. 대신 항상 내가 전에 했던 것들은 잊고 버리는 작업을 반복했어요. 모든 예술작업은 계속 자기가 했던 것을 버리고 잊는 작업이거든요. 그리고 다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거죠. 그때의 설렘과 가슴 뛰는 느낌이 좋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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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들을 써오셨고 그 중에 베스트셀러가 된 어린이 책들도 많습니다. 처음 책을 출간하시게 된 것은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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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낸 책은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라는 책이었어요. 당시 100만부가 넘었으니 굉장히 히트를 쳤죠(웃음). 당시 저는 KBS에서 방영했던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에 그림을 담당하고 있었거든요. 그때 진행을 맡았던 이계진 전 아나운서가 국문과 출신이었는데, 본인도 수필을 써서 책을 낼 생각이라며 저보고도 동물 이야기로 책을 내 보라고 권하더군요. 재미있겠다 싶어 시작했는데 기존과는 다르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보자는 생각으로 프로모션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죠. 그때가 스물아홉 살 때였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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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작업은 자녀들 덕분에 이어지게 됐다고도 하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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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해도 미술 교육에는 큰 뜻이 없었어요. 제가 광고 일을 하게 될 즈음이라 바쁘다 보니 아이와 함께 할 시간도 없고 해서 궁여지책으로 그림을 그려주곤 했었죠. 예를 들어 코끼리를 그리려면 먼저 코와 귀 눈을 순서대로 그리는 법을 알려주며 그냥 종이에 그려주곤 했는데, 그게 쌓여서 한 3년이 되니 그려보자 시리즈가 된 거예요(웃음). 역시 좋은 반응을 얻게 됐고요. 하지만 제가 책을 잘 만들었다기보다 그 이전까지 그런 종류의 책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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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교육에 있어서 바탕이 됐던 생각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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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기라는 것은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어느 선생님도 가르치지 않았어요. 그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죠.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봐도 미술시간이면 선생님이 화분 하나 앞에 놓고 그리라고 하는 게 전부였죠. 어떻게 그려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어요. 그리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창의력을 저해한다는 관념도 있었죠. 결국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만화를 그리는 아이들은 미술에 소질이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소질이 없는 것으로 구분되어진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건 잘못이라고 생각했어요. 소질 여부를 떠나 미술은 사람이 평생 즐길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즐거움을 모르고 살 수밖에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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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미술계에서는 교수님의 방식이 좀 돌출된 것으로 인식 되었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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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이 많았죠.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는 순서를 가르쳐줄 수 있냐는 식으로 공격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제가 1997년에 ‘김충원 미술교실’이란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도 부정적인 의견은 이어졌고요. 저는 분명하게 그런 의견에 반대했어요. 왜 미술이라는 것을 기술의 영역으로 보면 안되는지, 테크닉도 중요한 요소인데 왜 상상력만을 강요하는지가 의문이었죠. 상상을 한 들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면 안되잖아요. 피아노를 비롯해 모든 예술분야에 기초교육이 필요한데 유독 미술만 안된다고 하면 문제가 있었죠. 그래도 지금은 그런 생각에 대해 공격하는 사람이 없어졌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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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지금 미술의 활용도는 몰라보게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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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또 다른 가능성이나 새로운 영역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움도 있어요. 그 중 하나가 손 그림이 귀한 시대가 됐다는 거죠. 요즘 학생들은 심각하게 디지털 의존적으로 변했거든요. 동그라미를 그려오는 과제를 내 주면 70%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그려 출력해 와요.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죠. 그런 트렌드랄까, 흐름이 너무나 빨리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손으로 표현하는 감성, 정서가 참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디지털화 돼 버린 것에 아쉬움이 커요.
시인, 교사 부모의 남다른 창의 교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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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감각은 어린 시절 형성이 된다고 하던데, 정작 교수님의 어린 시절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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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기 좋아 하는 아이였죠(웃음). 그렇지만 다른 친구에 비해 또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단지 조금 좋았던 환경을 꼽자면 집에 칠판이 있었다는 거죠. 교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그림을 그리는 공간으로서 칠판은 제가 흥미를 갖게 하는 좋은 환경적 요소가 된 거죠. 또 하나는 저희 어머니가 시인이신데, 책을 많이 읽게 하셨던 게 기억이 나요. 생각해보면 제 그림을 그리는 감성은 손으로 했다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더 많이 키워졌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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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부모님의 교육 방식이 그 시대 보통 부모들과는 달랐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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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도 어머니께 정말 감사해요. 한마디로 ‘내버려두기’가 어머니 교육의 핵심이었죠. 그리고 비교하지 않기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공부를 굉장히 안했거든요. 관심이 없었죠(웃음). 대신 만드는 것을 좋아해 고등학교도 공고로 진학할까도 했어요. 하지만 그것만큼은 어머니가 반대하시더군요. 그러다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나갈 무렵이었어요. 많이 늦은 편이었죠(웃음). 처음에는 회화과를 들어갈까 하다가 재수를 하면서 디자인이라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결국 제 호기심을 만족 시킬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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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부모님으로부터 전수 된 덕목은 교수님의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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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이어졌어요. 제 생각에 그건 일종의 문화적 유산이라 봅니다. 제가 부모님의 가르침을 고맙게 생각했기 때문에 제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물려줬죠. 큰 딸은 고등학교 때부터 광고를 하고 싶어 했어요. 제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광고 디자인 쪽으로 관심을 갖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쪽으로만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광고라는 숲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큰 시각으로 이해하길 바라며 공부를 권유했죠. 그러니까 차차 광고라는 것이 기획과 연출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더군요. 지금은 국내 손꼽히는 광고 기획사에서 AE로 일하고 있어요.
둘째 아들 역시도 처음에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지만, 전 또 다시 그림이 굉장히 재미있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했죠. 단지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하나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요. 결국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상을 공부하고 있어요.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반드시 그림을 좋아한다고 해서 화가가 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지 어렸을 때 그림을 많이 그리면 정서적으로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거죠. 그림을 그리는 삶이라는 것은 나중에 한 사람이 창의적인 일을 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으로 평생 동안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
교수님도 자녀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지만, 자녀들도 교수님께 영감을 준 대상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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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영감을 줬죠. 제가 만들어 온 책은 그래서 제 가족의 영향이 많아요. 얼마 전에는 『어린이 오리기 놀이책』을 유아물로 처음 만들었는데, 한 달 째 서점가 판매 1위에 올라 있어 깜짝 놀랐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25년 전에 제 책을 봤던 아이들이 이젠 엄마가 돼 있는 거예요. 어렸을 때 기억을 가지고 제 책을 선택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웃음). 그러면서 제 조카 손주들이 이제 세 네 살이 됐는데 그 아이들을 보며 문득 제가 이젠 할아버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옛날에는 아이들이 보기 좋은 책을 만들어야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곧 자녀들이 결혼하고 태어날 손주를 위해 예비 할아버지로서 준비를 해야겠더군요(웃음).
그림 그리는 사람의 삶이 풍요롭다
미술의 영역은 교육에서 도시 디자인, 환경 디자인을 물론 심리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반인들 사이에 미술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전문적인 영역’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입시위주의 교육의 탓도 크다. 이에 김충원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술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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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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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미술이 접목되고 있다는 것, 환경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봐요.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이들이 점점 그림을 안그리고 있다는 거죠. 이젠 초등학교부터 대입을 준비하는 것이 보통이니까 미술 교육의 비중 자체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턱도 없이 낮아졌어요. 사실 가장 큰 차이는 여기서 느껴요. 성적과 관련 없다고 부모에게 외면 받는 것이 미술의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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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몬스터랩 대표로 활동하시면서 구상하는 프로젝트가 있다고 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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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SNS를 만드는 거예요. 일종의 그림으로 소통하는 어린이 전용 카카오톡인 거죠. 역시 제 호기심에서 시작 됐어요(웃음). 요즘 아이들의 삶은 스마트 폰에 집중된 경우가 많잖아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 것은 맞는데, 사실 굉장히 오염 돼 있는 것도 현실이죠. 욕설이 난무하고, 왕따까지 발생하고, 오히려 아이들을 가두는 것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다면 이걸 열린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제 할 일이 아닐까 싶었어요. 몬스터라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통해 글 대신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는 어린이의 SNS, 조만간 어플이 출시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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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미술을 접하고자하는 사람들, 또 아이 미술 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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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든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요. 글씨만 쓸 수 있으면 그림을 그릴 수 있죠. 그런데 선입관과 편견 때문에 못 그리고 있어요. 우리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머릿속에 박혀버린 ‘잘 그린 그림’과 ‘못 그린 그림’이 관념화 된 것이죠.
또 하나는 사물과 비슷하게 그린 것은 잘 그린 것이고 비슷하지 않으면 못 그린 그림이라는 고정관념이에요. 설령 그림을 그렸다고 해도 평가에 대한 두려움 등이 뭉쳐지면서 어렵게 만드는 거죠. 저는 미술교육의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첫 번째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봐요. 이 『이지 드로잉 노트』에 글이 많아진 것도 생각을 바꾸길 바라는 마음에서 쓰다 보니 많아졌죠. 자신이 재미있게 그리면 좋은 그림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건 상관없어요. 정말 특별한 사람이 재능과 혜택이 있어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에요.
DRIVING & DRAWING
몇 년 전, 존경하는 나의 어머니는 여든을 앞둔 연세에도 불구하고 열아홉 차례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를 취득하는데 성공하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나는 한 번도 내가 운전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단다. 운전하는 데 무슨 특별한 유전자나 대단한 소질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 않겠니?”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게 되었다는 만족감과, 그것을 위한 기술적이고 법적인 증명을 확보하신 성취감으로 나의 어머니는 대단히 기뻐하셨다. ……(중략) 운전을 배우는 이유는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서일 뿐, 운전을 배우면서 미하엘 슈마허 같은 F1 드라이버를 꿈꾸지는 않는다. 드로잉도 마찬가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피카소를 꿈꿀 필요는 없다. | ||
김충원 교수는 개인이 가진 콤플렉스도 그림을 통해 극복이 된다고 자신했다. 그림을 그리면서 자아에 대한 자존감이 회복되는 경우도 종종 목격했다고. 시인 어머니의 희망 사항을 들어주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그리기 책은 이제 또 다른 변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연필을 쥐게 할 듯하다. 인생을 조금 더 즐겁게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희망사항이기도 하니까.
- 이지 드로잉 노트 김충원 저 | 진선아트북
드로잉을 놀이처럼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어른을 위해, 드로잉의 기본인 선 긋기부터 형태, 명암, 구도 등 실기 이론까지 요점만 콕콕 집어 한 권에 모두 담은 실용적인 워크북이다. 준비물은 오직 연필 한 자루! 책에 바로 연습할 수 있도록 빈 공간이 있어, 이 책 한 권이면 집에서는 물론이고 공원이나 카페에서도 얼마든지 드로잉을 즐길 수 있다. 『스케치 쉽게 하기』의 저자 김충원 교수가 안내하는 길을 믿고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가 보면 그 끝에 우리가 꿈꾸는 멋진 드로잉 라이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황정호
최선을 다해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언제나 꿈꾸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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